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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6화

하지만 그런 생각도 잠시 서유는 다시 한번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배면 뭐가 됐든 반응이 있어야 할 텐데 새로운 생명이 깃든 느낌은 전혀 없었으니까.

서유는 힘들게 손을 들어 자신의 배를 만지작거리며 물었다.

“한 달 됐다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조지는 지현우를 한번 쳐다보았다가 다시 서유를 보며 말했다.

“서유 씨, 나 의사잖아요. 다 알 수 있어요...”

조지는 그저 시간을 대충 계산해 도박 수를 던진 것뿐이다. 지현우가 그녀를 데려온 지도 벌써 20일, 이곳으로 오기 전 서유는 분명히 이승하와 줄곧 함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서유가 잠자리를 한 적 없다고 대답했으면 조지는 자신이 거짓말한 것이라고 얘기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어떻게 알았냐는 것이었다.

조지는 기왕 이렇게 된 거 이 거짓말로 서유가 이승하를 다시 만날 때 건강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승하가 죽지 않은 이상 서유를 어떻게든 살려야 했다.

조지는 허리를 숙여 서유의 귓가에 격려의 말을 해주었다.

“몸부터 건강해야 보고 싶은 사람도 만나러 갈 수 있지 않겠어요?”

그는 그녀에게 암시할 생각이었지만 이미 지현우의 거짓말에 속은 서유는 이승하의 묘에 간다는 것으로 알아들었다.

서유는 자신의 작은 배를 매만지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왜 하필 지금 이때 아이를 밴 걸까?

그녀에게 찾으러 오지 말라는 이승하의 뜻인 걸까?

이승하도 없는데 이 아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서유는 배를 매만진 손을 멈추고 조지를 보며 말했다.

“아이를...”

그녀는 ‘지워주세요’라는 말을 내뱉으려고 했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 아이는 이승하와 그녀의 아이이고 그와 그녀가 그토록 고대했던 아이였다.

하지만 그런 것 따위 어찌 돼도 좋을 만큼 지금은 그가 너무 보고 싶었다. 지금 당장 죽어 그를 보러 가고 싶은데 왜 이 타이밍에 아이가 생겨버린 것일까...

서유는 고통스러운 얼굴로 외쳤다.

“왜! 왜!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대체 왜!!”

그저 하루빨리 죽어서 이승하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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