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다 비겁한 네 변명일 뿐이야. 여진 씨가 아무리 나한테 모질게 대했다고 해도, 너한테 여진 씨를 해칠 권리는 없어.”눈이 벌겋게 충혈된 문채연이 말을 이었다.“여진 씨가 나한테 모질게 대한다고 해도 그건 다 내가 감당해야 할 일이야. 언젠가 여진 씨도 내가 악의를 품고 있지 않다는 걸 이해해주겠지. 하지만 네가 이런 짓을 해 버리면, 난 여진 씨 앞에서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어?”“죄송합니다, 아가씨.”희정은 죄책감을 짊어진 듯한 표정으로 고개를 조아렸다.“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다시는 안 그럴게요!”“나한테 미안하다고 해봤자 그게 다 무슨 소용이야? 네가 나랑 여진 씨한테 준 상처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데. 정말 실망이야, 희정아...”문채연이 절망에 찬 소리로 말을 이어나가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박진성을 바라보며 흐느꼈다.“미안해요, 진성 씨. 다 내가 잘못 가르쳐서 그래요. 희정이가 이런 일을 저리를 줄은 정말 상상도 못 했어요. 다 내 탓이에요. 차라리 나한테 뭐라 하세요. 안 그러면 괜히 내 마음만 불편해질 것 같아서...”눈썹을 찌푸린 박진성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냉정하기 그지없었다.“이건 네 잘못이 아니잖아. 저 여자가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이지, 너는 몰랐던 일이잖아.”“그래도...”문채연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눈물을 흘렸다.“내 주위 사람이 이렇게 끔찍한 짓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니까,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앞으로 여진 씨를 앞으로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뒤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민여진은 헛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문채연의 눈물로만 가득한 연기는 누가 봐도 티 나게 가식적이었다.하인 주제에 민여진이 강아지를 키우고 있는지, 다른 생물을 키우고 있는지 알고 있을 리가 만무했다. 그리고 일개 하인 주제에 무슨 돈이 있어서 강아지를 해하는 일에 굳이 돈을 써가며 사람을 구하려 들까?만약 박진성이 정말 문채연의 터무니 없는 변명을 믿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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