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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4화

이미 말을 이렇게까지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역시나 그녀를 밀어내는 것이라는 걸 깨달은 서유는 자신이 참으로 처참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비릿한 웃음을 흘렸다.

“그럼 이유는요? 최소한 약속을 어긴 이유는 있어야 하지 않아요?”

연지유는 이승하의 팔을 꼭 끌어안으며 그의 팔에 머리를 기댔다.

“못 알아차리겠어? 승하 씨는 이제 나랑 함께하려고 해.”

서유는 차가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사람이 당신을 그렇게 싫어하는데 어떻게 함께하겠어요. 날 죽이고 싶으면 그냥 바로 해요. 승하 씨를 더럽히지도 말고 나도 불쾌하게 하지 마요.”

연지유는 그 말을 듣고도 화내지 않고 하얀 손으로 자신의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예전엔 나를 싫어했지. 하지만 이제는 달라. 내가 승하 씨 아이를 임신했으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지.”

이 말에 그동안 간신히 버텨온 몸이 순간적으로 굳어버렸다. 손끝부터 발끝까지 차가운 한기가 번지며, 이승하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러는 것이라는 믿음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믿을 수 없다는 듯, 서유의 시선은 연지유의 득의양양한 얼굴에서 서서히 이승하의 얼굴로 옮겨졌다.

“아니라고 말만 해주면 믿을게요.”

이승하는 극심한 두통으로 차가운 땀을 흘리며, 머릿속에서 울리는 빠듯한 카운트다운 소리를 들었다. 그는 서유의 얼굴을 지나 그녀의 머리 뒤에 겨눠진 붉은 저격선에 시선을 두었다.

그의 눈가에 섞인 붉은 빛은 조명에 반사되며 사라졌다. 이내 그 자리에 차가운 빙하처럼 무표정한 얼굴이 드러났다. 감정을 통제하는 데 능한 그였기에 그 붉은 기운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그 자리를 채운 것은 그 어느 때보다 냉정하고 차가운 태도였다.

“술에 취해서 실수했어.”

이 한마디는 서유를 깊은 나락으로 밀어 넣었다. 그녀는 그곳에서 빠져나오려고 발버둥 쳤지만 수많은 손들이 그녀의 발목을 붙잡고 어둠 속으로 끌고 갔다.

그 순간, 서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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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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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서
진짜 짜증나서 읽기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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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K Kim
지쳐서 이 책도 마무리까지 보기 힘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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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K Kim
적당히합시다 구독자도 지치네요 점점 어긋나는 설정!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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