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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1화

육성재는 상연훈의 시선을 따라 병상에 누워 깊이 잠든 서유를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췄다.

“무슨 일인데요?”

상연훈은 육성재의 경계하는 눈빛을 피하지 않고 길고 늘씬한 다리를 뻗어 병실 안으로 들어왔다.

“서유 씨가 전에 우리 할아버지의 프로젝트를 맡았었는데, 보내온 설계도에 약간 문제가 있더군요. 그래서 다시 디자인을 부탁하려고 왔습니다.”

설명을 마친 상연훈은 맑고 신비로운 눈빛으로 육성재의 얼굴에서 서유를 향한 시선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갔다.

“방금 옆 병실에 친척을 보러 갔다가 여기에 서유 씨도 있는 걸 보고 잠시 들렀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누워 있습니까?”

서유가 건축 디자이너라는 것은 육성재도 알고 있었기에 상연훈의 말에 크게 의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은 조심스러웠다.

“임신 중이라 병원에 와서 태아를 보호하고 있는 중입니다.”

상연훈은 예상치 못한 소식에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무심코 링거를 한 병을 바라보았다.

“그래요... 그렇군요.”

육성재는 고개를 끄덕이며 본격적으로 상연훈을 돌려보내려 했다.

“지금 서유 씨는 프로젝트를 맡을 여력이 없으니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상연훈은 서유를 지키면서 꼿꼿이 앉아 있는 육성재를 바라보며, 깊고 어두운 눈빛으로 짧게 대답했다.

“좋아요. 깨어나면 다시 찾아오죠.”

그는 그렇게 말하고 병실을 나섰다. 마치 정말 우연히 지나가다 들른 것처럼 말이다.

서유는 링거의 약물 덕분에 깊이 잠들어 있었고 방문객이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악몽에 빠져 있었고 땀이 비 오듯 흘러 이마와 등까지 흠뻑 젖어 있었다.

꿈속에서 이승하가 그녀를 여러 번 밀쳐내는 장면이 반복되었고, 그녀는 바닥에 쓰러져 일어날 수 없었다.

겨우겨우 몸을 일으키려 할 때마다 연지유, 연중서, 그리고 이승하가 그녀를 바다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손을 뻗어 구조를 요청했지만 이승하는 뒤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렸다.

서유는 그가 멀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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