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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4화

지현우의 시선이 그녀의 뒷모습에 떨어졌다.

“그렇게도 이승하가 보고 싶어요?”

서유는 여전히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뒤에 누가 있든 말든 전혀 상관없는 얼굴이었다.

지현우는 익숙하다는 듯 소파에 기대앉아 긴 다리를 꼬며 말했다.

“전에 이승하를 사랑하냐고 물었을 때 나한테 사랑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떻게 고작 몇 개월 못 본 사이에 같이 죽을 수도 있을 정도로 사랑이 깊어진 거죠?”

그는 서유가 침묵할 줄 알았다는 듯 그녀 대신 대답했다.

“그사이 사랑이 더 깊어진 게 아니라 애초에 계속 이렇게 사랑했던 거죠. 그동안은 그저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뿐이고요. 그런데 이제 영영 보지 못하게 되고 나서 사랑했다는 것을 인정하며 죽겠다고 난리라니... 참 웃긴 일이에요, 그렇죠?”

지현우는 마치 모든 걸 다 꿰뚫어 보듯 제삼자의 시각에서 서유를 질책했다.

“하나 궁금한 게 있어요.”

지현우가 다시 물었다.

“전에 내가 조사했을 때 이승하는 당신을 5년이나 비밀 애인 취급을 했어요. 그리고 당신을 전혀 소중히 하지도 않았고 심지어 손을 올려 죽일 뻔하기도 했죠. 그런데 그렇게 상처를 준 사람을 어떻게 쉽게 용서할 수 있었던 거죠?”

서유는 이승하가 그런 짓을 했는데도 전부 용서하고 심지어는 그를 위해 목숨까지 아까워하지 않는데 왜 김초희는 자신을 떠난 거지?

지현우는 대답을 얻으려는 듯 서유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서유는 그저 앞만 응시한 채 그의 말에 흥미도, 대답해줄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

사실 지현우도 그녀에게서 대답을 얻으려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녀의 입을 통해 ‘괜찮아. 나 너 다 용서했어.’라는 말이 듣고 싶었을 뿐이다.

물론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지현우는 이승하보다 더 한 짓을 김초희에게 했으니까.

지현우는 자조하듯 웃더니 줄에 묶여 빨갛게 된 서유의 손목과 발목을 바라보았다.

김초희를 곁에 둘 수 없게 됐을 때도 그는 이런 식으로 김초희를 옆에 묶어버렸다.

그때 김초희는 반항하고 화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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