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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할머니는 나의 얼굴에 옥용 크림을 듬뿍 발라주면서 말했다.

“진아야, 할머니가 크림을 발라줄게. 네가 똑똑한 건 알지만 주제도 모르고 나대다가 네 언니들처럼 실종될 수도 있어.”

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시반이 자라난 손이 나의 얼굴을 만지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썩은 냄새가 풍겨오자 나는 참지 못하고 먹었던 것을 전부 게워 냈다. 할머니의 옷에 묻자 나의 뺨을 후려갈겼고 나는 책상에 이마를 박고 쓰러졌다.

새빨간 피가 오른쪽 눈을 덮자 할머니는 나의 볼을 쓰다듬어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예쁜 피부가 다치면 안 되지. 그날 밤에 네가 그곳에 있었다는 것을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진서처럼 죽고 싶지 않으면 내 말대로 해.”

할머니는 내 목을 잡은 채 미소를 지었고 언제든지 나를 목 졸라서 죽일 것 같았다. 둘째 언니가 죽던 날, 나는 내가 잘 숨은 줄 알았고 엄마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줄 알았는데 할머니는 다 알고 있었다. 잔뜩 긴장한 나는 그대로 의식을 잃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나는 동굴 안의 기둥에 묶여있었다.

“진아야, 진작에 알고 있었으면서 모른 척한 거니?”

나는 할머니의 얼굴을 한 괴물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퉤! 넌 내 할머니가 아니잖아! 큰언니랑 둘째 언니, 수많은 마을 사람을 죽이고 무사할 것 같아? 절대 너를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나의 말을 듣던 괴물은 미친 듯이 웃더니 나를 지그시 쳐다보았다.

“그래? 당장 죽게 생겼으면서 입만 살았구나.”

괴물은 나의 턱을 잡고는 말을 이었다.

“네 가죽이 탐나지 않았다면 진작에 너를 죽였을 거야. 조금 있다가 네 혀부터 잘라주지.”

엄마는 괴물의 지시에 따라 나를 중간에 있는 나무 선반에 묶었고 가늘고 긴 못으로 나의 사지를 고정했다. 손바닥을 뚫고 선반에 박히는 못을 바라보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괴물은 옷을 벗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가슴 중간을 찢었다.

살이 뜯기는 소리와 함께 피부와 살이 분리되었고 인간의 가죽을 벗은 괴물은 이상한 모양새였다. 미끌미끌하고 검은 물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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