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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꿈에서 깨어난 순간, 서유는 너무 황당했다. 어떻게 이런 꿈을 꾸었을까?

그녀는 손을 뻗어 빨갛게 달아오른 자신의 얼굴과 따뜻한 붉은 입술을 만졌다.

분명 어제 실수로 그의 얼굴에 뽀뽀해서 이런 창피한 꿈을 꿨을 것이다.

지난 5년 동안 이미 그와의 스킨십에 익숙해졌으니 아직 몸이 적응이 안 됐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다.

그녀가 이렇게 자신을 위로하고 있을 때, 갑자기 김시후의 전화가 걸려 왔다.

“김 대표님, 뭐 시키실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김시후는 그녀의 공적인 말투를 듣고 좀 불편했지만 이내 생각을 접고 대답했다.

“서유 씨, 오늘 김 비서가 없으니 저와 함께 프로젝트 입찰에 가주셔야겠어요.”

‘김시후의 그림자 같은 존재인 김 비서가 없다고?’

서유는 조금 의심이 들었지만 결국 받아들였다.

입찰이 끝나면 그는 곧바로 부산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 생각에 살짝 기뻐진 그녀는 한마디 보탰다.

“그럼 기다리세요!”

‘이렇게 기뻐한다고?’

김시후는 그녀의 감정 변화에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급하지 않아요. 입찰은 열 시에 시작하니 아직 일러요.”

서유가 시간을 보니 이제 아침 7시였다.

‘설마 그 꿈 때문에 이렇게 빨리 일어난 것일까?’

그 꿈을 생각하자 서유는 얼굴이 다시 붉어졌고, 얼른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어젯밤에 기절하다시피 잠이든 후로 줄곧 카톡을 확인하지 않았으니, 정가혜가 자신을 찾았을까 봐 급히 카톡을 확인했다.

정가혜는 그녀에게 풍경 사진 몇 장과 짧은 동영상을 보냈다.

서유는 일일이 확인하고는 답장했다.

답장을 마친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업무 채팅방에 밀려 아래로 내려간 프로필 사진을 보았다. 공백으로 된 그의 프로필 사진은 마치 베일에 싸인 김씨의 신분처럼 추측하기 어려웠다.

그녀는 그와의 채팅 기록을 열었지만, 여전히 그녀가 답장한 그 메시지에 머물러 있었다.

그날 이후로 김씨는 그녀에게 그 어떤 메시지도 전화도 하지 않았다.

서유는 좀 이상했다. 분명 그날에는 미친 듯이 수백 통의 전화를 걸어오더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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