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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5화

그가 이승하에게 말을 꺼내려고 할 때 이승하가 갑자기 정가혜를 불렀다.

“가혜 씨, 잠깐만요.”

정가혜는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인가요?”

그는 별장 밖을 향해 손짓했다.

“잠깐만 얘기 좀 하죠.”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옮겼고 밖에서 이승하와 몇 마디 주고받덨니 바로 자리를 떴다.

한편, 이연석은 이승하가 별장에 들어오기 전에 서유를 향해 물었다.

“형수님, 혹시 좋아하는 게 뭐예요?”

‘형수님’이라는 호칭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그녀는 멍한 표정을 지었고 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에게 되물었다.

“그건 왜요?”

그는 창문 밖에 있는 정가혜를 가리키며 서유에게 도움을 청했다.

“저 여자 소개팅 상대가 누구인지 알아봐 줘요. 그럼 형수님이 원하는 건 뭐든지 다들어줄게요.”

그녀는 식탁 앞에 서서 고개를 들어 이연석을 빤히 쳐다보았다.

“가혜한테 진심인 거예요?”

그 물음에 이연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뭐가 진심인데요?”

그가 정가혜에 대한 자신의 마음이 어떤 건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서유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연석 씨, 가혜에 대한 당신의 마음이 진심이라면 그럼 진지하게 마음을 표현해요. 하지만 가혜한테 미래를 줄 수 없다면 가혜가 소개팅하는 거 막지 말아요.”

소개팅이라는 말이 그의 귀에 엄청 거슬렸다.

“도와주기 싫으면 말아요.”

말을 마치고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을 서유는 한참 동안 쳐다보았다.

“도와주기 싫은 게 아니에요. 가혜는 늘 자신만의 가정을 꾸리고 싶어 했어요. 지난 결혼 생활에서 가혜는 모든 걸 다 받쳤지만 결국 상처만 받게 되었죠. 두 번 다시 가혜가 상처 받기를 원치 않아요. 연석 씨가 내 마음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원하는 것은 이연석의 진심일 뿐이었다. 그걸 확인하지 않은 이상 그녀는 이 일을 도와줄 수가 없었다.

제자리에 서서 고개조차 돌리지 않고 있던 이연석은 그녀의 뜻을 알아들은 듯 잘생긴 얼굴에 서서히 그늘이 졌다.

정가혜에게 미래를 주라고 하는 건 결혼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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