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양아치 청년들이 과일가게를 뒤지기 시작했다.신선한 과일들이 쏟아져 바닥을 나뒹굴었다.고일우는 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며 그들에게 애원했다.“제발 그만하세요. 이건 유일한 돈벌이 수단이란 말입니다….”말을 마친 그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대장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고개를 숙였다.과일가게마저 없어지면 유일한 생계 수단이 사라지는 것과 같았다.그에게는 아직 학교를 다니는 자식이 둘이나 있었다.“그러니까 돈 갚으면 이런 일 없을 거 아니야?”도형은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다가가서 고일우의 가슴팍을 걷어찼다.“돈 드릴게요. 제발… 우리 남편 때리지 말아 주세요!”고일우의 아내는 방으로 달려가서 꽁꽁 숨겨두었던 쌈짓돈을 꺼내 도형에게 가져다 바치며 애원했다.도형은 낚아채듯 돈을 가져갔다.그 모습을 본 고일우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질렀다.“그 돈은 안 돼요. 그건 우리 딸 재료비로 모아둔 건데… 제발 이틀만 시간을 주세요. 이틀 안에 돈 돌려드릴게요!”짝!도형은 다가가서 고일우의 귀뺨을 때리고는 호통쳤다.“돈 없으면 나가서 일이나 할 것이지 학교는 무슨!”그리고 이때, 고일우의 장녀인 고월영이 학교를 마치고 가게로 돌아왔다.소녀는 몰려온 빚쟁이를 보자마자 달려가서 부모님의 앞을 가로막고 싸늘한 목소리로 소리쳤다.“돈 챙겼으면 당장 꺼져!”도형은 그런 소녀를 싸늘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말했다.“돈이 좀 부족해서 말이지. 아니면 네가 오빠랑 갈래? 우리 형님 클럽에서 일하면 하룻밤에 20만 원은 쉽게 벌어. 네가 좀 더 열심히 하면 한 달에 천만 원도 문제없어. 그럼 네 아빠가 빚진 돈도 빨리 갚을 수 있고 얼마나 좋아?”말을 마친 도형은 소녀의 얼굴을 향해 손을 뻗었다.그는 청순한 외모에 볼륨감 있는 몸매를 가진 고월영을 탐낸지 오래되었다.‘나이도 어린데 발육은 아주 잘됐단 말이지!’고월영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도형의 손을 쳐내며 소리쳤다.“더러운 손 안 치워? 꺼지라고!”도형의 표정이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
한지훈은 싸늘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고는 용일에게 말했다.“깔끔하게 처리해!”“네!”대답을 마친 용일은 폭발적인 살기를 내뿜으며 도형 일행에게 달려들었다.용일의 무자비한 공격에 도형 일행은 반격 한번 못해보고 길바닥에 쓰러졌다.피가 사방으로 튕기고 비명소리가 난무했다.고일우와 고월영은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한지훈은 다가가서 고일우를 부축해서 일으키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말을 걸었다.“아저씨…”남자의 얼굴을 한참 뜯어보던 고일우의 얼굴이 충격과 기쁨의 감정으로 벅차올랐다.중년 남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확인하듯 그에게 물었다.“지훈… 이니?”“저예요, 아저씨. 저 돌아왔어요.”한지훈은 눈시울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이 세상에 강우연과 고운이를 제외하면 고일우는 그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었다.비록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가족보다 더 그를 아껴준 사람이었다.“지훈이 너구나. 너였어! 역시 살아 있었구나. 정말 다행이다….”고일우는 눈물을 쏟으며 거친 손으로 한지훈의 손을 잡았다.도형 일행을 해결한 용일은 묵묵히 가게 밖을 지켰다.한지훈은 고일우를 부축해서 의자에 앉히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마실 게 물밖에 없네.”고일우의 아내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생수 한 병을 건넸다.한지훈은 웃으며 그녀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감사해요, 아줌마.”고일우는 눈물을 닦고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그에게 물었다.“이제 돌아왔으니 앞으로 뭘 할 생각이냐?”한지훈이 아무 목적도 없이 돌아왔을 리 없다는 건 고일우도 눈치채고 있었다.입구를 지키고 있는 남자는 딱 봐도 일반인은 아니었다.이런 사람을 부하로 부린다는 건 한지훈도 이미 대단한 인물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한지훈은 솔직하게 생각을 털어놓았다.“아저씨, 저는 아저씨가 다시 한정그룹으로 돌아가서 저를 도와 회사를 관리해 주셨으면 해요.”“뭐라고? 나한테 회사를 맡겨? 하지만 한정그룹은 파산하고 다른 회사가 인수해 갔잖아?”고일우가 의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고월영은 저도 모르게 한지훈에게 시선이 갔다.얼굴도 잘생기고 성격도 좋아 보이는 남자였다.“우영은 이 구역의 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당신이 사라진 5년 동안 우리 가족들은 당신 때문에 수많은 모욕과 괴롭힘을 감당해야 했어요. 그런데 돌아오자마자 우영의 심복을 건드렸으니 당신이 가버리면 우영은 또 우리를 찾아올 거예요.”고월영은 저도 모르게 원망 섞인 목소리로 불만을 토해냈다.행복했던 가정이 한지훈 때문에 힘들게 살아가는 이 상황에 불만이 있는 건 당연했다.고월영은 아버지가 왜 빚까지 져가면서 한지훈을 찾아다녔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월영아, 오빠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너 어릴 때 지훈 오빠가 널 얼마나 예뻐했는데!”고일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딸을 나무랐다.한지훈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아저씨, 월영이 말이 맞아요. 저와 우리 가문이 아니었으면 아저씨가 지금 이 상황까지 오지도 않았겠죠.”“그걸 알면 됐어요.”고월영은 입을 삐죽이며 한마디 하고는 가게를 나가버렸다.“월영아!”고일우가 뒤에서 불렀지만 고월영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한지훈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화가 많이 나 보이는데 괜찮을까요?”고일우는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말했다.“아마 근처 술집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을 거야. 최근 몇 년 동안 내가 가족들한테 못할 짓을 많이 했지. 내가 아니면 월영이도 마음 편히 학교를 다녔을 텐데….”말을 마친 고일우는 뒤돌아서 눈물을 훔쳤다.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인 뒤, 멀어지는 고월영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고집이 강한 아가씨네!’그는 고일우와 몇 마디 나누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차로 돌아온 한지훈은 용일에게 말했다.“정도현한테 연락해서 우영이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봐.”“네.”지시를 받은 용일은 곧장 정도현에게 전화를 걸었다.호텔에서 지하세력 두목들과 식사 중이던 정도현은 용일의 번호를 보자마자 즉각 자리에서 일어서서 룸을 나가 전화를 받았다.“용일 선생, 이 시간에
그 뒤로 많은 인물들이 서랑 지역을 주목하게 되었다.일부 세력들이 장우연과 접선을 시도했지만 매번 거절당하고 쫓겨났다고 한다.그래서 지하세력 중에서 장우영의 평판은 좋을 수 없었다.하지만 서랑 일대에 완벽히 녹아들고 여러 재벌 세력들과 얽혀 있었기에 시내에 있는 지하세력들이 서랑 지역에 침투하기란 그리 쉽지 않았다.그래서 그들은 잠시 장우영을 무시하기로 했다.그런데 하필 이 시점에서 장우영이 한지훈의 심기를 건드렸을 줄이야.정도현의 눈빛이 서늘하게 빛났다.“용일 선생, 제가 지금 그리로 갈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한 선생을 건드렸으면 죽어야죠.”“빨리 좀 부탁드립니다.”용일은 담담하게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정도현은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룸으로 들어갔다.“자, 나한테 좋은 소식이 있어.”S시의 지하세력을 장관하는 핵심 인물들은 일제히 정도현에게 시선을 돌리며 물었다.“정 회장님, 무슨 일인데 이렇게 흥분하셨나요?”“정 회장님이 이렇게 기뻐하시는 모습은 처음 봅니다.”정도현이 웃으며 말했다.“자네들도 서랑 지역을 눈독들인지 오래됐잖아.”“서랑 지역이요? 장우영이 관리하는 그 일대 말씀이십니까?”한 두목이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회장님도 아시다시피 장우영 이놈은 그냥 미친놈이에요. 몇 번이나 사람을 보내 협력을 제안했지만 그놈은 우리 애들을 두들겨 패서 쫓아냈어요. 몇 년 전이었으면 당장 애들 데리고 놈의 목을 따러 쳐들어갔겠지만 현재의 서랑 지역은 요새와도 같습니다. 섣불리 건드리기 어려운 곳인데 위에서 무슨 소식이라도 내려온 겁니까?”“장우영 그놈 여러 재벌들과 친분이 있어서 건드리기 쉽지 않아요.”정도현이 웃으며 말했다.“자네들은 겁이 너무 많아. 지금 장우영이 아주 대단한 인물의 심기를 건드렸거든? 그분이 지금 서랑구에서 놈의 목을 따겠다고 준비하고 계셔. 우리한테는 기회라는 소리지. 숟가락이라도 얹고 싶으면 당장 나를 따라와!”사람들은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태도를 취했다.“회장님, 그게 사실인가요? 거짓
온몸에 문신을 두른 조폭들이 동시에 용일에게 달려들었다.용일은 가소롭다는 듯이 비웃음을 머금으며 달려오는 놈의 팔을 꺾어버렸다.십여 명의 조폭들은 제대로 된 반격 한번 못해보고 그대로 힘없이 바닥에 쓰러져 신음했다.“악! 내 팔!”“내… 내 다리… 다리가 부러졌어!”“저건 악마야….”십여 명의 문신 조폭들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눈앞에 선 용일을 바라보았다.그에게서 강력한 살기가 느껴졌다.한지훈은 여유 넘치는 보폭으로 안으로 들어와서는 바닥에 쓰러진 조폭들을 둘러보며 싸늘하게 물었다.“장우영 어디 있어?”그 말을 들은 조폭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흔들었다.“몰라. 형님은 여기 없어.”한지훈은 싸늘한 미소를 머금으며 가까운 곳에 있는 문신남의 무릎을 짓밟았다.순식간에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문신남이 처참한 비명을 질렀다.“악! 내 무릎… 그만해요. 말할게요. 말하면 되잖아요. 형님은 위층에 있어요.”문신남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피투성이가 된 자신의 다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한지훈은 곧장 엘리베이터로 직행했다.혼란을 틈타 조폭 중 한 명이 계단 입구로 도망쳤다. 놈은 곧장 맨 위층으로 향했다.그 시각, 위층 장우영의 사무실.안에는 비키니를 입은 업소녀들이 장우영의 주변에서 시중을 들고 있었다.상석에 앉은 장우영은 윗옷을 벗어 던지고 여자들과 노느라 여념이 없었다.그의 앞에는 팔에 석고를 두른 한 남자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직전에 한지훈에게 맞아 팔이 부러진 도형이었다.도형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형님, 이번 일은 형님이 꼭 나서주셔야 합니다. 그 자식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어요. 우리 애들도 대부분 놈의 손에 다쳤어요. 제가 보기에는 고일우가 불러온 용병 같아요.”장우영은 훌쩍이는 도형을 보자 짜증이 치밀었다.“사내 녀석이 울긴 왜 울어? 당장 일어서지 못해?”도형은 눈물을 닦고는 자리에서 일어섰다.“형님, 그 자식 보통내기가 아니에요. 시내의 조폭 세력 중에 누가 보낸 놈 같은데 우리 실력을 염탐하러 왔을
장우영이 고개를 들자 젊은 남자 두 명이 유유자적하게 안으로 들어섰다.둘에게서 느껴지는 강렬한 살기에 장우영이 인상을 찌푸렸다.뒤에 있던 도형은 두 사람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형님, 바로 저놈들입니다. 저놈들이 저와 우리 애들을 때려눕혔어요.”짝!장우영은 짜증스럽게 도형의 귀뺨을 치며 고함을 질렀다.“나도 눈이 있으니까 시끄럽게 떠들지 말고 저리 꺼져! 가서 애들이나 불러와.”도형은 고개를 푹 숙이고 얼굴을 가린 채, 핸드폰을 꺼냈다.장우영은 싸늘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고 눈앞의 용일과 한지훈을 노려보며 물었다.“너희들이 우리 애들 때렸어?”“맞아.”한지훈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천천히 장우영에게 다가갔다.장우영은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고는 말했다.“대단한 기세로군. 여기가 어딘지나 알고 쳐들어온 거니? 나 장우영이야. 누가 보냈는지나 말해.”한지훈은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연히 알지. 장우영이 관리하는 업소라며? 서랑구를 네가 관리한다지?”“알면서 내가 일하는 곳에서 난동을 부린 거야? 그것도 둘이서? 죽고 싶어?”장우영은 분노를 터뜨리며 고함쳤다.“누가 보냈는지 똑바로 대답하면 목숨은 살려주지.”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밖에서 어지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그 시각, 수십 대의 검은색 승용차가 천상 클럽 입구를 봉쇄했다.차 문이 열리고 안에서 칼과 야구방망이를 든 조폭들이 차에서 내렸다.백 명이 넘는 인원들이 클럽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더 장관인 것은 주변에서도 수많은 조폭들이 몰려왔다는 점이었다.그 시각 클럽 안에는 수십 명이 되는 장우영의 인력들이 한지훈과 용일을 포위했다.용일은 담담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고는 전투 태세를 취했다.한지훈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누가 보내서 온 게 아니라 너한테 볼일이 좀 있어서 왔어.”그 말을 들은 장우영은 크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말했다.“젊은 친구, 내가 너한테 뭐 빚진 거 있어?”“없지.”한지훈이 말했다.“그런데 왜 시비야? 게다
이어서 그는 폭소를 터뜨리더니 가소롭다는 듯이 그에게 말했다.“5년 전에 모든 걸 잃고 잠적했던 그 한지훈?”한지훈은 그 말을 듣고 분노가 차올랐다.“가진 게 아무것도 없으면서 혼자 여기까지 쳐들어온 거야? 그것도 고일우 그 무능한 노친네를 위해? 5년 전 한정그룹이면 대단했지. 그땐 나도 이 바닥에서 말단 직원에 불과했고. 네 명성은 나도 익히 들어서 알아.”“하지만 지금은 5년 전이 아니야. 한지훈 넌 그냥 아무것도 없는 폐급에 불과하다고. 어디 주제도 모르고 내 업소에 쳐들어와서 난리를 피워? 죽고 싶어?”장우영은 살기를 번뜩이며 분노에 차서 호통쳤다.“그러게요. 주제도 모르고 형님 업소까지 찾아와서 난동을 부릴 줄을 누가 알았겠어요?”옆에 있던 도형도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비아냥거렸다.그는 벌써 한지훈이 비굴하게 바닥에 무릎을 꿇고 살려달라 애원하는 모습을 눈앞에 보는 것 같았다.한지훈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도형을 바라보며 말했다.“팔 하나 부러뜨린 걸로는 성에 안 차는 모양이군. 넌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너 지금 뭐라고 했어? 죽고 싶어?”분노한 도형이 한지훈을 손가락질하며 고함을 질렀다.하지만!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아찔한 소리가 들려왔다.가만히 있던 한지훈이 갑자기 손을 뻗어 도형의 손가락을 꺾어버린 것이다.“악! 내 손! 이 미친 놈이… 이거 안 놔?”도형은 처참한 비명을 지르며 이마에 식은땀을 뚝뚝 흘렸다.“여긴 우영이 형 아지트야! 우리 형님이 보는 앞에서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다니! 우리 형님이 가만히 있을 것 같아?”“잔말 말고 꿇어!”한지훈은 섬뜩한 목소리와 함께 발로 도형의 무릎을 걷어찼다.털썩!도형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비명을 질렀다.“악! 내 무릎!”“형님, 빨리 저놈을 없애 버려요!”그 모습을 본 장우영도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감히 자신이 보는 앞에서 자신의 부하를 무릎 꿇리다니!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었다.“젠장! 당장 저놈 모가지를 비틀어 버려!”
“목숨을 취하는 자에게는 10억을 주겠다! 빨리 움직여!”“시… 십억? 비켜! 그 돈은 내 거야!”“죽여 버려!”순식간에 조폭들의 울부짖음 소리가 방 안을 뒤흔들었다.수십 명의 조폭들이 칼과 몽둥이를 들고 한지훈에게 달려들었다.쾅!용일은 순식간에 폭발적인 살기를 방출하며 놈들에게 주먹을 휘둘렀다.4성 천급 전신의 위력은 건물을 박살낼 기세로 적들에게 휘몰아쳤다.수십 명의 조폭들은 제대로 반격할 기회도 찾지 못하고 그 자리에 얼어버렸다.무시무시한 기운이 그들을 집어삼킬 것처럼 덮쳐왔다.섬뜩한 살기는 그들의 영혼까지 갉아먹을 것처럼 뼛속 깊이 공포를 심어주었다.장우영마저 흠칫하며 이마에 식은땀을 흘렸다.그는 멍한 표정으로 용일을 바라보았다.이 정도로 진한 살기는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었다.마지막으로 봤던 게 그가 만났던 지존급 인물 옆을 지키던 경호원이었다.그는 4성 천급 병왕의 실력을 가진 존재였다.장우영은 이 세상에 그 경호원을 쓰러뜨릴 수 있는 자는 몇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오늘 이 순간, 그는 그 경호원보다 더 진한 살기를 보게 되었다.용일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4성 천급 병왕 열 명을 집어삼킬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장우영은 머릿속이 하얘졌다.그는 그제야 자신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렸다는 것을 인지했다.이 둘이 죽어야 그가 목숨을 보전할 수 있었다.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부하들에게 소리쳤다.“멍하니 서 있지 말고 공격해! 200억! 놈들의 목을 취한 자에게는 200억을 주겠다!”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위엄 있는 호통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지금 누굴 죽이라고 한 거야? 장우영, 죽고 싶어?”입구를 지키던 장우영의 부하들이 바닥을 나뒹굴었다.시선을 돌려 보니 정도현이 검은 정장을 입은 조폭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정도현의 부하들은 순식간에 방 안을 꽉꽉 채웠다.그 시각, 천상 클럽 입구.수백 대의 검은색 승용차는 클럽의 모든 입구를 봉쇄했다.수백
안드레는 항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한지훈과는 전혀 승산이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끝까지 완강하게 반항한다면, 한지훈은 더욱 강경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유럽 전체는 슬픔에 빠지게 됐고, 수많은 사람들은 안드레의 안쓰러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더 이상 유럽을 지킬 사람도 없게 됐다. “한 선생님, 안드레 님께서는 이미 자결을 통하여 사죄하셨으니 이제라도 제발...”쿠러는 검을 찔려 죽은 안드레의 마지막 모습에,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안돼! 적어도 4분의 3의 목숨은 내놔야 돼!”이내 한지훈이 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곧바로 별빛이 쏟아졌다. 은빛 별빛에 비친 모든 무도 사람들은 순간 잿더미로 변한 채 공기 속에서 흩어지게 됐다. 마치 그들은 이 세상에 한 번도 나타난 적 없는 것처럼. 곧이어 한지훈은 한 손을 짊어진 채, 곧장 북쪽으로 향하여 영륜으로 향했다. 지금 이 순간 전 세계는 고요해졌다. 안드레가 자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아이고! 한때 2차 대전 정세까지 좌우하던 안드레가 한지훈 앞에서 자결까지 하며 사죄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했다니!”“한지훈 이 놈, 이번 기회에, 전 세계로 하여금 용국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끔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이번 사건으로 인해 발생한 사상자만 해도, 이미 수만 명이 넘어!”“그게 뭐 어때서? 그러게 누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나라들을 멸망시킬 의도를 보이라고 했어!”인터넷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하고 있었다. 특히 역외에 세력이 전혀 없는 일부 작은 나라들은, 이번 사건을 더욱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자신들의 나라에 역외 강자가 없어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한숨이 나오기도 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이 상황이, 자신들의 나라를 보호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 “이젠 한지훈이 영륜으로 가려 할 거야!”“영륜은 비록 작은
안드레는 생각했다. 지난번에 공해상에서 한지훈으로부터 미움을 사거나 용국 묘당으로부터 미움을 산 상황에 한지훈은 그저 무릎을 꿇고 절하는 것만을 요구했었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스스로 무릎을 꿇으면 한지훈이 더 이상 추궁하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 일단 유럽 다른 역외 강자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그는 오늘의 모든 것을 되찾을 기회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서 무릎을 꿇고 절하는 안드레의 모습에 한지훈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안드레, 그때랑 지금의 상황은 정말 달라. 그날, 너희들이 저지른 과실은 단지 용국의 명예만을 손상시켰을 뿐이야!” “하지만 오늘의 너희들은 감히 우리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하고 있지!”“내 눈에는, 네가 아무리 절을 해도 우리 용국 백성들의 목숨과는 비교할 수 없어!”한지훈의 차가운 목소리에, 유럽 전역 백성들은 모두 충격에 빠졌다. 안드레는 완전히 멍해졌다. 사실 그와 한지훈은 같은 일성 준 천신계 강자였다. 자신이 방금 보인 절은, 한지훈의 수원을 적어도 5년은 증가시킬 수 있었다. 게다가 한지훈에게 있어서 좋은 점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절이, 한 푼의 가치도 없다니? “한지훈! 너 사람을 그렇게 너무 업신여기지 마! 이번에 너에게 패배한 것은 단지 이곳에 처음으로 돌아온 역외 강자들일뿐이고, 앞으로 다른 역외 강자들도 계속해서 돌아올 거라는 거 명심해!”“안드레 선생님께서는 우리 유럽의 대표로서, 이미 매우 성실하고 정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넌 대체 뭘 또 어떻게 하려는 거야!”“어떻게 하냐고?”한지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희 유럽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전부 죽이려 하는데, 고작 절 한번 하는 거로 본인 마음 편안하게 하려는 거면 그게 맞는 것 같아?”“이 세상에 그렇게 쉬운 도리가 어디 있어! 차라리 내가 너희 유럽에 500개의 핵무기를 던지고 나중에 공개적으로 사과하라고 할까?”한지훈은 비웃음을 띤 얼굴로 아래쪽에 있는 쿠러를 바라보았
당시 미육과 연합하여 용국을 지원하자는 제안을 건넸을 때, 아무도 그의 얘기에 귀를 기울어주지 않았다. 그러니 이 상황에 그는 절대 나서며 말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레의 단호한 거절에 유럽 전체는 깊은 절망에 빠지게 됐다. “용국이랑 연락 닿았어? 뭐라고 해?”고위층 간부는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 “저희가 줄곧 최선을 다해 연락하고 있긴 한데, 용국 측은 그저 용각이 용국 국왕에게 보고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용각 측은 줄곧 응답이 없습니다!”중년 남자는 겨우 용기를 내어 대답했다. “뭐라고!”그 얘기에 고위층 간부는 책상 위를 탁하고 세게 내리쳤다. “그 놈들 대체 뭐 하자는 거야?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가장 우수한 인종이라는 걸 모르고 있는 거 아니야? 국왕이라는 사람은 어떻게 감히 한지훈이 유럽에서 우리를 학살하게끔 방임한 건지!”“용서 못해! 절대 용서할 수 없어!”그는 거의 울부짖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화가 나도 이 상황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쿠로, 이젠 너의 그 잘못된 선택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됐어. 당초 한지훈이 유럽을 찾아왔을 때, 내가 너희들더러 더 이상 용국을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했었지!”“적어도 태세가 조금이라도 좋아진 후에 다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았겠건만, 너희들은 기어코 내 말을 듣지도 않았어! 결국 한지훈은 지금 유럽으로 달려가고 있고!”“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역외 강자들은 뭐 하고 있어? 그렇게 입버릇처럼 떠벌리던 그 동맹국들은?”바로 그때 안드레가 들이닥쳤다. 안드레를 보자마자 쿠러의 표정은 마침내 좀 가라앉았다. “안드레, 지금 오직 너만이 세계 무도 연맹에 연락을 나눌 수 있어. 우리나라는 이젠 완전히 위기의 상황에 놓이게 됐는데 더 이상 좌시할 수는 없잖아.”쿠러는 급히 반갑게 맞이하며 본론부터 꺼냈다. 그러나 안드레는 쓴웃음만 보였다. “사실 이미 세 시간 전에 연락하긴 했어. 그들의 뜻은, 이번
유 씨 어르신과 양 씨 어르신의 침착함에 비해, 상황은 계속하여 들끓었다. 사실 천신급 강자가 이렇게 강한 다른 나라들에 침투해 마구 살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게다가 인구가 천만 명이 넘는 몇 개 대도시까지 전부 도살되었다. 이 소식에 전 세계는 크게 놀랐다. 그제야 사람들은, 용국이 수천 년 동안 세계 정상에 우뚝 선 것만큼 더 이상 건드릴 수 없는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나 용국에 정복된 많은 나라들은 더욱 깊이 새기게 됐다. 감히 자신보다 강한 자를 공격하려는 자는, 언젠다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거라고. 현재 수많은 나라 원수들은, 모두 세계 무도 연맹이 한지훈을 제재해 줄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이 방법이야말로 그들의 나라를 보전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세계 무도 연맹도 유독 평온한 태도를 보이며 모든 일을 묵인하고 있었다. 게다가 미육과 부상 천신계 강자들이 잇달아 참사하고 난 후, 세계 무도 연맹은 더 이상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도 않았다. 이 상황에 전 세계는 침묵에 빠지게 됐다. 필경 세계 무도 연맹은, 천도 맹약이 세속에 파견한 하나의 꼭두각시일 뿐이었다. 그러나 천도맹약이 역외 강자들을 돌아오게끔 만들어, 용국 백성들을 도살하려 한 의도는 이미 드러나게 됐다. 이 상황에 세계 무도 연맹이 소리를 내어 한지훈을 경고하게 되면, 정세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겠는가? 지금 이 순간, 용국의 해체를 꿈꾸던 국가 원수들은 하나같이 깊은 후회에 빠졌다. 만약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들은 결코 용국 해체 계획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곧이어, 한지훈이 부상 강자와 미육 강자들을 잇달아 참살하는 영상은 순식간에 인터넷에서 미친 듯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목격한 네티즌들은 그저 말문이 막혔다. 자신들의 나라가 이젠 완전히 끝났다는 생각에. 적지 않은 부상 젊은이들은 이 뉴스를 통해, 교토에서 발생한 모든 것을 알게 된 후 바로 스크린을 껐다. 그들 역시 이 모
그러나 노인이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하늘에는 순간 괴상한 빛줄기가 나타났다. “안돼!”노인은 큰 소리를 내며 어떻게든 막으려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빛이 지나치는 곳마다, 사람이고 가축이고 모두 사라지게 됐고 땅 위에는 피만 흐를 뿐이었다. 노인은 더 이상 망설일 겨를도 없이, 급히 손을 들어 한지훈의 오릉군 가시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그가 막아내기도 전에, 한지훈은 차가운 웃음을 보임과 동시에 번쩍하여 노인의 등 뒤를 노렸다. 이내 금빛이 반짝이는 장총 한 자루가 노인을 찔렀다.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노인이 미처 반응하지도 못한 채 적색 사냥용 장총에 맞는 순간을 목격하게 됐다. 그렇게 노인은 시체가 되어 바로 쓰러졌다. 방금 한지훈이 보인 일격은 매우 간단해 보이긴 하지만, 그 안에는 원의 오의가 포함되어 있었고 이는 노인으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이었다. 결국 노인은 반항할 기회조차 없이 총에 찔려 죽게 됐다. 뒤이어 한지훈이 손을 살짝 들자, 하늘에는 황금 노을이 뒤덮였고 무수한 살기가 이집트의 수도를 뒤덮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집트의 수도 전체는 온통 불바다가 되었다. 무종 고수든 일반 백성이든 무차별적으로 말살되었다. “너... 대체 왜 백성들까지 학살하는 거야!”한지훈이 한창 손을 쓰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한지훈에게로 날아왔다. “너희 이집트 강자들이 우리 용국 백성들을 학살하려고 한 이상, 나야 당연히 용국 백성들을 위해서라도 공정한 도리를 따져야지!”이내 한지훈이 다시 손을 흔들자, 몇 개의 도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잿더미가 되었다. 그리고 방금 나타난 노인은, 몇 리 밖으로 도망가기도 전에 눈썹이 뚫리게 되었다. 그렇게 또 한 명의 천신계 강자가 죽게 되었다. 이 상황에 중년 남자는 그저 주먹을 꽉 쥐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아무리 화가 난다 하더라도 한지훈이 멀리 떠날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여러 나라들이 도살되면서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한편
중년 남자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하늘에서는 갑자기 비할 데 없이 눈부신 은빛이 번쩍였고 온 하늘은 그 은빛에 휩싸였다. 은빛을 보아낸 중년 남자는 깜짝 놀랐다. 이내 급히 의자에서 일어나 밖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모두 전쟁 준비 태세로 들어가!"”그러나 그의 목소리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주위는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그저 눈앞에는 흰 빛이 지나가는 것만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사람이든 강철로 만든 무기든,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공기 속으로 흩어지게 된 것이다. 곧이어 긴 머리의 남자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것 같은 그 기운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중년 남자는 하늘에 떠오른 누군가의 그림자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바로 이때, 엄청나게 강한 기운이 다시 중년 남자의 뒤에서 느껴졌다. “누구야!”이는 한지훈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 “북양 왕, 한지훈!”한지훈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북양 왕, 여기는 엄연히 이집트의 수도인데 잘못 알고 찾아온 거 아니야? 천신계 강자라면 세속에 들어설 수는 있지만, 마음대로 살계를 열 수는 없지!” “우리 이집트의 수도까지 와서 뭘 하려는 거야!”이내 하늘에서는 한 노인이 느릿느릿한 발걸음으로 한지훈을 맞이했다. 한지훈은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 살계를 열면 안 된다는 거야? 그럼 너희 이집트 역외 강자들은 부상과 연합하여 우리 용국을 도살하려 했는데,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거야?”설마 고위층들은 맘대로 불을 질러도 되고, 백성들은 불을 지르지 못한다는 거야? 그런 말도 안 되는 게 어딨어! “흥! 그건 역외 강자들이 내린 결정이야. 네가 이미 이렇게까지 희생하며 용국을 지키려 한 이상 본분만 지켜! 당장 용국으로 돌아가고, 더 이상 다른 나라들과 갈등을 일으키지 마!”“너희 땅을 지키는 게 바로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직책이야!”노인은 한지훈을 안중에 두지도
그의 쓴웃음과 함께, 부상이 수십 년 동안 세웠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다. “가주님, 아직 저희에게는 숨겨진 핵무기가 두 개 더 있지 않습니까? 제가 봤을 때...”“뭐? 핵무기?”그 말에 직전 가주는 저도 모르게 탁자를 내리쳤다. 상대는 천신계 고수인데 핵무기로 상대한다고? 핵무기가 제대로 날아가 폭파하기도 전에, 부상에 있는 자신의 가문이 먼저 불똥을 맞을까 봐 두려웠다. “어리석은 놈! 그놈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천신계 강자 수법조차도 맘대로 되돌릴 수 있어. 만약 핵무기를 그놈에게 던진다면, 그건 그저 부상에 더 큰 공포를 조성할 뿐이야!” 직전 가주는 가문을 장악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또한 부상의 국권도 직전 가문이 손에 넣고 있었다. 그렇기에 요 몇 년 동안 겪은 풍파들에 대해 그는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는 정말 두려웠다. 한지훈 한 사람만으로 이미 부상을 피로 물들였는데, 만약 또다시 심기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그는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고,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비록 스스로도 20대 청년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지는 걸 인정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는 사실이었다.게다가 부상의 고수들 중, 한지훈의 손에서 죽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최신 정보에 따르면, 미육 쪽의 최고의 고수들도 방금 한지훈의 손에 죽게 됐고, 미육 전체의 사상자 수는 수천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건 얼마나 무서운 복수인가? 이 상황에 누가 감히 용국을 건드리고 한지훈을 건드리려 하겠는가? “가주님, 저희가 유럽 혹은 비육과 손을 잡는 건 어떤가요? 전 세계 고수들이 모두 한 곳에 모이게 되면 한지훈도 더 이상 피하기 어려울 거라 확신합니다!” 이때 직전 가문의 중요한 구성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유렵? 연합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해?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우린 그저 땅강아지일 뿐이야. 우린 그저 역외 다른 강자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어!”“아마 때가 되면...”그는 잠시 멈칫
순간 유럽 전체는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전에 역외 강자들이 돌아오기 전에도, 한지훈 홀로 유럽 4대 천신계 강자들을 도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유럽은 다른 열국 역외 강자들과 손을 맞잡고, 함께 용국을 멸망시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한지훈이 전혀 모를 리는 없었다. 그렇기에 한지훈의 보복이 유럽 전역을 피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다. 그 시각, 유럽 평범한 일가족의 한 노인은 이 소식을 접하고는 하늘을 우러러보며 깊은 탄식을 금치 못했다. 가족들은 떨리는 그의 손을 보아냈다. 다른 한편, 이들보다도 가장 먼저 소식을 접한 영륜 역시 같은 반응이었다. 그중에서도 한궁에 있던 한 백발노인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당장 가서 하드레이를 모셔와! 그렇지 않으면 우리 영륜이 아예 지구에서 사라질 수도 있어!”“캐럴 선생님, 제가 보기엔 이 소식의 신빙성이 너무 낮습니다. 그리고 설령 한지훈이 정말 그 역외 강자들을 죽였다 하더라도, 설마 그가 감히 국제 분쟁을 일으킬 수가 있겠습니까?”“그래서 전 굳이 하드레이 선생을 모셔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옆에 있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한 중년 남자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 국제 분쟁? 흥! 넌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나 본데, 연합국들은 이번에 용국 전체를 멸하려고 하는 거야! 네가 알긴 뭘 알아!”“만약 하드레이가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지훈은 단 한 시간 안에 얼마든지 영륜을 불바다로 만들 수도 있었을 거야!”백발의 노인은 이미 단단히 화가 났다. “하지만 하드레이 선생께서는 앞으로 3년 안에는 그 누구도 그의 청수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잖아요. 이 상황에 저희가 요청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게다가 한지훈이 뭐가 대단합니까. 하드레이 선생은 이미 삼성 지급 천신계 강자이고, 일단 하드레이 선생의 이름만 대기만 하면 한지훈은 아마 놀라서 도망갈 것입니다.”중년 남자는 여전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하드레이는 확실히 유럽에
그 순간, 부상 전체는 들끓게 됐다. 거의 모든 국민들이, TV 생중계를 통해 이 피 비린내 나는 장면을 보게 됐다. 무려 부상의 수많은 고위층, 그리고 무종 고수들이 잇달아 운명하게 된 것이다. 한편 직전 가문에는 나쁜 소식들만이 눈덩이처럼 굴러오게 됐다. 소식을 접한 직전 가문 가주의 표정은 극도로 어두웠다. 부상의 모든 고수들이, 모두 한 사람으로부터 죽임을 당하게 됐다. 심지어 근 30년 간 자취를 감춘 고수조차도 눈 깜짝할 사이에 격파당했다. 그렇게 짧디 짧은 몇 시간 내에 부상 각지 고수들은 거의 전부 살해되었다. 게다가 국주의 황궁조차도 순식간에 평지로 옮겨지게 됐다. 그래도 다행인 건, 국주는 그 무렵 지하실에서 하인들과 밀정을 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부상의 정신적 우상인 국주조차도 참살당했을 것이다. 한편, 각국 역외에서 돌아온 강자들이 용경에서 한지훈 한 사람에 의해 전부 격살당했다는 소식이 아주 빠르게 퍼지게 됐다. 이 순간, 세계 각지는 모두 지옥과도 같은 적막에 빠지게 됐다. 그 시각 미육의 한 우림 속에서는, 하늘을 찌를 듯한 큰 나무 아래 수수한 옷차림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사실 이 우림은 미육의 금지 구역이었다. 그 이유는, 노인이 줄곧 이곳에서 자연의 힘을 깨닫고 있었기에 일단 이 구역에 들어서는 모든 사람들을 침입자로 간주하여 격살하고 있었다. 노인은 어느새 천신계의 천기가 온몸을 감싸며, 자신에게도 드디어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그리고 그의 머리 위에는, 오색구름 덩어리가 모여 있었는데 이는 마치 그가 곧 새로운 길을 개척할 거라는 것을 의미하는 듯했다. 바로 이때,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한 중년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와 당황한 표정으로 보고했다. “선생님, 큰 일 났어요. 저희 미육 역외 강자들이, 용국의 한지훈이라는 사람의 손에 죽게 됐다고 합니다!”남자는 말하면서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 그의 뒤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따랐는데,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