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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그 뒤로 누구 하나 말하는 사람 없이 차량은 지현우의 별장에 도착했다. 해당 별장은 전화통화가 불가할 정도의 아주 먼 곳에 있다.

지현우는 서유와 연이를 각자 방에 데려다 놓도록 명령한 다음 조지에게 담배 한 갑을 던지며 같이 별장 밖으로 나갔다.

그는 담배를 입에 문 채 먼저 조지에게 담배를 붙여준 뒤 다시 자기 담배에 불을 붙였다.

조지는 몇 모금 빨아들이더니 마당 불빛을 등진 지현우를 보며 물었다.

“이제 어쩔 생각인 거죠?”

그러자 지현우가 태연한 말투로 되물었다.

“뭘 말입니까?”

“초희 씨 아이도 데려오고 서유 씨도 이곳에 데려와서 뭘 어쩔 생각인지 묻는 겁니다. 이대로 평생 살 건 아니잖아요.”

지현우는 담배를 한 모금 들이킨 후 말했다.

“그럼 안돼요?”

조지는 깊게 한숨을 들이켰다.

“무슨 자격으로요? 무슨 자격으로 저 두 사람을 이곳에 묶어둘 건데요?”

김초희의 딸은 친부가 있고 서유는 애인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지현우에게 잡혀 있을 명분 따위 없다.

지현우는 담뱃재를 털며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꼭 무슨 자격이 돼야만 같이 살 수 있습니까?”

“서유 씨를 찾는 사람이 그렇게나 많은데 평생 같이 살 수 있을 리가 없잖습니까!”

조지는 말을 마치고 그를 향해 한마디 물었다.

“초희 씨를 사랑해요?”

김초희를 사랑하면서 대체 왜 그녀의 여동생과 평생 같이 있으려고 하는 걸까.

지현우는 으레 까만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며 답했다.

“아니요.”

조지는 주먹을 꽉 쥐며 그를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당신은 참 불쌍한 사람이에요.”

지현우는 김초희에게 상처를 주는 바람에 지금은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하지도 못하고 지옥으로 가 그녀를 만날 용기도 내지 못하고 있다.

조지는 손에 든 담배를 버리더니 별장 안으로 다시 들어가려고 몸을 돌렸다. 그때 뒤에서 지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반드시 살게 만들어요.”

조지는 잠깐 멈칫하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는 도우미가 건네준 뜨거운 타올로 손을 닦은 후 침실에서 울다가 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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