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여승이 된 나에게 무릎꿇고 돌아오라고 비는 오빠들: Bab 221 - Bab 230

265 Bab

제221화

온모에게 충분한 양의 수면제를 먹이고 그녀의 눈코입을 모두 봉인한 온사는 팔다리까지 꽁꽁 묶어서 자신의 옥패 공간에 던져넣었다.비록 자신만의 신성한 공간에 온모를 들여놓는 게 껄끄럽긴 하지만 김사도가 찾을 수 없는 곳은 여기뿐이었다.온사는 온모를 공간의 작은 오두막에 두었다.앞으로는 매일 끄집어내서 물과 음식을 주고 다시 던져넣기로 했다.모든 준비를 마친 후, 온사는 공간 안의 약재를 놓아둔 곳을 찾았다.이곳에 보관했던 약재들은 이미 구조 물자와 함께 금주에 기부했다.금주에 비가 내리긴 했지만 자연 재앙이 가져온 후유증은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약재들은 모두 흔히 쓰이면서도 효과가 좋은 것들이니 금주의 백성들에게 주기에 안성맞춤이었다.뒤돌아선 온사는 넓게 펼쳐진 자신의 보물창고, 약초밭을 바라보았다.희귀 약초를 땄던 곳에 영기가 깃든 냇물을 부었더니 아니나 다를까 다시 자라났다.그녀는 두 개의 선물을 준비할 생각이었다.하나는 사부에게, 또 하나는 북진연에게 줄 것이다.추월에게도 뭐 하나 주고 싶었지만 약재들이 그녀에게는 큰 쓸모가 있을 것 같지 않았다.그래서 온사는 추월의 선물은 따로 준비하기로 했다.그녀는 약재 백과서를 들고 느긋하게 약초 밭을 누비며 정성 들여 고른 끝에 드디어 마음에 드는 두 가지를 선택했다.하나는 백년 영지였다.온사는 심혈을 보강해 주고 심열을 내리는 약효가 있는 그것을 막수에게 선물할 생각이었다. 의술을 배운 후에야 그녀는 사부가 심장이 약간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정작 의사인 막수 본인은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는데 온사는 제자로서 당연히 스승을 챙기고 싶었다.비록 큰 병은 아니지만 나중에 사부가 연세가 들면 이런 작은 질병도 큰 위협이 될 수 있었다.온사가 백년 영지를 선택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다른 하나는 심신의 안정과 원기 보양에 좋은 회춘초로 골랐다.비록 섭정왕이 원기 보양까지는 필요 없더라도 심신의 안정을 지켜주는 약효가 있으니 회춘초가 가장 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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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그녀가 제대로 본 게 맞다면 안에 든 것은 백년 영지였다.온사는 웃으며 말했다.“사부께서 저에게 잘해주셔서 저도 좋은 것을 선물하고 싶었답니다.”그녀는 자신의 걱정을 막수에게 전했다.“영지가 어떤 효능을 가졌는지는 사부님도 잘 아시잖아요. 저는 줄곧 사부의 병이 걱정이었답니다. 그래서 이걸 선물하는 거예요. 괜찮다고만 넘기지 마시고 신경 써서 치료했으면 해요.”막수가 만약에 적극적으로 치료했었다면 이 정도 잔병은 진작에 나았을 것이다.온사는 선물의 귀중한 정도보다 제자로서의 걱정과 관심을 전하고 싶었다.잠시 침묵하던 막수는 병치료를 미루고 있었던 까닭에 대해 입을 열었다.“네 어미가 그렇게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 후에 난 한동안 상심에 빠져 있었단다. 그러다가 심병까지 얻게 되었지. 치료를 안 했던 건 치료하고 싶지 않아서였어.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나를 관심하고 걱정해 주는 제자도 있으니 제대로 치료를 해보마.”말을 마친 막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그녀가 이렇게 환한 미소를 지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온사는 적잖이 놀랐다.사부와 어머니 사이의 관계는 그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깊었던 것 같았다.그리고 사부가 어머니의 죽음에 비통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을 줄은 전혀 몰랐다.온사는 예전에 독점욕을 느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사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녀를 자신의 아이처럼 아끼고 사랑해 주고 있었다.“사부님, 사부님께서 어머니의 죽음에서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걸 어머니가 아신다면 분명 속상해하실 거예요.”“그러니 치료 잘해요. 앞으로 제가 오래오래 사부님 곁에 있을게요.”그 말을 들은 막수는 드디어 결심을 내렸다.“그래, 그래야지.”사부의 방에서 나온 온사는 북진연에게 줄 선물을 들고 처음으로 섭정왕부로 향했다.출발하기 전, 그녀는 먼저 서신을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잠시 후, 섭정왕부의 하인이 마차를 끌고 수월관으로 왔다.마을 주민의 차를 얻어타고 가려던 온사는 주저없이 마차에 올랐다.두 시진 후,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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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회춘초요?”임자부는 고개를 번쩍 들고 온사를 바라보며 환호를 질렀다.“되죠! 당연히 도움되죠!”그는 격앙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지난번에 성녀 전하께서 왕야께 백년 자령지를 선물하셨지요. 이제 왕야의 치료에 필요한 희귀 약재가 두 가지 남았는데 그 중 하나가 회춘초입니다!”‘이런 우연이?’온사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임자부는 계속해서 물었다.“그런데 갑자기 그 얘기는 왜요? 혹시 성녀 전하께서 회춘초를 갖고 계신가요?”온사가 말했다.“제게 회춘초가 하나 있기는 합니다. 지난번에 섭정왕께서 저를 금주까지 호송해 주시고 수차례 위험으로부터 저를 지켜주셨기에 감사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그녀는 나무 상자를 임자부에게 건넸다.임자부는 급급히 상자를 열고 내용물을 확인했다. 아니나다를까, 회춘초가 안에 들어 있었다.딱 봐도 백년은 족히 넘어 보이는 귀한 약재였다!임자부는 환호를 질렀다.“잘됐어요. 너무 잘됐습니다! 왕야의 처방전에 꼭 필요한 희귀 약재를 또 하나 구했네요! 성녀 전하께서 회춘초를 갖고 계실 줄은 알았습니다. 고요, 내가 뭐랬나? 내 말 맞았지?”온사는 순간 흠칫하며 임자부에게 물었다.“임 의원께서는 내가 회춘초를 갖고 있다고 어떻게 확신하셨나요?”임자부는 기쁨에 들떠 온사의 표정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는 허허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지난번에 갖고 오신 백년 자령지 때문이죠. 제가 이 코가 아주 개코거든요. 약재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아요. 지난번 백년 자령지를 보고 회춘초의 냄새를 맡았습니다. 진하고 오래 감도는 향은 백년 회춘초가 틀림없다고 생각했죠!”임자부는 고개를 번쩍 들고는 의기양양하게 자랑하듯 말했다.하지만 정작 온사는 가슴이 철렁했다.강한 불안감이 그녀를 엄습했다.고마워서 선물한 약재가 단서를 남길 줄은 꿈에도 몰랐던 일이었다.옥패 공간에서 회춘초는 백년 자령지의 옆에서 자라고 있었다.옥패 공간 내부에 영기가 감돌고 있어서 희귀 약재들은 환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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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전하께 너무 감사하네요. 여러분도 이 많은 걸 찾아오느라 고생하셨어요.”북진연은 그녀가 정원에 심은 약초들을 보고 그녀를 위해 뒷산까지 약초밭으로 개간해 주었다.그리고 약재 씨앗을 찾아봐 주겠다고 하더니 그 약속을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었을 줄은 몰랐다.존귀하신 섭정왕 전하께서 한낱 승려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실행에 옮겼다고 생각하니 온사는 그의 마음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비록 북진연에게 회춘초를 선물한 행위가 자신의 정체를 탄로나게 할 위험도 있지만 별채 정원에 가득 채워진 씨앗과 묘목들을 보자 그녀는 갑자기 괜히 후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섭정왕은 한 번도 그녀에게 과분한 요구나 선 넘는 행위를 한 적 없었다.솔직히 온사의 주변에서 그녀를 이렇게까지 도와준 사람은 섭정왕이 유일했다.이런 생각을 하니 온사는 초조함이 순식간에 사라졌다.“성녀 전하!”임자부는 잔뜩 들뜬 얼굴로 온사에게 달려오더니 말했다.“전하께서 의술을 공부하고 계신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소인의 처방 한번 봐주시겠어요? 아주 신묘하지 않나요?”임자부는 종이 한 장을 온사에게 건넸다.고요가 미처 그를 말릴 틈도 없이 벌어진 일이었다.온사는 흠칫하더니 이내 침착하게 임자부의 손에서 처방을 받아 위에 쓰인 약재들을 꼼꼼히 읽어보았다.“임 의원의 의술은 참으로 절묘하군요. 심신 안정에 좋은 약재를 아주 잘 배합했어요.”“당연하죠! 저 임자부는 이 나라의 의성입니다. 심신미약 정도야 저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죠!”임자부는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치며 말했다.의성이라는 말에 온사는 놀란 눈으로 임자부를 바라봤다.“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그 유명한 의성이 당신이었나요?”“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표정은 좀 과장된 것이긴 합니다만.”임자부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하마터면 저승길 갈 뻔한 녀석을 구해준 적은 있죠. 그 일로 소문이 그렇게 나서 그렇지 죽은 자는 못 살린답니다.”그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죽은 사람 살리는 건 신선이나 가능한 거죠. 제가 무슨 수로 그런 능력을 가졌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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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그녀는 짐짓 모르는 척하며 무심한듯 물었다.“여기 동그라미를 친 약재가 있는데 이건 무슨 의미인가요?”임자부가 말했다.“별거 아니고요. 이것들은 아직 구하지 못한 약재들입니다. 사실 다른 약재들은 그나마 구하기 쉬운데 이 서홍화는 어디 가서 구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더군요.”서홍화 얘기를 꺼내는 임자부의 표정이 제법 무거웠다.온사는 요동치는 감정을 감추려 시선을 내렸다.서홍화를 그녀는 갖고 있었다.그녀는 겉으로는 담담한 표정으로 임자부에게 물었다.“서홍화는 뭐에 쓰이는 약재인가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서요.”그러자 임자부의 눈빛에 실망이 스쳤다.그는 이내 표정을 수습하고 온사에게 말했다.“사실 저희도 서홍화는 직접 본 적이 없습니다. 소인은 조상님들이 물려주신 고대 서적에서 발견했지요. 비록 어디에서 자라는지는 적혀 있지 않지만 그것의 효능에 대해서는 아주 상세하게 쓰여 있었습니다. 심신 안정에 탁월한 효능이 있는 약재이지요. 그리고 제가 처방에 쓴 다른 약재와 결합하면 신기한 효능을 낼 수 있고 왕야의 병을 완치할 수 있습니다.”그 말을 들은 온사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고대 서적에서 본 거였구나. 서홍화의 진짜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겠네.’그렇다면 서홍화의 향이 어떤지 아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임자부에게 들킬 염려도 없었다.하지만 괜히 마음에 걸리는 게 있었다.‘서홍화가 섭정왕 전하의 병을 완치할 수 있다고?’그렇다는 건 그것이 섭정왕에게는 아주 중요한 물건이라는 의미였다.만약 구하지 못한다면 그는 평생 고통받아야 하는 걸까?온사의 머릿속에 고통스러워하는 북진연의 얼굴이 떠올랐다.그녀는 처방전을 손에 꽉 쥐고 서홍화의 이름을 힘주어 빤히 바라보았다.저도 모르게 죄책감이 들었다.백년 자령지와 회춘초도 선물했지만 아무도 보지 못하고 고대 서적에나 나온 약재를 선물한다면 분명 누군가의 의심을 살 것이다.어디서 났냐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할까?온사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안 돼, 그건 절대 선물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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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온사는 도박을 할 수 없었다.그녀는 죄책감을 못 이겨 도망을 택했다.“죄송해요. 갑자기… 해야 할 일이 떠올라서 이만 가볼게요. 다음에 또 올게요!”온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마치고는 도망치듯 북진연의 옆을 지나쳤다.북진연은 순간 당황해서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고개를 돌렸을 때 온사는 이미 문밖으로 사라진 뒤였다.“사태?”그는 곧이어 뒤쫓아갔다.온사는 이대로 곧장 수월관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뒤쫓아온 북진연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사내는 당황한 얼굴로 그녀에게 물었다.“왜 그러시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요? 왜 나한테 죄송하다고 하는 거요?”“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 일도 없었어요. 정말 급히 해야 할 일이 있어서 그래요! 돌아가야 합니다. 이만 보내주세요!”온사는 그를 지나쳐 도망가려고 했다. 북진연은 그녀의 앞을 재차 가로막고 말했다.“알겠소. 꼭 돌아가고 싶다면 그렇게 하시오. 하지만 그 전에 내 말 좀 들어보겠소?”북진연이 너무 진지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어서 순간 온사는 거절의 말을 할 수 없었다.북진연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어 흐트러진 그녀의 머리카락을 정돈해주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래듯 말했다.“방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묻지 않겠소. 그건 사태가 나한테 말하고 싶으ㄹ 때 말해주시오.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괜찮소. 이따가 사람을 붙여줄 테니 마차를 타고 안전하게 수월관으로 돌아가시오. 가서 푹 쉬고 내일 내 다시 보러 가겠소.”온사는 입만 뻐금거렸다.북진연은 정색해서 말을 이었다.“거절은 받지 않겠소.”결국 온사는 입을 꾹 다물고 북진연의 마차에 탔다.마차 안에는 온갖 물품이 들어 있었다. 아까 타고 올 때는 안 보였던 담요와 간식들, 그리고 손난로도 있었다.아직은 초가을이지만 그녀가 감기라도 걸릴까 우려한 북진연이 준비해 준 물건이었다.이런 세심한 배려에 온사는 더더욱 괴로웠다.가는 길, 그녀는 멍하니 손난로만 바라보고 있었다.한편, 북진연은 음침한 얼굴을 하고 내전으로 돌아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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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그 말을 들은 북진연은 어렴풋이 짐작 가는 게 있었다.그는 더욱 싸늘해진 얼굴로 호통쳤다.“내 그 일을 다시 입에 올리지 말라고 그렇게 당부했거늘!”임자부가 다급히 말했다.“억울합니다, 왕야. 제가 먼저 얘기한 거 아닙니다. 성녀 전하께서 마침 회춘초를 가져왔더라고요. 먼저 물어본 것도 성녀 전하입니다.”음침하게 굳은 북진연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임자부는 저절로 식은땀이 났다.북진연은 고개를 돌려 고요에게 눈빛을 보냈다.고요는 긴장한듯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성녀 전하께서 먼저 얘기 꺼낸 것은 맞습니다. 오늘 약재를 왕야께 선물한다고 오셨더라고요. 그런데 하필 그 약재가 왕야께 꼭 필요한 회춘초였습니다.”이는 임자부나 그가 예상하지도 못했던 것이었다.사실 고요가 어느 정도 방관한 것도 있었다.안 그래도 처음에 성녀가 섭정왕에게 희귀 약초인 백년 자령지를 보냈을 때부터 그들은 혹시 회춘초도 갖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었다.백년 자령지를 보고 임자부는 성녀가 회춘초를 갖고 있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었고 고요도 임자부와 같은 마음이었다.하지만 섭정왕은 절대 말 꺼내지 말라고 그들에게 주의를 주었다.성녀가 처음 섭정왕부를 방문하면서 마침 회춘초를 선물로 가져온 것은 그들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다.게다가 희귀하디 희귀한 백년 된 회춘초였다.그들은 오랜 시간 찾아다녔지만 단서조차 찾지 못한 약재 두 가지를 성녀가 선물이라고 가져온 것이다.너무 쉬운 전개에 그들은 참지 못하고 성녀에게 혹시 서홍화도 갖고 계신지 묻고 싶었다.갖고 있지 않더라도 적어도 들어보거나 본 적이 있다고 해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임자부도 그냥 정보를 알고 싶었을 뿐이었다.그런데 너무 지나쳐서 성녀가 도망간 것이다.고요에게 자초지종을 들은 북진연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너희는 성녀가 이런 진귀한 약초를 두 가지나 내놓으면서 한 번도 외부에 판 적 없는 게 왜인지 생각을 안 해봤느냐? 그랬다는 건 성녀는 자신이 희귀 약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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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북진연은 손을 휘휘 저었다.비록 화는 나지만 임자부와 고요를 벌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너희도 나를 걱정해서 한 일이니 이번은 그냥 넘어가겠다. 앞으로는 절대 이런 일 없어야 할 것이다.”그는 내일 온사를 찾아가서 자초지종을 설명하기로 했다.이 두 멍청이를 보낸다면 또 무슨 오해가 생길지도 모르는 일이었다.고요와 임자부도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북진연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오늘 밤 둘 다 가서 약초 씨앗을 포장하도록 해. 다 포장하지 못하면 오늘 밤은 잘 생각하지도 마!”고요와 임자부는 곧바로 기죽은 얼굴로 답했다.“예, 전하.”섭정왕부에서 부랴부랴 약초 씨앗을 포장하고 있을 때, 진국공 저택 역시 부산스러웠다.“찾았어?”“못 찾았어요. 전혀 아무런 단서도 없어요!”“산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는데 아무런 단서도 없다니!”반달 동안 진국공 저택은 완전히 아수라장이 되었다.반달 전 해독제를 먹고 깨어난 온자월은 자신이 평소에 그렇게 아껴주었던 여동생이 자신에게 치명적인 독을 먹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온모가 압박을 못 이기고 해독제를 내놓지 않았더라면 아마 오라비를 독살한 죄명은 온사에게 돌아갈 것이고 온자월 자신도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이 사실은 온자월에게 크나큰 충격이었다.그는 홧김에 허약한 몸을 끌고 온모의 처소로 갔다.왜 오리구이에 독을 넣었으며, 왜 그걸 자신에게 먹였는지, 그리고 왜 온사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했는지 따질 생각이었다.분명 가장 순수하고 선하다고 생각했던 막내가 이런 악랄한 짓을 벌였다는 것을 그는 믿을 수 없었다.하지만 실망감을 안고 온자월이 온모의 방 문을 열었을 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그렇게 진국공 저택 사람들은 온모를 찾아다니기 시작했다.하지만 반달이 지나고 저택 안팎과 충용 후작가, 경성을 다 뒤졌는데도 온모를 찾을 수 없었다.그녀는 단서 하나 안 남기고 사라졌다.온모에게 따지려던 온자월도 시간이 지나자 점차 걱정으로 바뀌었다.“애를 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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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그럴 가능성도 있는 게 사실이지요. 쿨럭….”옆에 있던 온옥지가 기침을 하며 말했다.온장온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에게 되물었다.“어떤 간 큰 놈이 감히 이 진국공 저택까지 와서 막내를 납치하겠어?”경성 전체를 뒤져도 그럴만한 인간은 거의 없었다.온옥지가 담담히 말했다.“그거야 모르죠. 반달 전에 흑기군을 이끌고 우리 진국공 저택을 쥐 잡듯이 수색한 사람도 있지 않나요.”북진연을 가리키는 말이었다.하지만 온권승은 고개를 저었다.“그 사람은 아닐 거다.”온옥지는 냉소를 지으며 반문했다.“아버지는 그걸 어떻게 확신하세요?”온권승은 병약한 아들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섭정왕은 뒤에서 이런 비열한 짓을 할 인간이 아니야. 그 인간이 온모를 잡아가고 싶었으면 집으로 쳐들어왔겠지. 그때 진국공부와 충용 후작가를 수색했을 때부터 말이야.”비록 섭정왕 북진연과는 정적인 사이지만 그래서 상대의 성격에 대해 잘 알았다.“아버지가 아니라고 하면 아닌 거겠죠.”불손한 태도에 온장온이 인상을 찌푸렸다.“넷째야, 말투가 그게 뭐니? 왜 화를 아버지에게 풀어? 지난번 일이 아버지 잘못은 아니지 않니.”온옥지는 눈을 부릅뜨며 반박했다.“그럼 누구의 잘못이란 말인가요? 쿨럭….”“아버지는 무려 진국공입니다. 진국공 가문의 일에 어쩌다가 외부인이 참견하게 된 거죠? 쿨럭… 아버지께서 폐하께 고발했다면 섭정왕이 아무리 많은 병력을 손에 쥐고 있어도 그리 쉽게 우리 진국공 저택을 짓밟을 수는 없습니다!”“폐하께서 그 사람이 병권 좀 있다고 우리 집안을 짓밟는 걸 보고만 있겠어요?”온옥지는 홧김에 기침을 하면서까지 분노를 쏟아냈다.챙그랑!그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온권승은 그의 발치에 들고 있던 찻잔을 던졌다.찻잔이 깨지며 뜨거운 찻물과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온권승은 음침한 얼굴로 말했다.“온옥지, 어디 아버지한테 불손하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아버지, 넷째가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예요. 막내가 너무 걱정돼서 순간 충동적으로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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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그는 아버지와 온자월 모두에게 화가 나 있었다.맨 먼저 온자월의 얘기를 꺼내지 않은 건 막내가 이미 온자월을 혼내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온자월의 말에 늘 온화하게 모두를 중재하던 온장온마저 인상을 찌푸렸다.그는 굳은 표정으로 온자월의 말에 반박했다.“온사는 잘못 없어. 여기서 걔 얘기가 왜 나와?”온자월과 온옥지는 이 상황에서 온사의 편을 드는 큰 형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형님, 온사가 먼저 독으로 날 통제했어요!”온장온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랬을 수도 있지. 하지만 그거 잊었어? 애초에 너희가 짜고 수월관으로 찾아가 온사에게 약을 먹여서 강제로 끌고 오려 하지 않았으면 온사가 왜 너에게 독을 먹였겠어?”그 말에 온자월과 온옥지는 입을 다물었다.그들은 진심으로 이 사건의 발단이 자신들에게 있었다는 것을 까먹고 있었다.온옥지는 여전히 온사에게 앙금이 남아 있었다. 그녀 때문에 한달을 폐인으로 산 것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었다.말도 못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던 그런 느낌을 떠올리면 병이 발작해서 하마터면 죽을 뻔했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악몽 같은 그 느낌을 떠올리면 온옥지는 지금 당장 온사를 죽여버리고 싶었다.“우리가 먼저 시작한 건 맞아요. 하지만 애당초 해치려는 마음도 없었고 오히려 당한 사람은 우리예요. 그런데 걔는 막내를 저격했죠. 막내가 무슨 잘못을 했는데요!”“온사는 셋째의 입을 통해 사실을 말한 것뿐이야!”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온장온은 잔뜩 성난 목소리로 말했다.”처음부터 막내의 생일에 문제가 있었어. 걔의 출신부터!”온권승의 침묵을 통해 온장온은 의심이 확신이 되었다. 이 얘기가 다시 거론되자 그는 참을 수 없는 짜증이 치밀었다.“막내의 출신에 문제가 있다고요?”그때 온자월은 혼수상태였기에 온옥지의 방에서 일가족이 나눴던 얘기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온장온은 음침한 얼굴로 답했다.“나중에 막내 돌아오면 직접 물어봐.”어쨌거나 그는 이번만큼은 막내의 편을 들어줄 수 없었다.자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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