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49화

주서희가 문을 두드렸지만 안에서 대답이 없었다.

서유가 잠에 빠졌을 거로 생각해 어떻게 문을 열까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데 뒤에서 화난 목소리가 들렸다.

“당신들 누구예요? 남의 집 문 앞에서 뭐 하고 있어요?”

정가혜는 요 며칠 서유와 연락이 닿지 않아 걱정되는 마음에 그녀가 돌아왔는지 보려고 찾아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막 나왔을 때, 검은 옷을 입은 남자 열몇 명을 보았고, 김시후와 주서희가 그 사람들에게 가려져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집에 강도라도 든 줄 알고 복도에 경비 할아버지가 남겨둔 빗자루를 들고 앞으로 달려가 소리 질렀다.

그녀는 집주인의 기세로 이 사람들을 제압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들은 고개를 돌려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김시후는 정가혜의 목소리를 듣고 경호원에게 길을 비키라고 명령했다.

그제야 정가혜는 김시후를 발견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우리 집 앞에서 뭐 하는 거야?”

정가혜는 김시후를 보자마자 퉁명스럽게 힐끗 쳐다보았다.

‘우리 서유를 발로 차 놓고, 이제는 집까지 찾아와서 때릴 생각인가?’

김시후는 고개를 숙이며 미안한 표정으로 사과했다.

“미안해요, 가혜 누나. 서유한테 볼 일이 있어서요.”

정가혜는 빗자루를 내려놓고 차갑게 말했다.

“이승하가 데려갔다고 했잖아?”

아직 서유가 돌아온 줄 모르는 정가혜는 그저 김시후를 쫓아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남자의 핏발 선 눈을 본 순간, 모진 말들을 꿀꺽 삼켜야 했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 예뻐하던 동생이었으니 차마 모진 말을 입 밖에 꺼낼 수 없었다.

“서유 돌아왔어요. 저를 보고 싶지 않아 해요.”

정가혜는 다시 한번 남자를 흘겨보았다.

“네가 서유에게 한 짓이 있지. 그런데 널 보고 싶겠니?”

김시후의 눈시울이 또 붉어졌다.

그렇다, 그가 직접 한 짓이 아니더라도, 그의 친형이 한 짓이다.

김시후는 책임을 피할 수 없으니, 서유가 그를 원망하는 것도 당연했다.

다만 김시후가 슬픈 이유는, 서유가 자신을 원망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잊고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