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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강은주는 갑자기 말을 바꾸며 설득했다.

“서윤이 넌 어려서 아직 세상 무서운 줄 몰라. 엄마 말 들어. 유건이랑 해어지고 대성이랑 결혼해. 대성이만한 남자가 없다니까 그러네. 대성이는 네가 이혼한 적 있다고 해도 상관없대. 계속 기다릴 수 있다고 했어.”

이렇게 말하며 그녀는 눈물까지 닦았다.

그녀의 미친 행동에 놀랐던 사람들도 이제 다시 입을 보태기 시작했다.

“정신 차려요, 서윤 씨. 돈보다 사람 마음이 중요한 법이에요.”

“그러니까요. 어머님 건강도 신경 안 쓸 생각이에요? 그러다 이제 다 후회해요.”

“빨리 가서 이혼해요. 바람피운 남자를 위해 어머니랑 싸운다는 게 말이나 돼요? 불효도 정도껏 해야지.”

강은주는 득의양양해서 나를 힐끗 봤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입으로 내 욕을 듣는 걸 아주 좋아했다. 나에게 창피를 주는 것이 그녀에게는 가장 큰 보상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의 말은 끊임없이 내 귀에 틀어박혔다. 나는 몸과 마음이 다 지치기 시작했다.

강은주는 내 어머니기에 모든 선택이 다 나를 위한 것이 된다. 또 강은주는 내 어머니기에 그녀가 한 말은 전부 들어야 했다.

내가 조금이라도 반대할 기미를 보이면 그녀는 이런 식으로 동맹을 끌어모은다. 그리고 나를 지옥에 떨어져야 마땅한 불효녀로 만들어 버린다.

만약 진정한 모성애를 본 적 없었다면 나는 강은주의 말이 맞는 줄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마음속에 간신히 남아 있던 그녀에 대한 기대는 완전히 사라졌다. 나는 손에 맺힌 핏방울을 털어내고 상처를 더 깊게 만드는 칼을 한쪽에 내던졌다.

“한 달에 50만 원밖에 못 벌고, 내 집과 내 차를 얹혀서 쓸 생각만 하는 남자가 엄마 눈에는 그렇게 좋아 보여요? 나랑 결혼하면 시골에 사는 조부모님, 부모님, 누나 세 명까지 전부 내 집에 보낼 거라면서요. 대를 잇기 위해서 아들은 적어도 3명을 낳아야 한다는 김대성 씨의 어느 부분이 어머니는 좋아 보였어요?”

내 말이 나온 순간 사람들은 넋이 나갔다. 그들은 놀란 표정으로 강은주를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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