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90화

다시는 찾아올 줄 몰랐다. 이렇게 우연히 맞은편에 그가 서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그저 현재 자신의 남자 친구가 심형진이라는 사실을 머릿속에서 몇 번이나 되새겼다.

잠시 후, 그녀를 놓아준 심형진이 그녀에게 우산을 씌어주며 그녀를 차에 태운 뒤 익숙하게 그녀의 별장으로 향했다.

차에서 내려 작별 인사를 한 뒤 안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그가 그녀를 불렀다.

“가혜야.”

그가 쑥스러워하며 한 걸음 다가왔다.

“왜 그래요?”

그를 올려다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평소에는 집까지 데려다주고 바로 돌아섰던 사람이 오늘은 왜 그녀를 부른 건지?

심형진은 고개를 숙인 채 그녀의 붉은 입술을 빤히 쳐다보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키스를 하고싶은 데 망설이고 있는 눈치였다.

결혼까지 해본 그녀였으니 욕망이 가득 한 그의 눈빛을 보고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러나...

진도가 너무 빠른 것 같았다. 솔직히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어른들이니 사실 그리 빠른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왠지 모르게 자꾸만 빠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망설이게 된다. 마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심형진과 키스를 하거나 잠자리를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그는 용기를 내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키스해도 돼?”

직설적으로 물어보긴 했지만 그의 얼굴은 원래의 얼굴색을 잃어버릴 정도로 빨개졌다.

귀 끝까지 빨갛게 달아오른 그를 쳐다보니 엄청 긴장하고 있는 듯했다.

어린 소년처럼 수줍어하는 모습이 그녀의 앞에서 훤히 드러났다.

인생 경험이 많지 않은 고등학생처럼 깨끗하고 순수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불현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선배, 선배는 내가 좋은 거예요? 아니면 단순히 내가 결혼에 적합한 상대라서 그런 거예요?”

맞선 자리에서 만난 상대이니 대부분은 결혼에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좀 더 만나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모습을 보면 결혼만을 위해 이러는 건 같지 않았다.

아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