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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눈을 떠보니 나는 이미 병원 침대에 누워 있었는데 평평한 아랫배를 만지면서 아이가 나를 떠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심장이 칼에 찔린 것처럼 아팠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병상 옆에 서 있던 육성민은 쉰 목소리로 물었다.

“임신했는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나는 고개를 돌려 그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날 나는 기절했다. 임수경은 내 몸에 무슨 문제가 생겼을까 걱정해서 의사에게 전신 검사를 해달라고 했는데 그때 내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임신 소식을 육성민에게 전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니 내가 낳은 아이도 당연히 사랑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혼자 아이를 키우려 마음먹었는데 아이가 이렇게 없어질 줄은 몰랐다.

불과 며칠 사이에 연이어 가족 두 명을 잃은 나는 숨이 턱턱 막혀서 나는 거의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내가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본 육성민은 가슴 아픈 어투로 말했다.

“미아야, 슬퍼하지 마. 우린 아직 젊고 앞으로도 아이가 있을 거야. 유산한 지 얼마 안 돼서 울면 안 돼. 건강에 안 좋아.”

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육성민, 네가 나를 밀지 않았더라면 내 아이는 죽지 않았을 거야!”

육성민은 미안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리고 나는 할머니가 정말 돌아가신 줄 정말 몰랐어. 네가 나를 속인 거라고만 생각했거든. 그때 할머니 심정지가 발작했다는 걸 알았다면 병원에 가서 수술했을 텐데...”

육성민은 그의 동료에게 물어보고 나서야 할머니가 돌아가신 일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

정말로 할머니를 걱정했다면 그때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할머니가 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을 텐데 그는 내가 속이고 있다고 확신했다.

지난 며칠 동안 그는 할머니의 건강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육성민, 시치미 떼지 말고 인정해. 당신은 소유정의 개가 할머니의 목숨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거잖아.”

육성민은 부인했다.

“아니,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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