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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택이는 철호를 이승하의 곁에 두었다. 그러나 여전히 경호가 부족한 것 같아서 소수빈에게 전화를 걸어 바로 라스베이거스로 오라고 했다.

한편, 소수빈은 허윤서와 식사 중이었다. 택이의 전화를 받고 그는 포크를 내려놓고는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만 남기고 밖으로 나갔다.

요 며칠 소수빈은 자신이 게이가 아니라는 것을 해명하기 위해 회식하는 곳까지 찾아와서 일부러 만날 기회를 만들었다.

정신없이 서툰 변명을 늘어놓더니 오늘은 특별히 저녁을 사주겠다고 했다.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니 그가 어떤 뜻에서 이러는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은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로 했다.

전화를 받고 들어온 소수빈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저기... 윤서 씨... 정말 미안해요. 급한 일이 생겨서 지금 바로 라스베이거스로 떠나야 할 것 같아요.”

JS 그룹 대표 이승하의 비서인 소수빈은 늘 바쁜 사람이었다. 그녀는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서 일 봐요. 나중에 시간 되면 다시 같이 밥 먹어요.”

자신을 탓하기는커녕 다음에 또 만나는 그녀의 말에 소수빈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보면 볼수록 상냥하고 아름다운 여자 같았다. 주서희 말처럼 이젠 가정을 이룰 때가 된 듯하다.

그 생각을 하던 그가 자신의 개인 연락처를 허윤서한테 남겨줬다. 무슨 일이 있으면 이 번호로 연락하라고 하면서.

“정말 미안해요. 먼저 가볼게요.”

신신당부를 한 뒤, 의자에 걸쳐놓은 양복 재킷을 집어 들고 발길을 돌렸다.

그가 자리를 뜬 후, 메모지에 적힌 번호를 보고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처음 만났을 때와는 달리 오늘의 소수빈은 밥 먹는 데만 집중하지 않았다. 오늘은 그녀에게 스테이크도 잘라주고 말도 걸고 갈 때 인사도 하고 갔다.

태생이 목각처럼 딱딱한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런 남자는 믿을만한 것 같다.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쳐다보지도 않지만 마음에 들면 먼저 다가오는 사람인 것 같다.

이런 남자와의 결혼이라면 틀림없이 평생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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