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남편이 후회하는 100가지 방법

재벌 남편이 후회하는 100가지 방법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By:   유나  Updated just now
Language: Korean
goodnovel4goodnovel
Not enough ratings
30Chapters
24views
Read
Add to library

Share:  

Report
Overview
Catalog
Scan code to read on App

“우리 둘 다 위험에 처하면, 사현이는 누구부터 구해줄 것 같아요?” 여자가 대뜸 물었다. “뭐라고요?” 그녀의 말을 곱씹을 틈도 없이, 나는 강한 밀침을 느끼고 휘청거렸다. 몸은 힘없이 중심을 잃고 계단에서 미끄러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 채연서는 모든 것을 갖춘 여자였다. 스타 셰프로서의 경력과 억만장자와의 결혼까지. 그녀의 남편은 본래 냉정한 성격이지만 그래도 사랑이 있다고 믿었다. 그녀는 그들의 관계에 만족했고 함께 나누는 것들에 감사했다. 결혼 3주년을 앞둔 날, 채연서는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설렘과 희망으로 가득 찼다. 이 소식을 남편에게 전하면 가정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고 남편의 냉담한 태도도 달라지리라 믿었다. 그러나 운명은 다른 것을 계획하고 있었다. 채연서가 임신 소식을 전하기도 전에 남편의 과거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했다. 상대는 다름 아닌 그의 오래된 여자 사람 친구였다. 채연서는 알지 못했다. 여사친의 등장이 그녀의 결혼, 남편, 그리고 그녀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던 모든 것까지 뒤흔들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View More

Latest chapter

Free Preview

제1화 모든 것의 시작

음식의 향으로 가득한 방 안에서 나는 남편 권사현을 바라봤다. 그의 짙은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오뚝한 콧대와 날렵한 턱선을 감쌌다.평범한 옷차림으로 가려지지 않는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고 조각 같은 몸매는 잡지에서 막 걸어 나온 사람 같은 느낌을 줬다. 그런 남자가 바로 내 앞에 있었다.오늘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다. 이를 기념하며 나는 오붓한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평소 차가운 태도를 일관하던 그도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줬다.그가 뜨거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때는 정말 화를 내는 것도 어려웠다. 나는 오늘 특별히 그의 옆에 앉는 것이 아닌 마주 보는 자리를 선택했다. 좋은 소식을 전하며 그의 반응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사실 나는 어제 주치의로부터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소식을 결혼기념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전하기 위해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어떤 방식으로 전하든 전부 좋은 소식일 것이다. 결혼기념일과 새 생명이 함께 찾아온다면 오늘 식사 자리의 의미도 특별해질 것이다.“너무 맛있어.”권사현이 말했다.“셰프한테 당연한 말인데도 계속 감탄하게 돼. 나도 이유를 모르겠어.”나는 그의 칭찬에 잠깐 긴장했다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마워. 사현 씨한테서 들은 감탄은 언제나 뜻깊게 느껴져.”그도 미소를 지었지만 내 미소만큼 환하지는 않았다.“그런데 이렇게 많이 만들 필요는 없었어. 두세 가지로도 충분하잖아. 먹는 사람이 우리 둘밖에 없는데.”‘또 이런 식이야?’나는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라 특별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그의 휴대폰이 울리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깼고, 나도 말문이 막혀 버렸다.권사현은 휴대폰을 확인하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곧이어 그는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미안. 회사 연락이야. 꼭 가봐야 해.”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목이 메는 기분이 들었지만 이해하는 척 고개를 끄덕이며 실망을 감췄다.“괜찮아. 다녀 와. 난 여기 있을게.”내 목소리는 의도했던 것보다...

Interesting books of the same period

To Readers

굿노벨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굿노벨에 등록하시면 우수한 웹소설을 찾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세상을 모색하는 작가도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로맨스, 도시와 현실, 판타지, 현판 등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읽거나 창작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질이 좋은 작품을 볼 수 있고 작가로서 색다른 장르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어 더 나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성한 작품들은 굿노벨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받을 수 있습니다.


Comments

No Comments
30 Chapters
제1화 모든 것의 시작
음식의 향으로 가득한 방 안에서 나는 남편 권사현을 바라봤다. 그의 짙은 머리카락은 자연스럽게 흘러내려 오뚝한 콧대와 날렵한 턱선을 감쌌다.평범한 옷차림으로 가려지지 않는 존재감은 단연 압도적이었고 조각 같은 몸매는 잡지에서 막 걸어 나온 사람 같은 느낌을 줬다. 그런 남자가 바로 내 앞에 있었다.오늘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다. 이를 기념하며 나는 오붓한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평소 차가운 태도를 일관하던 그도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줬다.그가 뜨거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때는 정말 화를 내는 것도 어려웠다. 나는 오늘 특별히 그의 옆에 앉는 것이 아닌 마주 보는 자리를 선택했다. 좋은 소식을 전하며 그의 반응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사실 나는 어제 주치의로부터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 소식을 결혼기념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전하기 위해 줄곧 기다리고 있었다.어떤 방식으로 전하든 전부 좋은 소식일 것이다. 결혼기념일과 새 생명이 함께 찾아온다면 오늘 식사 자리의 의미도 특별해질 것이다.“너무 맛있어.”권사현이 말했다.“셰프한테 당연한 말인데도 계속 감탄하게 돼. 나도 이유를 모르겠어.”나는 그의 칭찬에 잠깐 긴장했다가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고마워. 사현 씨한테서 들은 감탄은 언제나 뜻깊게 느껴져.”그도 미소를 지었지만 내 미소만큼 환하지는 않았다.“그런데 이렇게 많이 만들 필요는 없었어. 두세 가지로도 충분하잖아. 먹는 사람이 우리 둘밖에 없는데.”‘또 이런 식이야?’나는 오늘이 결혼기념일이라 특별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랬다고 말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그의 휴대폰이 울리며 평화로운 분위기를 깼고, 나도 말문이 막혀 버렸다.권사현은 휴대폰을 확인하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 곧이어 그는 미안하다는 듯이 말했다.“미안. 회사 연락이야. 꼭 가봐야 해.”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나는 목이 메는 기분이 들었지만 이해하는 척 고개를 끄덕이며 실망을 감췄다.“괜찮아. 다녀 와. 난 여기 있을게.”내 목소리는 의도했던 것보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제2화 제삼자
나는 입을 떡 벌렸다. 그리고 눈을 여러 번 깜빡이며 잘못 본 것이 아닌지 확인했다. 충격에 커진 눈으로 이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말이다.내 남편 권사현이 임신한 다른 여자의 곁에 서 있었다. 그녀는 내가 일하는 이 레스토랑에서 권사현이 자신의 남편이라고 주장했다.그 여자가 했던 말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았다.“내 남편이 올 때까지 기다려요. 당신 해고시킬 거니까요.”순간 심장이 요동쳤고 숨쉬기가 어려워졌다. 마치 배가 주먹으로 강타당한 기분이었다.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며 간신히 목소리를 짜냈다.“사현 씨?”권사현은 내 시선을 마주했지만 표정은 태연했다.“어, 연서야.”그는 마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평온한 톤으로 말했다. 내가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게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듯이 말이다.나는 그의 설명을 기다리며 눈을 가늘게 떴다. 하지만 권사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차은별이 먼저 놀란 얼굴로 말했다.“아, 당신이 연서 씨였어요? 아까는 미안해요. 저는 차은별이라고 해요. 사현이 친구요.”나의 무표정한 얼굴을 본 차은별은 계속해서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사현이는 제가 여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제가 외국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여러모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거든요. 사현이는 정말 최고의 친구예요.”나는 권사현의 얼굴을 계속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에는 여전히 흔들림이 없었다.“친구?”나는 믿기 힘든 목소리로 물었다. 그러자 권사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래, 친구. 은별이는 임신한 상태로 귀국했고 지금 의지할 데가 없어.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나는 여전히 설득되지 않았다. 내 시선은 차은별에게 옮겨졌다. 그녀는 연약해 보이는 태도를 유지하며 나의 양해를 구했다.“아이는...?”권사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단호하게 말했다.“내 애는 아니야. 오해하지 마.”나는 이제야 약간 안심하며 권사현을 믿기로 했다. 그 순간, 차은별이 목청을 가다듬으며 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제3화 의심이 스며들 때
“아율아, 나 이제 끊어야겠어. 알려줘서 고마워. 나중에 다시 전화할게.”윤아율과 전화를 끊고 나서도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했다.권사현은 언제나 우아하고 배려심 깊으며 세심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결혼한 3년 동안 나는 그를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그는 내 앞에서 다른 여자를 두둔했고 약속도 두 번이나 어겼다.나는 차에서 내리며 한숨을 쉬었다. 집에 도착했을 때,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 했던 광경을 마주하고 말았다.차은별은 거실 소파에 편안히 앉아 있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 권사현의 어머니 정미경도 함께 있었고 두 사람은 화기애애하게 말하며 웃고 있었다. 권사현은 그들 옆의 싱글 소파에 혼자 앉아 있었다.“이게 다 무슨 일이죠?”나는 목이 메어오는 것을 느끼며 간신히 물었다. 내가 다가가자 권사현은 몸을 일으켜 부드럽게 내 코트를 받으며 말했다.“어머니가 은별이를 보고 싶어 하셔서 데려왔어.”그의 톤은 절제되어 있었다.“그럼 나한테 말이라도 했어야지.”나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이게 네가 말했던 조율이라는 거야?”권사현은 잠시 나와 눈을 맞췄다. 사과의 기색은 잠깐만 비쳤다. 그는 내 코트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이제 이 상황은 나 혼자 해결해야 했다.차은별은 집주인인 양 태연하게 나를 보며 말했다.“아, 연서 씨. 반가워요. 저는 어머니랑 얘기 나누고 있었어요.”나는 차은별을 노려보지 않으려고 애쓰며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냈다.‘대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그리고 왜 어머님이 이렇게 친절하게 굴지?’정미경도 고개를 들어서 나를 봤다. 하지만 표정은 차은별과 말할 때처럼 따뜻하지 않았다.“왔니?”그녀는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그러고는 다시 차은별을 바라봤다.“계속 얘기해 보렴, 은별아.”나는 집에서조차 이방인이 된 기분이었다. 모욕감과 창피함이 밀려왔다.권사현을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이 한 순간 무너졌다. 지금은 그가 차은별과의 관계에 대한 진실을 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단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제4화 불화
차은별은 권사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입을 다물었다. 나는 방금 들은 말을 되새기며 충격에 빠진 채 천천히 의자에서 일어났다.가슴이 아려왔다. 차은별의 말 때문만이 아니라, 그 말을 권사현이 아닌 차은별에게서 들었다는 사실이 나를 더 아프게 했다.나는 권사현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를 완전히 무시한 채 지나쳤다. 그가 나를 붙잡으려고 했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연서야, 내 말 좀 들어줘.”권사현이 내 손을 잡으려고 하며 말했다.나는 그의 손을 툭 쳐내고 계단을 올랐다. 그리고 눈물이 맺힌 채 방에 도착하자마자 침대 위로 쓰러졌다. 지치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했다.이때 내 휴대폰으로 메시지가 왔다. 발신자는 권사현이었다.[미안해.]나는 화면을 잠시 바라보다가 휴대폰을 꺼버렸다. 그의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겨우 잠들었을 때조차 뒤숭숭한 꿈이 이어졌다.다음 날 아침, 눈을 뜨고 보니 내 곁은 텅 비어 있었다. 그건 곧 어젯밤 권사현이 여기서 잠을 자지 않았다는 뜻이다. 아마도 늘 그렇듯 손님 방에서 잤을 것이다. 우리가 싸울 때마다 그랬으니까.‘설마 차은별이랑 같은 방에서 잔 거 아니야?’한 목소리가 내 머릿속에서 속삭였다.잠시 그런 가능성을 떠올렸지만 금세 고개를 저었다. 최근 일들로 권사현에 대한 의심이 생겼지만, 그래도 내가 아는 권사현은 그럴 사람이 아니었다.준비를 마친 다음 나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권사현이 현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좋은 아침이야.”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내 볼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래, 좋은 아침.”나도 쿨하게 대답하려고 애썼다.“연서야, 어제 일 말인데...”그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어쩌면 너무 차분했다.“은별이가 첫 임신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 나름대로 의지할 곳이 필요해서 나한테 그러는 거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 은별이도 너한테 악의가 있는 건 아니야.”나를 위로하려고 한 말이겠지만, 나는 오히려 다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제5화 내연녀와의 대결
내가 분노를 터뜨리기 전에 권사현이 먼저 정색했다. 그가 뱉어낸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웠다.“그 꽃은 네 게 아니야.”그는 단호하게 그녀에게서 꽃다발을 빼앗아 내게 건넸다.“이건 연서를 위한 거야.”그는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차은별의 얼굴은 금세 붉어졌다. 나는 겨우 만족스러운 미소를 억눌렀다. 하지만 그다음 순간 차은별이 눈물을 글썽이며 권사현을 향해 돌아섰다.“사, 사현아... 네 사생활을 방해해서 미안해. 근데 이 꽃 정말 내 게 아니야? 고등학교 때 기억하지? 네가 연회 때마다 나한테 라벤더를 선물했잖아.”권사현은 망설이며 나와 차은별을 번갈아 보았다. 터무니없는 반응이었다. 마치 그도 이 꽃이 누구의 것인지 잊은 것처럼 말이다.“연서야.”권사현이 차분하게 말했다.“오늘은 그냥 은별이한테 양보해. 내가 내일 더 특별한 걸 줄게. 약속해.”나는 귀를 의심했다.“그것도 말이라고 하는 거야?!”나는 화를 참지 못하고 외쳤다.차은별은 승자의 미소를 지으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이 상황을 어떻게 조작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나만 봤을 뿐 권사현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신사적 책임감에 사로잡혀 있었다.“나 더는 못 참겠어. 둘이 여기서 하고 싶은 거 다 해. 난 호텔에 갈 테니까.”나는 가방을 챙기러 돌아갔다. 권사현은 미안하다는 듯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미안해. 근데 이렇게 감정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잖아. 은별이는 임신했어. 임신 호르몬이 여자 몸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알아?”나는 속으로 소리를 질렀다.‘그럼 나는? 나도 임신 중이야!’그러나 현실은 잔인했다. 나는 이미 권사현에게 임신 소식을 전할 타이밍을 놓쳤다.“핑계 댈 것도 없어. 난 떠날 거야.”내가 조용히 말하며 지나치려고 하자 권사현은 재빨리 다시 앞길을 막았다.“이러지 마, 연서야. 내가 사과할게. 오늘 내가 저녁 식사를 차릴게. 너 늦은 시간에 요리하는 거 싫어하잖아. 설거지도 내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제6화 뒷전
나는 위층 방으로 올라가 침대에 쓰러졌다.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팠다.식탁에서 일어난 일은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권사현은 차은별이 나를 모함하는 데도 가만히 있었다. 내가 개미 한 마리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말이다. 내가 미쳤다고 사람을 해치겠는가?내가 차은별을 좋아하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를 해치는 건 내 선택지에 없었다. 그녀가 우유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고, 음식을 통해 해를 끼치려는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지금쯤 그녀는 이간질에 성공했다며 속으로 기뻐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평화롭게 저녁조차 먹을 수 없었다. 그녀의 존재는 늘 우리의 결혼 생활을 방해했다.나는 한숨을 쉬며 침대에 쓰러졌다. 어떻게 해야 차은별을 우리의 삶에서 완전히 몰아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졸음이 몰려오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하러 욕실로 갔다. 샤워를 마친 뒤, 편안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웠다.그렇게 얼마나 잤을까? 나는 목이 마르고 입안이 텁텁해 깨어났다. 나는 슬리퍼를 신은 후 물을 마시러 아래층 주방으로 향했다.계단을 내려가다가 주방으로 연결되는 복도를 지나려는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다가가자 권사현과 차은별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시계를 확인했다. 밤 11시였다. 권사현은 대체 왜 이 시간에 차은별과 함께 있단 말인가? 그는 응당 나와 함께 침대에 있어야 했다.그들의 대화에 신경 쓰지 않기로 결심하고 주방으로 향하려던 찰나, 차은별의 목소리가 내 귀에 박혔다. 목소리 때문이 아닌 그녀가 한 말 때문이었다.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말을 들었다.“넌 왜 연서 씨 같은 까다로운 여자랑 결혼했어? 연서 씨는 냉정하고 공감도 못해. 이 시간에 나를 쫓아내려고 하는 거 봤어? 이게 전부가 아니야. 연서 씨는 이기적이고 무례해. 아까 보니 너한테도 전혀 배려심이 없어.”“연서가 먼저 말을 꺼낸 것도 아니고 내가 원해서 한 일이야. 내 아내니까. 그러니 말조심해.”권사현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제7화 폭발
삑! 삑!눈이 천천히 떠졌다. 흐릿하게 보이는 천장의 형광등이 눈을 자극하며 머리에 신호를 보냈고 두통이 시작됐다. 나는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들어 눈을 가리려고 했지만, 허리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번져서 비명을 지르며 베개 위로 다시 쓰러졌다.희미한 시야 너머로 윤아율이 내 곁으로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괜찮아? 드디어 꺴네.”“아... 아율...”나는 그녀의 이름을 부르려고 했지만 통증이 강해지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쉿, 진정해. 아무 말도 하지 마.”윤아율이 나를 달랬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을 풀자 통증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나는 조금 안정된 다음에야 물었다.“여긴... 어디야?”“여기 병원이야.”윤아율은 부드럽게 대답했다.그녀의 말에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소독약 냄새가 가득한 병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하얀 벽, 파란 커튼, 그리고 햇빛이 은은하게 비치는 커다란 창문이 있었다. 구석의 의자와 물 주전자, 유리잔이 올려진 작은 테이블도 눈에 들어왔다.나는 병원에 오게 된 과정을 떠올리려고 애썼다. 그제서야 기억의 조각들이 떠올랐다. 차은별과의 언쟁, 계단 아래로 떨어진 순간, 극심한 통증, 그리고... 아기!순간 공포가 엄습하며 본능적으로 손이 배로 향했다.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생명이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었다.윤아율은 내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모르고 당황했다.“너 일단 움직이려고 하지 마! 내가 의사를 데려올게.”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며 병실에서 뛰쳐나갔다.곧 윤아율은 의사와 간호사를 데리고 돌아왔다. 의사는 중년의 친절한 표정을 가진 여자로 이름은 최나연이라고 했다.“깨어나셨네요.”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어디 불편한 데 있어요?”“트럭에 치인 것 같아요.”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최나연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트럭에 치인 사람치고는 의외로 건강해 보이네요.”그녀가 농담을 던졌다. 나는 가벼운 미소를 지었지만 통증이 다시 올까 봐 크게 웃지는 못했다.최나연은 바로 진찰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제8화 고통
윤아율이 떠난 후에도 권사현은 잠시 시간을 뒀다가 나를 돌아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너 왜 그래?”“내가 뭘?”“아까 한 말 말이야. 넌 도대체 뭐가 불만인 거야? 은별이 일은 그냥 넘어가기로 했잖아.”그는 미간을 찌푸렸다. 목소리에는 혼란스러움이 묻어났다.나는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아직도 모르겠어? 난 차은별 씨 때문에 계단에서 떨어졌어. 근데 넌 나를 챙기기는커녕 차은별 씨한테 달려가더라? 그 후에도 나는 아율이한테 떠넘기고 차은별 씨 곁에 있었지. 난 너한테 도대체 뭐야? 이런 대접을 해도 가만히 있는 웃음거리 같은 건가?”권사현은 당황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연서야, 일단 내 얘기부터 들어봐.”그는 신중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단어를 조심스럽게 고르는 듯 말이다.“은별이는 임신 중이야. 아기한테 문제가 생기면 큰 일이라고. 그래서 은별이부터 챙겨준 거야. 하지만 난 너희 둘 다 병원에 데려왔어. 아율 씨를 부른 건 내가 두 곳에 동시에 있을 수 없기 때문이야. 너한테는 이런 상황에서 의지할 사람이 많지만, 은별이한테는 아무도 없어.”나는 피식 비웃었다.“차은별 씨는 도대체 왜 병원에 있는 건데? 다친 사람은 나야.”“은별이는 너를 구하려다가 다쳐서 입원했어.”‘잠깐만, 차은별이 날 구하려고 했다고? 내가 잘못 들었나? 차은별은 분명히 나를 다치게 한 사람인데?’“그게 무슨 말이야? 차은별 씨가 날 구하려고 했다고?”“넌 의식을 잃어서 아무것도 모르겠지. 어쨌든 너 은별이한테 고맙게 생각해야 해.”나는 점점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게 무슨 말이냐니까?!”“어젯밤 네가 다짜고짜 화를 내며 가방을 챙겨서 나가려고 했다며? 그러다가 계단에서 미끄러졌고, 은별이는 너를 구하겠다고 뛰어들다가 같이 미끄러졌어.”‘미친, 사현 씨한테는 이렇게 말한 거야? 악마 주제에 자기를 천사로 포장하는 인간도, 그걸 또 천사라고 믿는 인간도 참 어이없다.’“은별이가 이렇게 말했어.”“그래서 넌 그냥 믿었고? 아무런 의심도 없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제9화 사라졌으면
“채연서, 너 나한테 숨기는 게 너무 많은 거 아니야?”윤아율이 말했다. 목소리에는 단호함과 실망감이 담겨 있었다.나는 한숨을 쉬고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말이 맞았다.병실에 우리 둘만 남아 있었다. 나는 권사현이 가져다준 옷으로 갈아입고 아침 식사와 약을 챙겨 먹은 덕에 상태가 많이 좋아져 있었다.“친구라면서 나한테 아무 말도 안 하는 건 섭섭해.”“알았어. 뭘 알고 싶은데?”나는 체념하며 물었다.“우선, 그 차은별이라는 여자는 누구야? 내가 전에 권사현이랑 같이 있는 걸 봤던 여자가 차은별이지? 걔는 대체 왜 너희 집에 있었고, 권사현이랑은 무슨 사이야? 권사현 그 인간이 엄청 신경 쓰는 것 같더라.”나는 오늘 하루에만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또 쉬었다. 그리고 차은별이 권사현과 내 삶에 어떻게 끼어들었는지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가 나를 밀쳤다는 이야기와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은 의도적으로 빼놓았다.권사현은 나를 믿지 않았다. 증거 없이 이 문제를 계속 끌고 갈 수도 없었다. 결국 내 말과 차은별의 말 중 하나를 믿는 문제로 끝날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내 임신 소식은 아직 누구에게도 말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내 이야기가 끝나자 윤아율은 화가 나면서도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이제 어떡할 거야? 권사현 친구라고 해서 계속 귀찮게 굴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솔직히 나도 모르겠어. 차은별 씨 문제에서는 사현 씨도 남 같아. 그리고 차은별 씨는 사현 씨에 대해 나보다 훨씬 많이 알고 있어.”“이봐, 채연서 씨.”윤아율이 내 어깨에 다정하게 손을 얹으며 말했다.“그렇다고 해서 열등감을 느낄 필요는 없어. 걔네 둘은 20년이나 알고 지냈다며. 너보다 많이 아는 건 당연해. 뭐가 됐든 다 지나간 일이야. 차은별이라는 여자는 과거에 있고 너는 현재와 미래에 있어.”윤아율의 말에 내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완벽한 위로의 말을 찾아내는 그녀에게 참 고마웠다. 그녀는 이렇듯 나를 위로할 말을 잘 알고 있었다.“내 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제10화 여사친
부딪힌 상대를 올려다보니 젊은 남자였다. 그의 얼굴을 마주한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깊은 눈동자는 나를 빨아들이는 것만 같았고, 뚜렷하고 남성적인 이목구비도 잠시 말문이 막히게 했다.나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고개를 흔들며 서둘러 말했다.“죄송해요.”그의 휴대폰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뒹굴고 있었다.“그쪽 휴대폰인가요?”나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얼른 다가가 주워서 그에게 건넸다.“다행히 깨지지는 않았네요. 다시 한번 죄송해요.”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침내 입을 열었을 때는 미소를 띠고 있었다.“아니에요. 오히려 제가 사과드려야 할 것 같네요.”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제가 길을 보지 않고 부딪혔으니 제 잘못이에요.”그는 낮고 따뜻한 목소리로 부드럽게 웃었다.“그럼 비긴 걸로 해요. 저도 부주의 했으니까요.”그의 말투가 너무 매력적이어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저는 한지훈이라고 해요.”내가 그와 악수하려는 순간 윤아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서야! 너 그 새로 여기까지 온 거야?”나는 서둘러 손을 거두고 한지훈에게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윤아율을 향해 몸을 돌렸다.“미안, 잠깐 길을 헤맸어.”한지훈은 여전히 미소를 띠며 나를 바라보았다.“저쪽에 있던 사람, 권사현 씨 맞죠?”나는 곁에 있던 여자는 무려 친구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묵묵히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권사현의 명성을 생각하면 그를 알아본 것도 놀랍지는 않았다.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혹시 사현 씨를 만나러 왔어요?”“아뇨, 저는 그냥 여기서 당신과 마주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온 거예요.”나는 그의 말에 의아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무언가 더 말하기 전에 윤아율이 나를 끌어당겼다.“가자, 이제 돌아가야 해.”걸음을 옮기며 뒤돌아보니 한지훈은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미소는 부드럽지만 어딘가 알 수 없는 감정이 담겨 있었다.윤아율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물었다.“저 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15
Read more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