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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육성민이 나의 질문에 대답하려고 할 때 마침 가정부가 도시락을 들고 들어왔다. 육성민은 도시락을 받아 책상 위에 놓고는 죽을 한 그릇 담아 나에게 먹여주었다.

“이건 내가 집안의 요리사더러 네가 먹기 좋게 특별히 끓이라고 만든 죽이야.”

나는 쌀쌀하게 말했다.

“육성민, 내 앞에서 꺼져.”

육성민은 화내지 않고 죽을 들고 부드럽게 말했다.

“죽을 다 먹은 후 나갈게. 응?”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육성민은 나지막이 말했다.

“내가 잘못했어. 나를 때리고 욕해도 다 괜찮아. 오늘부터 더는 유정과 연락하지 않을 테니 우리 잘살아봐.”

내 앞에서 육성민은 종래로 이렇게 비천하게 말한 적이 없었지만 내 마음은 오히려 아무런 기복이 없었다.

“네가 무슨 짓을 해도 소용없으니 내 앞에서 이럴 필요 없어. 내 용서를 받고 싶으면 할머니와 아이를 다시 살려내. 그럴 수 있어?”

나는 이미 그에게 마음을 접었다. 하물며 우리 사이에는 두 사람의 목숨이 있으니 이번 생은 영원히 불가능했다.

육성민은 고개를 숙였다.

“미안해.”

그는 일어서서 죽을 테이블에 놓았다.

“그럼 내가 먼저 나갈 테니 죽을 꼭 먹어.”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한참 후에야 그는 걸음을 옮겨 병실을 나갔다.

입원한 동안 임수경이 나를 돌봐주었다. 육성민은 매일 손수 끓인 보신탕을 들고 나를 보러 왔지만 병실에 들어오지 않고 임수경에게 건네주며 그저 문 앞에 한두 시간씩 서 있었다.

우리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을 모르는 간호사는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신미아 씨, 육성민 선생님이 미아 씨를 정말 사랑하네요. 참 잘해줘요.”

나는 그저 우습기만 했다.

...

나는 퇴원 후 임수경과 함께 돌아가서 짐을 싸고 이사할 준비를 했다.

임수경은 쓸모없는 물건들을 정리해서 가정부더러 처리하라고 시켰는데 모두 그녀가 육성훈에게 사줬지만 그는 써본 적이 없는 일용품이었다.

나는 단번에 임수경의 마음을 알아채고 다가가 그녀를 안았다.

“다 지나갈 거야. 우리는 점점 더 좋아질 거야.”

임수경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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