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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1화

심형진은 정가혜가 자신을 멍하니 쳐다보자 무례를 범했다는 걸 알아채고 재빨리 사과했다.

“미안해. 많이 놀랐지...”

심형진은 정가혜를 향한 시선을 거두어들이고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

“늦었어. 일찍 쉬어.”

그러고는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려는데 정가혜가 그의 팔을 잡았다.

“선배, 굿나잇 키스하고 가요.”

심형진은 몸이 굳어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정가혜를 돌아보았다. 정가혜는 그의 팔을 잡고 발끝을 들어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부드러운 입술이 서로 닿은 순간 심형진의 두 눈에 기쁨이 돌았다. 그녀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올 줄은 꿈에도 예상치 못한 듯했다.

정가혜는 입술이 닿자마자 바로 뗐다.

“잘 자요.”

귀까지 빨개진 심형진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너도 잘 자.”

그녀는 손을 들고 흔들었다.

“가서 운전해요.”

매번 갈 때마다 심형진은 정가혜가 집으로 들어간 다음에 떠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도 기쁜 나머지 그녀의 말대로 고분고분 차에 탔다.

차에 시동을 건 후에도 아쉬운 듯 유리창을 내려 정가혜를 쳐다보다가 잘 가라고 하자 그제야 떠났다.

정가혜는 멀어져가는 차를 보면서 입술을 어루만졌다. 첫 번째 단계 손잡기와 두 번째 단계 키스까지 자연스럽게 했다. 만약 세 번째 단계까지 간다면 그녀는 경계심을 내려놓고 심형진과 함께할 것이다.

어쩌면 재혼은 그녀에게 따뜻함을 안겨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자신을 오랜 시간 짝사랑한 사람에게 시집간다면 사랑을 많이 받을 테니까.

예전에 보육원의 한 어르신은 그녀에게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여자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그래야만 남편이 소중히 아껴줄 거라고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얘기가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직접 겪고 나니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면 많이 편하다는 걸 느꼈다.

정가혜는 서유와 달라서 이승하처럼 목숨도 기꺼이 바칠 수 있을 정도로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없었고 서유처럼 뜨거운 사랑을 할 일도 없었다. 평범하기 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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