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리, 이 일은 언니 잘못인데 왜 이 사람을 때리십니까?”안정미는 속으로 임우진을 몹시 원망했다. 임우진이 양진아와 고정수가 단둘이 한 방에 있는 것을 보고도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양진아를 감쌀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나리는 대체 뭔 생각을 하는 거야? 정상적인 남자라면 이런 상황을 보고 분노해야 하는 게 아닌가? 맞아야 할 사람은 양진아지.’안정미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 불명예를 양진아에게 뒤집어씌워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 모두 임우진의 분노를 감당해야 할 것이다.“나리, 전 그런 적 없습니다.”양진아는 다급히 임우진의 옷깃을 붙잡고 가련한 표정을 지었다.“고정수가 갑자기 쳐들어와서 이상한 소리를 하길래 나가라고 했더니 전혀 듣지 않더라고요.”“양진아, 네가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일 줄은 몰랐어. 난 너한테 마음을 주었건만 내 출신이 싫다고 날 버리고 다른 사내한테 붙어먹어?”고정수는 안정미의 손을 잡고 일어서더니 입가의 피를 닦고는 양진아를 무섭게 노려보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나리, 양진아가 저한테 이곳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저런 탐욕스럽고 속물인 여인한테 절대 속아선 아니 됩니다.”임우진은 양진아의 손을 잡고 고정수를 비웃었다.“네 그 더러운 입에서 그래도 진실이 나오긴 하는군. 탐욕스럽고 속물이면 어때서? 너도 예전에 안씨 가문의 여식이 눈에 차지 않아 진아한테 잘 보이려고 하지 않았느냐? 진아가 너의 본모습을 알아보고 나한테 시집왔는데 어디서 이래라저래라하는 것이냐?”쿵.‘알고 있었어?’방 안에 있던 세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임우진에게 향했다.“나리, 말조심하십시오. 저와 진아의 혼인은 양가 어른들의 허락을 받은 것입니다.”고정수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임우진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양진아조차도 이 상황이 믿어지지 않았다. 만약 임우진이 알고 있었다면 전생에 고정수가 그녀를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이 그녀뿐이었단 말인가?“허.”임우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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