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사랑
금야
내 남편 정도원은 구조대 대장이었다. 내가 동굴에 갇혀 늑대들의 공격을 받을 때, 미친 듯이 그에게 전화를 했지만, 정작 남편인 그 사람은 오히려 한 번 또 한 번 내 전화를 끊었다.
불더미가 다 타는 것을 보며 늑대들은 점차 날 접근했다. 이때 나의 남편은 나에게 전화를 하며 비난했다.
“너 왜 자꾸 내 시간을 낭비하려는 거야? 밖에 있을 때 난 구조대 대장이지, 네 남편이 아니라고!”
분노의 말소리와 함께 간드러진 여자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도원아, 내 팔이 긁혀서 피가 나고 있단 말이야. 나 병원에 데려다줘.”
그 목소리는 나에게 있어 너무나도 익숙했고, 바로 내 남편의 첫사랑이었다.
하은지는 자신의 남편이 죽은 뒤, 거머리처럼 내 남편에게 달라붙기 시작했고, 정도원은 그런 그녀와 거리를 두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몰래 바람을 피웠다.
절망 속에서 난 전화를 끊으며 다시 떨리는 두 손으로 119에 구조를 요청하려 했다, 그러나 이 순간, 가장 앞에 있던 늑대가 날 덮쳤다.
내가 쓰러지자, 다른 늑대들도 저마다 미친 듯이 날 향해 덮쳐왔다.
난 발버둥을 칠 기회조차 없었고, 순식간에 갈기갈기 찢어졌다. 의식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난 힘겹게 고개를 숙이며 자신의 배를 바라보았다.
“아가야, 엄마가 널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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