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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강하리는 터질 것 같은 분노를 참으며 스튜디오로 돌아와 스태프들에게 손이 발이 되게 사정한 후에야 회사로 복귀했다.

‘어제는 일부러 나 안 알려준 거야. 내가 또 뭘 어쨌길래? 대체 나한테 왜 이러냐고?’

사무실에 한참 앉아있다가 구승훈의 전화가 걸려왔다.

“올라와서 차 내려.”

“죄송합니다, 대표님. 스튜디오 촬영 스케쥴을 다시 짜야 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시간 없으니 다른 직원에게 시키세요.”

강하리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장하다, 강하리, 이젠 대표님 전화도 다 끊고 말이야.’

그녀는 내심 뿌듯했다.

구승훈이 화내든 말든 지금은 정말 그의 얼굴조차 보기 싫었다.

‘사람 놀리는 게 재밌어?’

강하리는 여전히 씩씩거렸다.

이 남자는 단 한 번이라도 손해를 보려 하지 않는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를 위해 차려줬던 음식을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먹여서 기분이 언짢은 듯싶다.

그 음식들 그대로 남겨둔다고 구승훈이 먹을 리가 있을까?

송유라 만나고 돌아왔는데 그 시간에 밥도 안 먹었을까 봐?

송유라한테도 얻어먹고 그녀가 해준 밥도 따지는 걸까?

잠시 후 전담 비서의 내선 전화가 안예서에게 걸려왔다.

안예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노크하고 들어왔다.

“보스, 대표님이 올라오라고 하십니다.”

안예서는 그녀가 오늘 농락당한 걸 알고 있다.

스튜디오의 스태프들도 어찌 된 영문인지 잘 안다.

두 여자의 날 선 기 싸움에서 이번 판에 또 강하리가 진 거겠지.

송유라는 마치 중전마마의 자리를 꿰찬 듯 얼굴을 드러내지도 않고 강하리를 만신창이로 만들어버렸다.

안예서도 그런 강하리가 안쓰러웠지만 머리 위에 대표님이 앉아 계시니 하늘 같은 대표님이 송유라를 감싸는 한 감히 입을 나불거릴 수 없다.

강하리는 제자리에 앉아 꿈쩍하지 않았다.

다만 계속 이렇게 앉아있으면 피해를 보는 건 결국 딴사람들이다.

구승훈은 이 점을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

그녀가 뭘 중히 여기는지도 잘 안다.

그녀가 명령을 거부하면 처벌받는 건 안예서나 전담 비서이다.

그의 앞에서 강하리는 얌전히 분부를 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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