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01화

“미쳤어?”

“그러게 말이야. 한밤중에 뭐 하는 짓이야?”

호텔에 묵은 투숙객들이 화를 내면서 욕설을 퍼부었다.

이연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손가락을 튕기자 한 무리의 경호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경호원들은 현금이 담긴 돈 봉투를 나눠주었다. 조금 전까지 욕설을 퍼붓던 투숙객들은 얌전히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문을 걷어찬 방 중에 단 두 개의 방만 문이 꽉 닫혀있었다. 한창 휴대 전화를 말리던 정가혜는 헤어드라이기 소리가 하도 커서 듣질 못했다.

심형진도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끼고 수술 과정을 열심히 지켜보느라 아무 소리도 듣질 못했다.

이연석은 앞으로 다가가 방문을 힘껏 걷어찼다. 아무런 인기척도 없자 굳게 닫힌 다른 방 앞으로 다가갔다.

이번에는 구두를 신은 채 있는 힘껏 걷어찼다. 어찌나 세게 걷어찼는지 문에 걸린 번호 패마저 뚝 떨어졌다.

정가혜는 소리를 듣고 헤어드라이기를 껐다. 누군가 문을 걷어차는 것 같아 휴대 전화를 내려놓고 문 쪽으로 다가갔다.

“정가혜, 문 열어!”

문을 열려던 정가혜는 분노와 짜증이 섞인 이연석의 목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

“지금 심형진이랑 같이 있는 거 알아. 당장 문 열어!”

걷어차여 흔들리는 문을 보며 정가혜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연석 씨, 당신 미쳤어요?”

문밖에서 더 걷어차려고 발을 든 이연석은 정가혜의 목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

만약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더라면 다시 올라가서 단이수를 한 대 치려 했다. 이게 다 단이수가 헛소리를 해서 벌어진 일이니까.

그런데 지금 정가혜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이연석은 온몸이 다 떨렸다.

이런 기분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었던지라 이마에 식은땀마저 송골송골 맺혔다. 이젠 화가 나다 못해 무감각해졌고 숨을 쉬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안 그러면 심장이 멈췄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이연석은 그 문을 열 용기가 없었다. 혹시라도 더러운 장면을 목격할까 봐 너무도 두려웠다.

‘근데 이 문을 열지 않으면 두 연놈이 밤새 즐길 거잖아. 그 꼴을 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