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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3화

“선생님, 환자 갑자기 복강 내 출혈이...”

꽉 닫힌 욕실 문을 열기 전에 다른 한쪽 이어폰에서 집도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심형진은 하는 수 없이 다시 자리로 돌아와 이어폰을 끼고 수술을 가르쳤다.

이연석은 정가혜와 키스하다가 산소 부족으로 숨이 가빠져서야 키스를 멈췄다. 정가혜도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너무도 화가 나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따귀를 후려갈기고 싶었지만 손과 발이 잡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하여 그저 이를 꽉 깨물고 씩씩거리며 욕만 퍼부었다.

“이연석 씨, 나 남자 친구 있는 거 몰라요? 지금 나더러 남자 친구 어떻게 보라고 이러는 건데요?”

이연석은 남자 친구라는 소리에 겨우 가라앉았던 화가 또다시 끓어올랐다.

“내가 헤어지라고 했잖아요. 헤어지기 싫다면 양다리 걸칠 준비나 해요, 그럼.”

두 눈에 핏발이 선 이연석이 이 말을 내뱉었을 때 정가혜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당신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에요.”

“맞아요!”

이연석이 고개를 숙이고 이를 깨물었다.

“난 이상하고 문제 많아요. 어릴 적부터 정상이 아니었어요.”

거의 포효하듯이 소리쳤다. 목소리가 방 전체에 울려 퍼지자 정가혜는 화들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조용히 해요.”

“왜요? 들을까 봐 무서워요?”

이연석은 다시 그녀의 볼을 잡고 꾹 눌렀다.

“우리가 이러는 거 볼까 봐?”

그러고는 또 일부러 정가혜의 귓가에 바람을 불었다.

“생중계로 그 사람한테 보여주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난.”

“미친!”

정가혜는 이를 악물고 그를 욕했다.

“미친 짓 다 했으면 이거 놓고 나가요!”

그런데 이연석이 그녀의 귀를 깨물었다.

“가혜 씨, 내가 미치는 건 다 당신 때문이고 당신이 날 이렇게 만들었어요.”

그는 예전에는 둘째 형이 왜 서유가 다른 남자와 자는 걸 그렇게 싫어했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까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픈지 제대로 느꼈다.

이연석은 개의치 않아 할까? 아니, 죽어도 받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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