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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6화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경호원은 마지못해 라이터를 꺼내 담배에 불을 붙인 뒤 그의 입에 가져다 댔다.

“도련님, 처음 한 모금 빨 때 폐로 들이마시지 마세요. 사레에 걸릴 수 있습니다.”

콜록콜록.

경호원이 담배를 피우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전에 한 모금 빨아 마시던 그는 사레에 걸려 연속 기침을 했다.

“도련님, 괜찮으십니까?”

깜짝 놀란 경호원은 얼른 굳은살이 박인 손을 들어 그의 등을 두드렸다.

힘이 너무 세서 그를 아프게 할까 봐 조심스럽게 간지럽히듯 그의 등을 쓰다듬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가까스로 숨을 돌린 그가 다시 담배를 집어 입에 넣었다.

정가혜도 피우는 담배를 난 왜 안 되는데?

담배를 물기도 전에 큰 손이 다가와 그의 입에서 담배를 낚아챘다.

“네가 뭔 담배를 피운다고 난리야?”

고개를 들어보니 흰색 정장 차림으로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단이수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내놔.”

대답하기 귀찮았던 단이수는 담배를 집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휴지통에 던졌다.

“너 또 이러면 누나한테 전화할 거야.”

이승하가 없으니 제멋대로인 이연석을 제지할 수 있는 사람은 이승연뿐이었다.

차가운 누나의 얼굴이 떠오른 그는 더 이상 담배를 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았지만 얼굴의 분노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씩씩거리는 친구를 보며 단이수는 손을 뻗어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겪어본 사람으로서 솔직하게 말하는데. 좋아한다면 소중히 여겨. 그 여자한테 상처 주지 말고.”

“그 여자랑 싸우고 억지 부리면 결국은 내 꼴이 될 거야. 나중에는 울면서 무릎 꿇고 빌어도 눈 하나 깜짝 안 하더라.”

별처럼 반짝이던 그의 눈 밑에 걷잡을 수 없는 우울함이 가득했다.

과거의 자신을 원망이라도 한 듯 두 눈에 슬픔이 차올랐다.

뼈에 사무친 기억을 접어두고 그가 다시 이연석의 어깨를 힘껏 두드렸다.

“내 말 들어. 잃고 난 다음에 후회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붙잡아.”

“난 너랑 달라.”

한참을 타일렀지만 결국 그한테서 돌아온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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