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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4화

정가혜는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어갔다.

“서희 씨는 소준섭에게서 탈출하기 위해 건물에서 뛰어내리다가 다리가 부러졌어. 이 대표님께서 소 비서님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아마 풀밭에 쓰러져 있는 서희 씨를 발견하지도 못했을 거야. 그동안 계속 병원에 누워있었어.”

그 말에 서유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다행히 치료는 잘 되었고 앞으로 걸을 때 조금 문제가 생길 수는 있지만 절뚝거릴 정도는 아니야. 다만 앞으로 하이힐은 신을 수 없을 것 같아.”

매번 주서희를 볼 때마다 그녀는 항상 하이힐을 신었었다. 밝고 매력적이며 자신만만했던 그녀가 앞으로 하이힐을 신지 못하게 되었으니 자신감이 얼마나 떨어지게 될까? 서유는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럼 소준섭은? 그 나쁜 놈은 어떻게 됐어?”

정가혜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소씨 가문은 부산에서 엄청난 세를 가진 가문이야. 그를 죽일 수 없었던 소 비서님은 그를 세게 때렸다고 들었어. 어쨌든 네가 소준섭한테 맞은 건 다 갚아준 것 같더라.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소준섭의 갈비뼈를 부러뜨렸어.”

말을 마친 뒤 정가혜는 눈을 내리깔고 복잡한 마음을 감추었다.

사실 그때 송사월이 소수빈을 막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소준섭은 갈비뼈 몇 개만 부러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서유가 이미 이승하를 선택한 이상 송사월에 관한 일은 그녀에게 알리지 않는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정가혜는 이를 악물며 말을 이어갔다.

“화내지 마. 서희 씨도 너처럼 잘 버텨왔어. 며칠 지나면 퇴원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그러나 서유는 여전히 주서희가 걱정되었다.

“소준섭이 또다시 찾아오는 건 아니겠지?”

정가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씨 가문에서는 소준섭과 서희 씨의 관계를 절대 허락하지 않을 거야. 현재 소준섭은 집안에 갇혀있는 상태이니 아마 당분간은 서울에 와서 서희 씨를 귀찮게 하지는 않겠지. 게다가 이 대표님께서 서희 씨한테 경호원을 붙여줬으니 소준섭이 찾아온다고 해도 서희 씨한테 가까이 다가올 수는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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