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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그녀의 눈은 맑고 깨끗했으며 이승하에 대한 미련은 조금도 없었고 간청만 있었다.

이승하는 온몸의 피가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 그녀를 품은 후 얻은 약간의 안도감도 순식간에 무너졌다.

그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진 듯 온몸이 아파졌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마구 퍼지는 이 통증을 억제하려고 했지만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이런 통증은 처음이었다. 온몸을 휘젓고 다니며 사지 전체가 아프고 쑤셨다.

“대표님, 제가 가장 나약할 때 손 내밀어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그렇지 않았다면 사월이는 살 수 없었을 거예요.”

“너무 감사하지만, 제가 대표님에 대한 감정은 딱 여기까지예요.”

“그만!”

이승하의 차가운 소리에 서유는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이승하를 볼 용기가 없어 고개를 숙이고 그의 분노를 기다렸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렸지만 남자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서유가 천천히 고개를 들자, 그의 차갑고 실망한 눈동자가 보였다.

그녀는 마음이 무언가에 사로잡힌 듯 아파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이승하가 가장 잘하는 것은 자기 감정을 컨트롤 하는 것이었다. 지금의 그는 이미 이성을 되찾았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여자에게 이승하는 그저 감사한 존재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승하는 번번이 자존심을 굽혀가며 몇 번이고 그녀를 찾아갔다.

그때마다 서유는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송사월이고, 이승하는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매번 각인시켜 줬다.

이런 상황에서 이승하가 계속 그녀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오히려 우스워 보일 것이다.

그는 실망한 기색을 거두고 차갑게 서유를 보더니 전에 없던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꺼져!”

쓸데없는 말 한마디 없는 이 간단한 두 글자는 이승하가 그녀를 놓아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와 깨끗하게 헤어지는 목적에 달성했으니 기뻐해야 마땅하지만, 서유는 마음속으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서유는 오만하고 차가운 남자의 눈동자를 그윽하게 쳐다보고는 이를 악물고 돌아서서 김시후를 향해 걸어갔다.

김시후를 부축하고 떠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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