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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5화

서유의 몸은 점점 더 야위어갔다.

조지는 갖은 영양 수액으로 그녀의 목숨을 부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는 살 의지가 없었다.

조지는 생기 없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다 링거를 놓으려던 손을 멈췄다. 그러고는 몸을 돌려 행여 자신이 쓸데없이 입을 놀리기라도 할까 봐 빤히 이쪽을 바라보는 지현우를 보며 말했다.

“이제 더 이상 안 돼요. 서유 씨 이만 놓아주세요.”

지현우는 서유 쪽을 힐긋 보더니 다시 조지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무슨 수를 써서든 살려놓으세요.”

“서유 씨를 살릴 방법이 뭔지 잘 알고 있잖아요!”

조지는 그에게 이승하가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라고 압박했다.

Y 국은 신사의 나라로 지현우가 이런 식으로 여성을 학대하는 모습을 조지는 받아들일 수도, 이해할 수도 없었다.

“서유 씨가 죽으면 초희 씨 심장도 없어지는 거라고요.”

지현우는 꼰 다리를 풀고 천천히 몸을 앞으로 기대 조지의 얼굴을 똑바로 보며 말했다.

“그러니까 죽지 않게 살리라고요.”

지현우는 서유의 생사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는 얼굴로 서유를 살리라고 하고 있다.

조지는 한숨을 길게 내뱉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침대에 가만히 눈을 감고 있는 서유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결국 다시 그녀의 팔에 링거를 꽂아주고 옆에 앉아 그녀가 눈을 뜰 때까지 기다렸다.

한참 뒤 서유는 뻑뻑한 눈을 천천히 떴다. 그러자 가장 먼저 조지의 얼굴이 희미하게 보였다. 얼마 전까지 분명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조지가 끊임없이 약을 먹이는 바람에 그녀의 시력이 점차 회복되었다.

하지만 이건 서유가 원하는 결과가 아니었다.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고는 힘겹게 말을 뱉었다.

“나 좀... 내버려 둬요...”

조지는 서유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서유 씨 임신했어요.”

그 말에 이미 죽은 줄 알았던 그녀의 심장이 갑자기 요동쳤다. 마치 검은색 세상에 한 줄기 빛이라도 스며든 것처럼.

서유는 조지의 말이 진실인지 확인하려고 그와 눈을 맞추려고 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그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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