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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0화

창밖을 바라보며 쓸쓸하게 있는 서유를 보며 육성재는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너무나 오랫동안 말이 없어서 서유는 그가 더는 대답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실패가 무엇인지 따질 필요는 없어요. 사람마다 처지가 다르고 생각도 다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죠.”

서유는 그의 말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눈은 창밖을 향하고 있었다. 그 고요한 쓸쓸함이 육성재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는 서유가 이승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았기에 다시는 만나지 않을 거라는 말은 그녀가 상처받은 후 한순간의 감정적인 표현일 뿐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육성재는 마음속에 모든 것을 꿰뚫어 보고 있었으니 굳이 더 말하지 않고 그냥 그녀와 함께 조용히 앉아 있었다.

잠시 후, 서유는 무언가 생각난 듯 육성재를 돌아보았다.

“그날 성재 씨가 입술 모양으로 나한테 무슨 말을 했었죠? 그때 피가 가려서 못 봤어요.”

서유는 손에 쥔 물컵을 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육성재를 바라보았다.

“그때 뭐라고 했던 거예요?”

육성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서유가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그의 귀 끝이 서서히 붉어졌다.

“별거 아니었어요.”

서유는 고개를 살짝 돌리며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어색해하는 육성재를 살펴보았다.

“아, 그냥 말해줘요. 안 그러면 계속 생각나서 신경 쓰일 거 같아요.”

사실 이혼한 서유를 앞에 두고 육성재는 좋아한다고 말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승하가 손을 내밀기만 하면 아무리 다른 이가 노력하고 서유를 좋아해도, 그녀는 그와 함께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생사를 함께하는 사랑 앞에서 육성재가 가진 작은 감정은 아무것도 아닌 셈이었다.

그래서 차라리 말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그녀가 자신을 볼 때 마음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그때 상금 꼭 집에 가져다 달라고 한 거였어요.”

서유는 그가 무슨 감동적인 말을 하려는 줄 알았지만 결국 상금을 걱정하고 있었다는 게 조금 어이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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