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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냉랭한 상황이 이어지던 그때 계단 쪽에서 이연석을 필두로 한 검은 양복의 경호원들이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이내 육성재의 경호원들을 에워쌌다.

“형.”

이연석은 육성재가 이승하의 상대가 되지 않는 것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사람들을 대동하고 이곳으로 왔다.

하지만 도착해보니 역시 이승하는 이승하인 건지 홀로 여인을 안은 채 육성재를 제압하고 있었다.

이에 이연석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더니 이내 곧 죽을 것 같은 육성재에게 한마디를 했다.

“육성재, 네가 형을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육성재는 여전히 독기 가득한 눈이었다.

“어디... 날... 죽여보던가!”

그의 도발에 이승하가 천천히 손아귀의 힘을 가했다. 하지만 서유가 재빨리 이승하를 더 꽉 안고 말리는 덕에 불상사는 면할 수 있었다.

이승하는 육성재를 옆으로 던져버렸다. 그러고는 이연석이 데려온 경호원이 건네준 티슈로 손가락을 마디마디 닦으며 버러지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육성재를 바라보았다.

“프랑스로 꺼져. 그리고 다시는 내 눈앞에 띄지 마.”

압박에서 풀려난 육성재는 숨을 거칠게 들이마셨다. 1분 정도 지나니 혈색도 천천히 정상으로 돌아왔다. 다만 그는 여전히 이승하를 분노에 찬 눈으로 보고 있었다.

경호원들은 그의 병이 도질 것을 염려해 서둘러 부축해주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대표님, 참으세요. 이러다 들키겠습니다.”

육성재에게 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들키게 되면 이승하가 그 약점을 파고들 수도 있다.

육성재는 경호원의 손을 꽉 잡고 손톱이 살을 파고들어 피 냄새가 풍길 때야 천천히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

“가자.”

그는 경호원의 부축을 받으며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서서히 닫힐 때쯤 육성재는 서유의 얼굴이 사진 속 여자와 일치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김초희!”

‘아니, 김초희보다는 이모를 더 닮았어. 이승하의 여자가 대체 왜 이모와 닮은 거지? 혹시 이모의 딸인가? 이모 딸은 분명 김초희 한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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