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지중지하는 지네를 남기고 가라니 김사도의 입가에 경련이 일었다.“넌 파군을 쓸 일도 없는데 왜 굳이 데리고 있으려는 거야?”“그걸 네가 어찌 알아?”온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도 저 녀석의 독을 연구하고 싶다고.”“알았어.”김사도는 마지못해 대답했다.“이제 나 좀 풀어줘야지?”온사는 등을 돌려 나무통에 있는 지네를 공간에 들여보낸 후, 추월에게 눈빛을 보냈다.추월이 다가와 장검으로 김사도를 묶고 있는 밧줄을 끊었다.드디어 자유를 되찾은 김사도는 밧줄을 벗어던지고 뻐근한 손목과 발목을 문질렀다.“독벌레는 내가 가진 게 좀 있어. 거미, 전갈, 불개미도 있고. 어떤 걸 원해? 지금은 줄 수 없고 다음에 올 때 가지고 올게.”“다 줘.”온사는 주저없이 말했다.김사도는 눈을 부릅떴다.“정말 전혀 사양을 안 하네. 그 많은 독충을 먹여 살릴 방법은 있고? 그것들에게 네가 당할 수도 있는데?”온사는 미소를 지으며 싸늘히 대꾸했다.“그건 네가 상관할 바가 아니야.”“내가 뭐 너 걱정해서 그러는 줄 알아? 그렇게 자신만만하다가 충독에 당해 죽을까 봐 그러지. 그럼 나도 또 해독제를 연구할 사람을 새로 찾아야 하잖아.”김사도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그건 걱정 마. 내가 죽으면 너와 온모 먼저 죽이고 죽을 거니까. 그러니 네가 다른 사람을 찾아갈 일은 없어.”그녀를 도와 진실을 파헤치거나, 죽음을 기다리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의미였다.분명한 협박에 김사도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알았어, 알았어. 내가 사람 시켜 좀 알아볼게.”말을 마친 그는 온사의 주방을 떠났다.환각제 밭을 지날 때, 김사도는 한송이 챙겨갈 생각으로 손을 뻗었다.그러자 등 뒤에서 온사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너 내 약초 건드리면 난 네 파군의 배를 가를 거야.”김사도는 순간 손을 내렸다.“참, 쪼잔하긴.”“누가 쪼잔해? 넌 도둑놈이야. 추월, 당장 저놈을 발로 차서 내쫓아 버려!”“야, 야! 하지 마. 내가 갈게!”김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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