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딴 식으로 말할 거면 승은 제후 저택으로 돌아가세요!”임우진은 양진아를 든든하게 지켜주면서 싸늘한 눈빛으로 임현주를 쳐다봤다. 그의 눈가에 혐오의 뜻이 가득 담겼다.“진아는 저랑 정정당당하게 혼인한 사이이자 장차 제후 저택의 주인이 될 사람입니다. 누이 따위가 함부로 삿대질할 자격이 없다는 말입니다.”임현주는 입이 쩍 벌어졌다. 그저 까칠하게 몇 마디 한 거로 동생이 이렇게까지 화낼 줄이야.그녀는 냉큼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다.“흐엉, 어머니! 우진이 좀 보세요. 제가 몇 마디 한 거로 이렇게까지 화내는 게 맞습니까?”“정말이지 확 죽어버리고 싶습니다.”“그럼 가서 죽든가!”임우진은 양진아와 함께 문밖을 나섰다.“어머니, 아버지, 앞으로 누이가 또 집에 온다고 해도 저희는 부르실 필요가 없습니다.”“거기 서지 못할까!”이선화는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원수 같은 두 자식을 낳아서 단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임우진은 온몸에 한기를 내뿜으며 마치 전혀 못 들은 것처럼 계속 걸어 나갔다.이에 양진아가 한숨을 내쉬고 그의 손을 잡아당겼다.“서방님, 어머님이 부르시잖습니까?”임우진이 시부모님 앞에서 자신을 보호해준 건 무척 고마운 일이지만 이대로 신랑과 함께 가버릴 순 없었다.임현주는 임우진의 누이이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임우진이 아무리 화를 낼지언정 양진아는 절대 똑같이 해선 안 된다.그가 걸음을 멈추자 양진아가 나지막이 말했다.“어머님, 아버님이 아직 안에 계시잖습니까? 이대로 가버리면 저는 앞으로 무슨 면목으로 어머님을 마주하겠습니까?”그제야 임우진은 화가 좀 가라앉아서 그녀와 함께 몸을 돌렸다.이선화는 좀 전보다 화가 풀린 아들을 보더니 재빨리 말했다.“우진아, 현주가 진심으로 그런 건 아니잖아. 얘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게 어디 하루 이틀이야?”그녀는 말하면서 임현주를 따끔하게 노려봤다.“얼른 진아한테 사과하지 못할까!”임현주는 입술을 꼭 깨물고 내키지 않는다는 식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대충 얼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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