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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정가혜는 그녀와 눈이 마주치고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서로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 순간 상대방이 어떤 기분인지 충분히 알 수가 있었다.

고아인 두 사람이 지금껏 가장 원했던 것이라고 하면 그건 바로 귀속감, 자신만의 진정한 가족을 얻는 일일 것이다.

수많은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사랑하는 사람과 연을 맺게 되었으니 서유는 이제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아가야만 한다.

정가혜는 마음속으로 서유에게 축복을 보내며 휴대폰으로 그 행복한 순간을 남겨두었다.

이씨 가문 사람들은 축하의 말을 전하고 난 뒤 갑자기 두 사람을 에워싸더니 짓궂은 요구를 해댔다.

“뽀뽀해, 뽀뽀해!”

이에 서유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 반면 이승하는 고개를 들어 그런 가문 사람들을 무서운 눈으로 응시했다.

오늘도 여전히 차갑다 못해 사람을 얼려버릴 것 같은 그 눈빛에 이씨 가문 사람들은 서둘러 입을 닫았다. 그리고 그 시선이 이연석에게서 멈추고서야 안심했다.

이연석은 지은 죄가 있는지 이승하와 눈이 마주치고서는 침을 한번 꼴깍 삼키더니 서둘러 자리를 뜨려고 했다. 하지만 이제 막 한걸음 내딛는 순간 뒤에서 이승하의 싸늘한 음성이 들려왔다.

“이연석, 너는 내일부터 이연준 대신 아프리카로 가.”

“형, 안 돼요. 다시 한번 생각해줘요. 잘 생각해보면 다른 곳도 있을 텐데...?”

“이미 결정했으니 그렇게 알아.”

이승하는 매정하게 답변하더니 서유를 번쩍 들어 공주님 안기 자세로 그녀를 안은 후 걸음을 옮겼다.

품에 안긴 서유는 민망한 듯 이씨 가문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이승하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연석 씨를 아프리카로 왜 보내는 거예요?”

“그럴 만한 일을 했거든.”

서유가 고개를 갸웃하며 그럴 만한 일이 뭔지 물으려는데 이승하가 먼저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나한테만 신경 써.”

정가혜는 그 모습을 보더니 서둘러 카메라 모드로 전환해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흰색 정장 차림의 남자는 무척이나 고고하고 위엄이 있었고 은백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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