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여자도 만만치 않았다. 윤하경이 가려는 순간, 오히려 한 손으로 윤하경을 잡고 뒤로 끌어당기며 말했다.“너 못 가. 제대로 말해 봐. 내가 호천의 약혼녀라는 걸 몰라?”“좀 예쁘다고 그 얼굴로 사람들 만나면서 다 꼬시려는 거야?”윤하경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쳐다봤다.“저기요, 정신 좀 차리세요.”그렇게 말하고는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서 있던 유호천을 쳐다봤다.“왜 아무 말도 안 해?”유호천은 그제야 반응하고 나가서 윤하경과 자신의 약혼녀를 떼어놓으려 했다.“네가 생각하는 게 아니야.”“그럼 뭔데?”유호천의 설명이 그 여자에게는 변명처럼 들렸다. 그녀는 더욱 고집을 부리며 윤하경을 놓지 않았고 바닥이 미끄러워서 결국 둘이 함께 넘어졌다.윤하경은 팔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며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더니 바로 다음 순간, 누군가가 그녀를 안았다.입에서 나가려던 욕은 입안에 그대로 멈췄다.“형.”유호천은 잠깐 멈칫하다가 자신의 약혼녀를 바로 일으켰다. 강현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호천을 한 번 쳐다본 후, 그의 품에 안긴 윤하경을 다시 한번 살폈다.그리고 아무 말 없이 윤하경을 끌어안고 자리를 떠났다.누구나 봐도 강현우가 화난 게 분명했다.유호천은 이마를 찡그리며, 불쾌한 듯 자기 품에 안고 있던 약혼녀를 밀어냈다.“좀 똑똑하게 행동할 수 없냐? 윤하경은 현우 형의 여자 친구야. 왜 이렇게 시끄럽게 굴어.”그녀도 해외에 있었던 탓에 강현우와는 잘 알지 못했지만 방금 강현우의 눈빛을 보자 이 사람은 절대 만만히 볼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특히 첫 번째로 유호천의 가족과 만나는 자리에서 이런 일을 벌여서 더 당황스러웠다.“왜 네가 말을 안 해줘서 이렇게 된 거잖아?”유호천은 이를 악물고 잠시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됐어, 너 먼저 돌아가.”안현주는 잠시 멈칫하다가 물었다.“그럼, 현우 씨한테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괜찮아, 먼저 가. 나머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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