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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정가혜는 이연석의 손을 따라 잠옷을 내려다보았다.

이연석과 만날 때 이연석은 그녀의 낡은 옷들을 모두 버렸고 매주 비싼 옷들을 가득 보냈다.

그녀의 옷장에는 온통 이연석이 사준 옷과 가방, 그리고 액세서리였다. 명품 브랜드에 신상이 나오면 이연석은 바로 사서 보냈다.

그가 사준 게 정말 셀 수 없이 많았다. 어릴 적부터 근검절약하며 살아온 정가혜는 버리기 아까워 계속 입고 있었다.

그런데 이연석이 콕 집어 말하자 그제야 잘못됐음을 깨달았다.

‘전 남자 친구가 준 물건은 다 돌려줬어야 했는데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그 점을 깨달은 정가혜의 안색이 갑자기 바뀌었다.

“돌아가면 나한테 선물했던 것들 다 돌려줄게요.”

그러고는 이연석을 더 쳐다보기도 싫은 듯 급히 문을 닫으려 했다.

이연석은 한 발로 문틀을 막고 문을 밀며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그 모습에 정가혜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정가혜의 경계심 가득한 행동이 이연석의 화를 돋우고 말았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꽉 잡고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

힘이 센 이연석은 한 손으로 정가혜의 두 손을 잡은 후 뒤로 가져갔다. 그 바람에 정가혜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가 고개를 숙이자 높은 콧대가 정가혜의 매력적인 빨간 입술에 여러 번이나 스쳤다.

정가혜는 손을 움직일 수가 없어 이연석을 발로 걷어차려 했다. 벗어나려고 발버둥 치다가 입술이 그의 볼에 닿기도 했다.

가볍게 몇 번 스쳤을 뿐인데도 이연석은 온몸에 전기가 흐른 것처럼 찌릿했다. 하지만 아직 화가 난 상태라 그쪽으로 아예 생각도 하지 않았다.

이연석은 싸늘한 얼굴로 계속 반항하는 정가혜를 노려보다가 길고 탄탄한 허벅지로 미친 듯이 발버둥 치는 그녀를 가두었다.

“이연석 씨,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

비록 이연석과 아무것도 하진 않았지만 심형진이 지금 이 모습을 본다면 대체 뭐라 설명해야 할까?

이연석은 다른 한 손으로 정가혜의 볼을 잡고는 예쁘고 매력적인 얼굴을 눈앞으로 가까이 가져다 댔다.

“내 질문에 아직 대답 안 했어요.”

이연석은 정가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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