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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화

하지만 온희수는 당연히 서유의 생각을 알 길이 없었고 그저 그녀를 자기 얼굴을 깎아내린 장본인으로만 생각할 뿐이었다.

연회가 끝나자 온희수는 온기태와 온재빈에게 불만을 쏟아냈다.

“아빠, 오빠, 날 위해 정의 구현을 해줘야 해요!”

온기태는 온희수의 칭얼대며 우는 소리에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자기의 화도 다스리지 못하고 이승하에게 밉보이고는 뭘 잘했다고 울어!”

온희수는 순간 울음을 뚝 그치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온기태를 바라보았다.

“아빠, 지금 절 때린 거예요?”

“넌 맞아야 정신을 차리지. 이승하에게 밉보이고 김시후가 데리고 온 여자에게 감히 함부로 손찌검해? 한 사람은 서울에서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사람이고 한 사람은 부산에서 비바람을 불러올 수 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넌 그런 두 사람에게 다 밉보인 거고!”

온기태는 화가나 얼굴이 푸르뎅뎅해서 온몸을 떨었다. 만약 온재빈이 말리지 않았다면 이유를 불문하고 또 한 번 온희수에게 지독한 교훈을 줬을 것이다.

온희수는 항상 자신을 금이야 옥이야 떠받들며 지켜주던 아버지가 외부인 때문에 저에게 손찌검했다는 사실에 화가나 얼굴을 감싸쥐고 밖으로 달려 나갔다.

온재빈은 자기 여동생이 토라져서 나가자, 애를 태우며 뒤를 쫓아갔다.

온씨 가문의 맞선 연회가 난장판이 되었다는 사실은 모든 사람의 귀에 들어갔다.

서유는 김시후의 손에 이끌려 저택을 나갔다.

김태진이 차를 가지러 가고 김시후는 서유의 손을 잡고 문 앞에서 기다렸다.

서유는 고개를 숙여 그의 손을 보며 자연스럽게 빼냈다.

부드러운 작은 손이 손바닥에서 빠져나가는 순간 김시후의 눈에는 실망이 스쳐 지나갔다.

서유는 방금 그가 자신을 도와준 일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김 대표님, 아까는 고마웠어요.”

그녀의 낯설고 예의 바른 목소리에 김시후의 실망은 더욱 깊어졌다. 그는 서유의 부어오른 얼굴을 보며 자책했다.

“제가 미안하죠. 저만 아니었다면 서유 씨가 다칠 일은 없었을 거잖아요.”

서유는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말했다.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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