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4화

“강 부장 게으름 참 잘 피워.”

“죄송합니다, 대표님. 아까 바쁘신 것 같아서 밖에 있었습니다.”

“사장은 바빠서 이 지경인데 강 부장은 여유 부리면서 물 한잔에 풍경이나 감상해? 월급 받기 부끄럽지도 않아?”

강하리가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그녀는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

“대표님, 실례지만 송유라 씨는 언제쯤 다시 촬영할 수 있을까요? 컨디션 회복이 어려우면 모델 교체를 허락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음 달에 곧 신제품을 출시해야 하는데 더 지체했다가 신제품 홍보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구승훈이 드디어 머리를 들었다.

“그건 강 부장 업무 능력이 달려서겠지. 모델 교체는 불가능하니까 그쪽으론 생각 접어. 이번 일 감당하기 어려우면 강 부장이 내놔.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게.”

강하리는 온몸이 굳었다.

구승훈이 말한 인원 교체는 절대 이 기획안의 담당자를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금 마케팅 부서의 부장을 바꾸려고 한다.

얼마나 가소로운 일인가!

송유라가 약속을 펑크 내고 업무에 협조하지 않는데 구승훈은 오히려 강하리를 바꾸겠다고 한다.

강하리는 숨을 깊게 몰아쉬었다. 그녀는 돈이 너무 필요했기에 이 직장을 절대 잃을 수 없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강하리가 마지못해 대답했고 구승훈은 그제야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그럼 제때 완벽하게 수행하도록 해, 강 부장.”

강하리는 잠시 침묵하다가 대답했다.

“네.”

사무실로 돌아온 그녀는 송유라의 매니저에게 연락해 약속 시간을 정했다.

이번엔 매니저도 바로 전화를 받더니 깍듯하게 사과했다.

강하리는 매니저가 주저리주저리 늘여놓는 말을 다 들은 후에야 입을 열었다.

“그럼 송유라 씨의 쵤영 시간을 정해주세요. 촬영 시간을 정해야 후속 작업도 진행할 수 있거든요.”

매니저가 웃으며 말했다.

“구체적인 시간은 정하기 힘들 것 같아요.”

강하리는 순간 울화가 치밀었다.

“정 그렇게 시간 없으시면 다른 볼일 보라고 하세요. 우리도 굳이 송유라 씨여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

매니저가 쓴웃음을 지었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