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93화

정가혜는 그의 고통스러운 얼굴을 보고 따라서 눈물이 차올랐다.

“이대로 서유 안 볼 생각이야?”

송사월은 그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보이지 않으면 보고 싶다는 마음도 천천히 사그라들지도 모르지만 만약 마주하게 되면... 그때는 아마 질투로 제정신이 아니게 되어버릴 수 있다.

그는 그 자리에서 가만히 아주 오랫동안 머물고 나서 서서히 감정을 추스르고 정가혜를 바라보았다.

“누나, 몸조리 잘해.”

송사월은 그녀에게 이 말을 전하고 천천히 밖으로 나섰다.

휠체어에 앉은 채 이동하는 그의 모습이 정가혜는 너무나도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그를 쫓아가 물었다.

“내 전화 받을 거지?”

송사월은 붉어진 눈으로 그녀를 보면서 서서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가혜는 그제야 안심이 됐는지 미소를 띠며 말을 이었다.

“네 마음이 이제는 괜찮을 때 나한테 꼭 얘기해 줘.”

송사월은 다시 한번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슬픔도 원망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초연하기도 하면서 무언가를 떨쳐낸 듯 후련한 표정이었다.

눈꽃이 휘날리는 밤, 송사월은 승유관에서 나와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태진아...”

그의 부름에 김태진이 대답을 하려고 허리를 숙여보니 송사월의 두 눈은 이미 눈물로 그렁그렁해져 있었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다.

“서유가 너무 보고 싶어. 하지만 서유는 이제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어버렸어.”

김태진은 그 무엇하나 아쉬울 것 없는 그가 이토록 약해진 모습에 저도 모르게 동정이 일고야 말았다.

시간이 지나면 송사월도 언젠가는 서유를 잊는다고 모두가 믿고 있겠지만 김태진만큼은 알고 있다. 눈앞에 이 남자는 절대 서유라는 여자를 잊지 못할 거라는 것을...

그도 전에 송사월에게 물은 적이 있다. 어떻게 해야 서유를 잊을 수 있겠냐고.

그때 그는 그에게 아마 죽어서야 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쓸쓸하고도 단호하게 대답했었다.

그때를 떠올리며 김태진이 상념에 빠져 있을 때 송사월이 또 한마디 내뱉었다.

“나는 이제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없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