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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8화

“성재 씨!!!”

서유는 필사적으로 두 주먹을 꽉 쥐고 미친 듯이 유리문을 두드렸다.

그러나 그 유리문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녀의 주먹은 벽에 부딪혔다.

아픔이 밀려왔지만 감각이 마비된 것처럼 계속해서 벽을 쳤다.

작고 여린 손은 피부가 찢어져 피가 흐르고 그 피가 벽을 붉게 물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벽은 여전히 당당하게 서 있었고, 열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서유는 온 힘을 다해 벽을 두드렸지만 결국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녀의 손은 점차 힘없이 유리문에서 미끄러졌다.

눈물 가득한 절망은 그녀를 아무런 의식 없는 도자기 인형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성재 씨, 난 이 벽을 부술 수가 없어요. 미안해요, 구해주지 못해서...”

서유는 바닥에 주저앉아 생과 사를 가로막는 하얀 벽을 무력하게 바라보았다.

몸속의 모든 피가 빠져나간 것처럼 손발이 차가워졌다.

육성재...

그 자존심 높고 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조금은 괴팍했던 남자가, 자신 때문에 여기서 목숨을 잃었다.

서유의 눈에서 끝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만약 자신만 아니었다면 육성재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모두 그녀의 잘못이었다.

이승하도, 택이도 찾지 못한 그녀는 아무런 쓸모도 없었고 결국 그에게까지 피해를 입혔다.

서유는 손을 들어 얼굴을 감쌌는데 눈물이 손가락 사이로 멈출 줄 모르고 흘러내렸다.

그가 따라오겠다고 했을 때, 그녀는 그를 막아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그랬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서유는 피투성이가 된 육성재의 모습이 떠올랐고 그 순간 심장이 마구 쪼여드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서유는 벽에 기댄 채 두 무릎을 감싸 안고 고개를 팔 사이에 묻었다.

육성재의 죽음과 극도의 피로, 그리고 정신적 붕괴는 그녀를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만들었다.

그녀는 자신에게 사람을 죽게 만든 죄를 짊어진 채 살아갈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앞으로 아무도 만날 염치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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