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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시체는 피부가 전부 벗겨져서 새빨간 살이 드러났고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선명한 호랑이 이빨 자국이 아니었다면 큰언니인 줄도 몰랐을 것이다.

여족 언니들은 호랑이가 큰언니를 물어뜯어서 죽은 것이라고 했지만 믿기지 않았다.

큰언니 몸에 호랑이한테 물어뜯긴 흔적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큰언니는 호랑이한테 당해서 죽은 게 아니에요! 우리 언니는...”

말하면서 고개를 돌리자 할머니와 눈이 마주쳤다.

놀랍게도 하루 사이에 할머니의 피부는 매끄러워졌고 윤택이 돌았다. 콧대에 작은 점이 하나 생겼는데 얼굴에 잔뜩 피어난 검버섯과 섞여서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난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큰언니도 콧대에 작은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는데 나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아서 섣불리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저 침을 꿀꺽 삼키면서 침착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진아야, 진혜가 호랑이한테 습격당한 건지 아닌지 네가 어떻게 아는 거야? 혹시 진혜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기라도 해?”

할머니는 검은 기운을 내뿜으면서 천천히 내 곁으로 다가왔다. 나는 깜짝 놀라서 바닥에 주저앉았고 하늘이 떠나갈 듯이 울었다.

“우리 언니는 죽지 않았어요. 언니가 어떻게 갑자기 죽어요! 그럴 리가 없다고요!”

나는 울부짖으면서 다른 여족 언니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할머니가 우리 언니한테 잘해주니까 질투 나서 언니를 죽인 거죠? 족장의 자리가 탐나서 우리 언니를 죽인 거잖아요!”

갑자기 눈에 들어온 벽돌을 잡고는 인파로 들어가 여족 언니들을 때리려고 했다.

“어머, 진아가 미쳤어요!”

“우리가 한 짓이 아니라니까! 누가 진혜 보고 한밤중에 뒷산으로 가라고 했어? 호랑이한테 당한 것도 다 진혜 팔자야.”

사당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할머니는 금색 지팡이를 휘두르면서 눈짓했다. 그러자 할머니를 따르는 여족 언니들이 나를 제압했다.

“진아야, 그만해. 진혜는 이미 죽었어.”

할머니는 소름 끼칠 정도로 인자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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