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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5화

송사월이 두 사람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한 후 김민정이 약과 물을 가져와 건넸다.

심형진은 그 약병을 보자마자 송사월이 왜 죽음의 경계에 서 있는지 알게 되었다.

‘우울증 환자였구나.’

상태를 보면 이미 중증 환자였고 그저 계속 스스로 참고 있었다.

송사월도 심형진이 아는 걸 꺼리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김민정이 건네는 약과 물을 받아 제때 먹었다.

‘가혜 누나가 약만 잘 먹으면 천천히 나을 수 있다고 했어. 언젠가는 낫겠지...’

“사월아, 약 다 먹었으니까 누나랑 별장 밖에 산책 가자.”

다행히 정가혜가 옆에 있어 줘서 송사월의 기분도 조금은 나아졌다. 짧디짧은 주말이지만 허전한 마음을 달랠 수가 있었다.

“심 선생님도 같이 가요.”

심형진은 아무 말 없이 그저 고개만 끄덕이고는 묵묵히 따라나섰다.

정가혜는 그에게 자신의 과거를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녀와 송사월은 보육원에서 함께 자랐고 어릴 적부터 송사월을 남동생이라 생각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친남매보다도 더 가까웠다.

송사월의 가족이 그를 찾아 화진 그룹의 대표가 되긴 했지만 어릴 적 함께 자란 정은 여전했다. 이삼십 년이 지나도 절대 끊을 수 없는 그런 정이었다. 심형진은 두 사람 사이의 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정가혜가 동생에게 심형진을 소개하는 것 자체가 가족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였다. 기뻐해도 모자랄 판인데 불만이 있을 리가 있겠는가.

부산의 밤은 조금 무더웠다. 심형진은 길가의 자동판매기에서 물 몇 병을 사서 송사월과 김태진에게 건넸다. 정가혜가 마실 물은 손으로 움켜쥐고 미지근해진 다음에 뚜껑을 열어 건넸다.

“조금만 마셔봐. 찬지 어떤지.”

“찬 거 마시고 싶은데...”

“넌 몸이 약해서 찬 거 자주 마시면 안 돼.”

심형진의 따뜻한 말에 송사월은 저도 모르게 자꾸 힐끔거렸다. 두 눈에 담긴 웃음은 마치 이 ‘매형’을 인정하는 것만 같았다.

송사월은 휠체어에 손을 올려놓고 미지근한 물을 마시기 싫어하는 정가혜를 쳐다보았다.

“누나, 심 선생님은 누나가 걱정돼서 그러는 거니까 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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