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두 눈은 한번 바라보면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과도 같았다. 특히 작정하고 그녀를 꼬시려는 그 눈빛은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었다.서유는 그의 눈에 취해 자신의 몸이 침대 위에 눕혀지는 것도 모른 채 줄곧 몽롱한 표정이었다.그러다 거대한 몸이 위에서 압박해올 때에야 정신을 차렸다.서유는 가녀린 손으로 그의 옷깃을 잡으며 다급하게 말했다.“나, 나 무서워요...”평소의 그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한꺼번에 보상하겠다고 달려드니 무섭지 않을 수가 없었다.이승하는 두 눈으로 침대 위에 흐트러진 그녀의 몸을 훑었다.서유가 입고 있는 은백색의 드레스는 그가 직접 제작 주문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옷 핏이 그녀의 몸에 너무나도 알맞게 떨어졌다.그녀의 검은색의 긴 웨이브 머리는 침대 위에 마구 흐트러져 그녀를 한층 더 섹시하게 만들어주었다.이승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침을 한번 삼켰다.“나 꽤 오래 참았는데.”서유가 입을 열어 다시 한번 몸 핑계를 대려고 하자 이승하가 고개를 숙여 그녀의 귀를 살짝 물었다.귀를 깨물린 찌릿한 느낌과 그의 뜨거운 입김 때문에 서유는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듯 떨렸다.이승하는 서유가 정신없어하는 틈을 타 그녀의 허리를 잡아 자신의 몸과 조금 더 밀착하게 한 다음 그녀의 손을 자신의 복부 아래로 가져갔다.바지 위에서도 선명하게 느껴지는 그의 크기에 서유가 얼굴이 빨개져 황급하게 손을 치우려고 했지만 이승하는 그녀가 움직일 수 없도록 손을 꽉 잡았다.그러고는 고개를 숙여 서유의 목과 입술 그리고 귓불에 가볍게 뽀뽀하더니 이제 더는 못 참겠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서유야...”그의 애원이 섞인 한마디에 서유는 결국 그가 원하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그럼... 살살해줘요...”이승하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녀의 입술을 탐하며 나지막이 답했다.“응, 그럴게.”말은 그렇게 했지만 침대 위의 남자가 그 약속을 지킬 리가 만무했다.처음에는 그녀의 긴장을 풀어주며 천천히 애무하는 듯하더니 어
그 뒤로 이승하는 그동안 쌓아둔 욕망을 한꺼번에 터트리듯 서유를 집 안에 가둬두고 매일 밤 그녀를 안았다.일주일 내내 그에게 시달린 서유는 이제 침대에서 내려올 힘조차 없었고 간신히 내려오면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지도 못했다.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도 이승하는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고 매일매일 새로운 자세까지 시도해가며 그녀를 괴롭혔다.서유는 이쯤 되니 결혼식 당일 밤은 지금보다 더할 것 같다는 무서운 예감이 들었다. 지금은 고작 프러포즈한 날에 불과하니 말이다.게다가 더 무서운 건 이승하는 그녀의 체력 보충을 위해 각종 약재가 잔뜩 들어간 삼계탕까지 만들어주며 거기에 영양제까지 먹였다.그와 잠자리를 함께하는 건 어찌어찌 감당할 수 있다고 해도 음식은 정말 너무나도 맛이 없었다.서유는 침대 위에서 그가 만든 삼계탕을 한입 먹고는 불평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그냥 배달시키는 게 어때요?”이승하는 티슈로 그녀의 입가를 닦아내더니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밖에 음식은 안 돼. 내가 한 거 먹어.”서유는 배달 음식은 죽어도 안 된다는 그의 단호함에 속으로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결국,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고 멀쩡히 돌아다닐 수 있을 때 그녀는 직접 부엌으로 가 일부러 소금 가득 든 달걀 스크램블을 만들고서 활짝 웃는 얼굴로 이승하의 앞에 가져다 놓았다.“내가 한 거 먹어봐요.”이승하는 언뜻언뜻 보이는 소금에 잠시 멈칫하다가 천천히 입에 넣었다.서유는 한입 먹은 뒤 아무런 반응도 없이 꾸역꾸역 계속 요리를 입에 넣는 그의 모습에 의문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혹시 맛을 못 느끼는 건 아니죠?”이승하는 고개를 젓더니 식탁 위에 얼굴을 괴고 마치 신기한 물건을 발견한 아이처럼 자신을 보는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누가 만들어준 건데 다 먹어야지.”그러고는 또다시 음식을 집어 먹으려고 했다. 이에 서유가 다급하게 손을 들어 그를 제지했다.“그만 먹어요.”그냥 한번 당해보라는 식으로 일부러 짜게 만들었건만 이 미련한 남자는 그걸 알면
다행히 서유에게는 소리 지르는 습관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위층에 있는 남자는 소리를 듣고 수상한 소수빈을 한 방에 죽였을지도 모른다.깜짝 놀란 서유는 소수빈이 온 이유를 듣고 급히 설명했다.“이미 말했어요. 승하 씨 내일 회사로 갈 거예요.”서유는 진작 이승하를 설득했지만, 그는 몇십억의 일에 관심이 없는 듯 늘 그녀와 함께하고 싶어 했다.소수빈은 이승하가 내일 회사로 간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뒤꿈치를 세워 창문에 엎드려 작은 소리로 말했다.“서유 씨, 정말 감사해요.”발꿈치를 들어도 창문 입구에 닿지 않는 서유는 작은 걸상 위에 올라서 그와 손을 흔들었다.“아니에요.”소수빈이 돌아서서 가려는데 서유가 걱정스레 물었다.“주 선생님은 퇴원하셨어요?”그는 고개를 끄덕였다.“어제 퇴원했고 잘 지내고 있어요.”서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손을 흔들었다.“잘 가요.”두 사람이 인사를 나눈 뒤 소수빈은 허리를 굽혀 카메라를 피해 벽 틈을 따라 맨션 입구로 조금씩 이동했다.맨션 꼭대기 층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지켜보던 남자가 가볍게 입을 열었다.“소 비서.”위에서 들려오는 싸늘한 목소리에 소수빈은 놀라 온몸을 떨었고 그 서늘한 기운은 발끝에서 이마까지 닿는 것 같았다.소수빈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벽 틈으로 빠져나와 꼭대기 층 창문에 서 있는 남자를 올려다보았다.“대, 대표님...”완벽한 몸매에 먼지 하나 묻지 않은 외모의 남자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처리해야 할 문서 보내 줘.”소수빈은 이승하가 자신을 꾸짖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서류를 보내라고 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나 이 한숨이 반쯤 나왔을 때 머리 위에서 또다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3개월 감봉.”소수빈은 묻지 않아도 그것이 심야에 그의 여자와 회담한 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다음날 소수빈이 데리러 왔을 때 서유가 그에게 말을 걸었지만 그는 간단하게 대답할 뿐 한사코 입을 열지 않았다.서유는 이상하게 여겨 계속 소수빈을 힐
이승하는 명령을 마치고 소수빈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혼담 잘 처리하면 네가 마음에 드는 저택에 바로 입주하는 거야.”소수빈은 눈이 번쩍 뜨였다. 갑자기 4개월 감봉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단번에 승낙하려 했지만 자신이 점 찍어둔 대저택이 200억 원이 넘는다는 것이 생각났다.소수빈은 뒤통수를 긁적이며 약간 쑥스러워서 말했다.“대표님, 제가 봐 놓은 건 성동의 저택이에요.”차 문 앞에 서 있는 꼿꼿하고 우아한 분위기의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내가 살 능력이 없다고 생각해?”소수빈은 연신 손사래를 쳤다. 아시아계 재벌이 별장 한 채도 살 능력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되었다.이승하는 다른 건 몰라도 돈 하나는 차고 넘쳤다. 소수빈은 자신이 그 별장을 받는 것이 이승하를 위해 돈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 여겼다.그렇게 생각한 소수빈은 즉시 마음이 편안해졌고 그를 향해 깍듯이 허리를 굽혔다.“대표님, 걱정 마세요. 제가 반드시 잘 처리하겠습니다!”이승하는 더 이상 소수빈을 상대하지 않고 차 문을 열고 차에 탄 다음 손을 뻗어 옆에 있는 여자를 품에 안았다.방금 두 사람의 대화를 차 안의 서유는 듣지 못했다. 어떻게 정가혜의 별장으로 돌아가겠다고 할지 궁리만 하고 있었다.지금 이승하가 자신을 껴안자 서유는 내친김에 그의 어깨에 기대어 여광으로 그를 몇 번 힐끗 본 후 용기를 내어 호소했다.“승하 씨, 나 가혜한테 다녀와야 해요.”서유가 JS 그룹 본사를 위해 만든 설계도가 아직 정가혜의 별장 서재에 있으니 가서 가져와야 했다.그리고 휴대폰도 침실에 있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사 현장을 탐사하는 심이준은 분명 그녀에게 여러 번 연락했을 것이다.그녀는 전에 심이준과 약속했다. 그가 한 군데씩 탐사를 끝날 때마다 상대방의 요구를 그녀에게 보내기로 말이다.지난 반년 동안 서유는 지현우에게 납치되어 있었고, 돌아와서도 이승하와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지냈으니 심이준은 얼마나 애가 탈까?그리고 정가혜 별장 옆에 집을 샀는데 결혼
그녀는 이승하가 자신을 정가혜 별장으로 돌려보내고 JS 그룹으로 갈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는 긴 다리를 뻗어 그녀를 따라 별장으로 들어갔다.정가혜의 가정부 노현정은 이승하가 오는 것을 보고 사위를 만난 듯 기뻐하며 얼른 그를 거실로 공손히 맞아들였다.“대표님, 잠시만 앉아 계시면 제가 커피를 끓여 올게요.”노현정은 말을 마치고는 이승하를 돌아보며 서유에게 응원하는 손짓을 하며 눈빛으로 암시했다.‘이 남자 꼭 잡으세요!’서유는 손을 들어 이마를 쓰다듬은 후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당신에게 줄 선물이 있어요. 잠시만 기다려요.”소파에 등을 기대고 늘씬한 다리를 꼬고 있던 남자는 그녀가 선물을 주겠다는 말에 눈가에 미소를 머금었다.“좋아.”서유는 돌아서서 서재로 갔다. 거실에 앉아있던 남자는 핸드폰을 꺼내서 아직 야간근무 중인 정가혜에게 전화를 걸었다.그가 핸드폰을 내려놓았을 때, 서유가 서재에서 급히 뛰쳐나오는 것을 보았다:.“아주머니, 제가 서재에 놓은 설계도 못 보셨어요?”부엌에서 커피를 타고 있던 노현정은 얼른 고개를 내밀며 대답했다.“그 설계도는 이 대표님이 가져가지 않으셨어요?”서유는 소파의 냉랭하고 신중한 남자를 바라보았다.“당신이 JS 그룹 본사 설계도를 가져갔어요?”이승하는 그제야 그녀가 말한 선물이 설계도라는 것을 깨달았다.“응, 이미 그 설계도로 건설 중이야.”서유는 멍하니 그를 몇 초 동안 쳐다보았다. 전에 JS 그룹 재건에 관한 기자 회견을 떠올리며 그제야 천천히 이해했다.“당시 나한테 엄청 화났으면서 왜 계속 내 설계도를 사용한 거예요?”이승하는 개의치 않고 늘씬한 손을 내밀어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겼다. “난 네 설계도를 사용하겠다고 약속했고, 그 그림을 가지고 대회에 참가하겠다고 약속했으니 어떤 상황에서라도 그 약속을 지켜야지.”그녀가 건축 분야에서 성과를 이룩하는 데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그의 개인적인 감정은 중요하지 않았다.서유는 코끝이 찡해지며 그의 품에 머리를 묻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서유는 완전히 멍해졌다. 3년 전에 산 신혼집은 연지유에게 사준 것이 아닌가?감히 묻지 못한 그녀는 눈을 늘어뜨리고 그의 양복 셔츠를 움켜쥔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다행히 남자는 그녀의 서운한 마음을 알아차리고 다급하게 설명했다.“그 신혼집은 널 위해 산 거야. 그 웨딩드레스와 같이 샀어. 다른 사람과 아무 상관이 없는 오직 너의 것이야.”서유는 다이아몬드가 가득 박힌 값비싼 웨딩드레스를 떠올리며 마음속 실망의 감정을 조용히 떨쳐버렸다.이승하는 3년 전에 그녀를 위해 값비싼 웨딩드레스를 낙찰받은 적이 있다. 원래는 서유에게 청혼하고 싶었지만... 서유는 더 이상 과거의 일을 생각하고 싶지 않아 감정을 추스르고 그를 올려다보았다.“좋아요, 그럼 내가 신혼집 설계도를 선물할게요.”그녀는 말을 마치고 다시 그의 품에 안겨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이승하 씨, 인테리어 스타일에 대해 특별한 요구 사항이 있나요?”이승하는 그녀의 얼굴에 웃음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고 당황한 마음을 차츰 내려놓았다.“내 아내의 요구가 바로 나의 요구죠.”그 말은 그들의 신혼집을 그녀가 디자인하고, 그녀가 좋아하는 대로 꾸밀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스타일대로 꾸미든 그는 의견이 없었다.서유는 흠잡을 데 없는 남자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참지 못하고 다가가 입을 맞추었다.커피를 들고나온 노현정은 마침 이 장면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웃었다.“어머, 두 사람 이렇게 금슬이 좋은데 언제 결혼하는 거예요?”노현정에게 들킨 서유는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져서 이승하의 다리에서 내려오려다가 그에 의해 허리를 잡혔다.남자는 그녀의 작은 머리를 품에 안은 채 활짝 웃는 노현정을 향해 말했다.“오늘 혼담을 꺼내러 왔어요.”서유는 완전히 멍해졌다.어쩐지 그가 회사에 가지 않더라니, 알고 보니 혼담을 꺼내려고 했다니.‘이건... 너무 빠른데?’혼담을 꺼내러 왔다는 말에 노현정은 빙그레 웃으며 눈을 반짝였다.“정말요? 그럼 어서 가혜 씨를 불러올게요
두 사람이 의논하고 있을 때, 소수빈은 캐리어를 모두 유리 탁자 위에 놓고 소파에 있는 남자에게 보고했다.“대표님, 예물 준비는 다 마쳤습니다. 어르신 쪽에 말씀을 드렸고, 어떤 반응이든 상관하지 않고 사람을 데리고 왔습니다.”이승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유가 정가혜와 이야기를 마치고 거실로 돌아왔을 때, 그는 소파에서 일어나 정가혜 앞으로 갔다.“가혜 씨, 저는 오늘 서유의 혼담을 꺼내러 왔어요. 가혜 씨는 서유 언니나 다름없으니 결혼 문제는 가혜 씨가 결정하시죠.”보통은 남자 쪽에서 정해놓고 혼담을 꺼내고 여자 쪽과는 기껏해야 의논하는 정도이다.그러다 보니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남녀가 헤어져 부부의 인연을 맺지 못하고 오히려 원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눈앞의 이 존귀한 남자는 모든 격식을 생략하고 당장 서유와 결혼식을 치르고 혼인신고를 할 수 있었는데도 예물을 들고 찾아왔다. 상의라는 단어조차 꺼내지 않고 아예 정가혜가 원하는 대로 결정하라고 한다.정가혜는 명목상 서유의 언니일 뿐 직접적인 혈연관계가 없었다. 그런데 이승하가 이렇게 정가혜를 존경하는 걸 보면 이 남자는 확실히 믿음직한 사람이었다.이승하에게 저도 모르게 호감이 생긴 정가혜는 얼른 손사래를 쳤다.“같이 상의하시죠.”그녀는 청하는 자세를 취하고 모두를 거실 소파에 앉게 한 다음 가정부에게 차를 준비하라고 했다.양측이 앉은 후 소수빈은 이승하의 지시에 따라 탁자에 다 놓을 수 없어 카펫 위에도 줄지어 놓은 캐리어를 열라고 명령했고 두 사람을 향해 공손하게 말했다. “이건 저희 대표님께서 준비한 예물입니다.”정가혜와 서유는 서로 눈이 마주쳤다. 방금 그들은 이 캐리어 안에 있는 것이 모두 현금인 줄 알았는데 안에 든 것이 모두 서류, 부동산 증명서, 은행 카드 등일 줄은 몰랐다.두 사람이 어리둥절해 하자 소수빈은 탁자 위에 놓인 캐리어를 가리키며 서유에게 말했다.“이것들은 모두 대표님의 개인 자산입니다. 전에 이미 서유 씨 명의로 넘어갔고 이제 이 문서들을
시종 입을 열지 않던 이승하는 부담스러워하는 두 사람을 향해 말했다.“어차피 지금 가문의 자산도 내가 번 거예요. 이씨 가문과 무관해요. 누구를 주든 그건 내 일이니 두 사람은 부담스럽게 생각할 필요 없어요. 다만...”그의 시선은 서유의 작은 얼굴로 향했다.“앞으로 내 모든 자산은 서유 몫이에요.”그의 예물은 가문 것뿐만 아니라 그의 몸값, 향후 장부에 들어갈 모든 금액이었다.정가혜가 또 무슨 말을 하려는데 이승하가 말을 끊었다. “가혜 씨, 재산은 저에게 단지 몸 밖의 물건일 뿐입니다. 저는 개의치 않아요. 저는 서유를 위해 목숨이라도 기꺼이 내놓을 수 있으니 예물은 부담 없이 받으세요.”그의 진심을 느낀 정가혜는 더 이상 말리지 않고 물었다.“댁 어르신들이 아직 서유를 보지도 못했는데 동의하실까요?”이승하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이씨 가문은 제가 장악하고 있어요. 제 부인은 그들을 만날 필요 없어요.”그가 이 말을 할 때 온몸에서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를 풍겨 정가혜는 흠칫 놀랐다.하마터면 맞은편 소파에 앉아 있는 남자가 이씨 가문, 연씨 가문, 박씨 가문의 권력자라는 것을 잊을 뻔했다.이씨 집안 어른들이 서유를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그녀가 굽실거릴 필요가 없었다.이런 든든한 백이 있으니 서유가 시집가도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것이고 그의 사랑을 가득 받으며 살 수 있을 것이다.그 생각에 정가혜는 여전히 그녀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예물이 너무 많다고 하는 서유를 상관하지 않고 말했다.“좋아요, 그럼 이렇게 하죠.”정가혜가 결정을 내리고 혼담은 결정되었다.서유의 고민하던 작은 얼굴이 그대로 굳어졌다.두 사람은 예물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서유를 고려하지 않고 곧 결혼 날짜까지 잡았다.결혼식 날짜는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당일로 결정되었고 웨딩 사진 촬영과 같은 작은 일들도 순식간에 정했다.결혼식에 관해 모든 세부 사항을 결정한 후 소파 위의 남자가 소수빈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넌 여기 남아서 두 사람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