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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정가혜는 그의 말에 어이없어 웃음이 났다.

“서유가 이런 장난을 할 사람으로 보여요?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당신이랑 당신 약혼녀, 그리고 사촌 여동생이 어떻게 서유를 때렸는지 벌써 잊었어요? 심부전 말기인 환자의 뒤통수에 못이 박혔는데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가혜는 소리를 치며 불평했지만 결국에는 울음을 터뜨렸다. 서유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다른 사람에게 맞은 걸 생각하니 가슴이 미어졌다.

“당신, 어떻게 그렇게 독할 수 있어요? 서유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당신 앞으로 유서까지 썼다고요...”

전화기 너머의 원망스러운 울부짖음에 이승하의 심장이 저도 모르게 조여왔다.

그는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싶었지만 평소처럼 쉽게 통제할 수 없었다.

억제하면 할수록 그의 마음이 더 불안해졌고 걷잡을 수 없이 퍼지는 공포를 내버려 두었다.

그는 휴대폰을 움켜쥐고 차갑게 물었다.

“뒤통수에 못이 박혔다는 건 무슨 말이죠?”

정가혜는 남자가 일부러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주 선생님이 도착했을 때, 서유 뒤통수에는 이미 못이 박혀 있었어요. 못에 박혀 꼼짝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면, 과다 출혈로 인해 심부전이 악화되지도 않았겠죠. 전부 당신네 가족이 저지른 일이잖아요! 그런데 이제 와서 시치미를 떼요? 정말 서유가 불쌍하네요!”

정가혜는 단숨에 울분을 토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린 후 이승하를 블랙 리스트에 넣었다.

이승하는 이미 어두워진 액정을 보며 몇 분 동안 침묵을 지켰다.

통창 앞에 우뚝 서 있던 몸이 갑자기 흔들리더니 지탱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그는 한 손으로 유리를 받쳐 겨우 몸을 지탱할 수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서유가 그날 바닥에 누워 있던 장면뿐이었다.

그날 바닥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던 것이, 그에게 실망해서가 아니라 못에 박혀 꼼짝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니.

서유가 혼자 절망적으로 화장실에 누워 있는 모습을 생각하니 이승하는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조여왔다.

빠르게 밀려오는 죄책감은 마치 짓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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