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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은채는 핸드폰을 꺼내 받았다.

“여보세요.”

[나야.]

“주한결?”

은채는 한결이 자신에게 연락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 조금 놀랐다.

“무슨 일이야?”

한결은 길가에 서서 은채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말했다.

[내일 내 생일인데, 올 거야?]

은채가 고개를 돌리면, 바로 뒤에 있는 한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은채는 잠시 침묵을 지켰다. 간다면, 분명 서태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은채는 한결과 매우 친한 사이였다.

은채, 태윤과 한결은 모두 같은 학교를 다녔었고, 사실 은채는 한결과 더 오랜 시간을 알고 지냈다.

“그래.”

결국 은채는 동의했다.

[그럼, 늘 만나던 곳에서 만나.]

한결이 말했다.

“응.”

...

퇴근 후, 은채는 선물을 고르고 정성스럽게 포장한 뒤 택시를 타고 매번 친구들이 생일마다 가던 춘화원으로 갔다.

방 문 앞에 도착하고 문을 열려던 순간, 안에서 여자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소이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윤아, 너 형수님과의 결혼 3주년 날에 세아와 몸을 섞었던 거지? 그날 형수님이 취했을 때, 세아랑 함께 지하 주차장...”

“하하, 나도 기억나. 세아는 제대로 서지 못할 정도로 다리를 떨었는데. 형수님이 하도 취해 있어서 알아차리지 못했던 거지. 참, 세아는 그날 처음이었던 거야?”

임경수가 궁금해하며 물었다.

은채는 세게 주먹을 쥐었다. 그녀는 태윤이 바람 핀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듣게 되자 정말 역겨울 뿐이었다.

그녀는 서태윤이 자기 눈앞에서 이렇게 추악한 일을 했을 줄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태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기에, 당연히 사실을 인정한 것이었다.

7년, 7년 동안 쌓아온 감정이 한순간에 헛된 것처럼 느껴졌다.

7년간의 사랑과 헌신은 개에게 밥을 주는 것만도 못했다.

개에게 7년간 밥을 주면 적어도 주인을 알아보며 꼬리를 흔들겠지만 서태윤은?

은채는 가슴이 아팠다.

그건 서태윤이 신경 쓰여서가 아니라 자신의 눈이 멀었던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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