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라! 만약 서라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그땐 네가 모든 책임져야 할 거야!”구연준은 어두운 얼굴로 날 향해 경고했고, 깊은 분노와 실망이 가득 찬 눈빛을 남긴 후 자리를 떠났다. 나는 한동안 무표정하게 서서 구연준의 그 표정을 머릿속에 되새겼다. 한때 나를 그토록 사랑한다고 맹세했던 사람이, 이제는 나를 한낱 가해자로 몰아세우고 있었다.‘구연준... 언제부터 저렇게 변한 거지?’ ‘언제부터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변한 거냐고.’ 이 모든 것이 끔찍한 악몽처럼 느껴졌다.나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채,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져 허우적거렸다. “언니, 괜찮아요?” 나는 다급하게 다가온 채유리의 걱정스러운 얼굴에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런 쓰레기 같은 인간들 때문에 내가 흔들릴 필요가 있을까?’‘아니, 절대 그럴 필요 없어.’나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다시 책상으로 돌아가 업무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점심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바로... 장수현.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전화를 끊었지만, 몇 분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강해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순간, 불안한 기운이 스며들며 머릿속을 스쳤다.‘설마, 강서라가 버티지 못하고 죽은 걸까?’ 한참을 망설이던 나는 결국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귀청이 터질 듯한 강해성의 고함이 쏟아졌다. [강해라! 네가 그러고도 사람 새X야?!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몸도 약한 애를 밀쳐서 넘어뜨리다니!!] 나는 한숨을 내쉬며 핸드폰을 귀에서 잠시 떼었고, 강해성이 화를 다 쏟아내도록 가만히 기다렸다가 무심하게 말했다.“제 사무실에 CCTV가 있으니, 그것부터 보고 판단하시죠.” 사실, 나는 CCTV를 보여줘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 사람들은 애초에 진실에는 관심이 없고, 그냥 나를 비난한 구실이 필요할 뿐이니 말이다. 역시나, 강해성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언했다.[중요한 건 네 동생이 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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