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1화

정가혜는 이 편지를 보고 이미 미친 듯이 울고 있었다.

봉투에 끼워진 은행 카드는 마치 고철 조각처럼 그녀의 심장을 꽉 누르고 있어 도저히 숨을 쉴 수 없었다.

‘바보 같으니라고. 죽기 전까지 나 돈 없을까 봐 걱정한 거야? 하지만...’

“서유야, 난 네 돈 같은 거 필요 없어. 난 널 원한다고...”

정가혜는 봉투를 움켜쥔 채 깊은 그리움에 빠져 서글피 울었다.

결국 울다 지친 정가혜는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서유가 돌아오는 꿈을 꾸었다.

서유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 정가혜는 꿈속에서까지 서유를 보게 된 것이다.

꿈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왔을 때, 마치 나락으로 떨어진 듯 무력감을 느꼈고 가슴에 단단한 것이 막힌 듯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다.

그녀는 퉁퉁 부어오른 두 눈을 뜬 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았다. 마치 세상에 혼자 남은 듯 고요해진 느낌이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고 나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구찌 종이봉투에서 흘러나오는 서유의 휴대폰 벨 소리였다.

정가혜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힘겹게 몸을 이끌고 전화를 들었다.

액정 화면에 이승하의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그녀는 순간 손동작을 멈추었다.

서유는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좋으니 그를 만나고 싶어 했다. 목소리라도 듣고 싶어 했지만 이승하는 연지유에게 전화를 받게 했다.

그런 야박한 남자는 서유의 죽음을 알 자격이 없으니 정가혜는 받지 않았다.

상대방이 몇 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끝까지 받지 않았다.

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서유의 옷을 챙겨주려는데 ‘김씨’라는 사람이 수많은 메시지를 보내온 것을 확인했다.

그동안 꾸준히 보내온 메시지였다. 전부 서유를 보고 싶다는 등 변태적인 메시지였고, 서유가 의식을 잃어 병원에 실려 간 날에는 미안하다는 말을 보내왔다.

정가혜는 그 미안하다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이 김씨라는 사람이 그동안 서유에게 과도하게 집착한 것 같았다. 서유가 죽은 후에도 이런 변태의 메시지를 받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 휴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