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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왕의 첩: Chapter 11 - Chapter 20

40 Chapters

제11화

그녀는 전생과 마찬가지로 동궁에서 유양월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그녀는 유양월이 명을 따르도록 감시하기 위해 보내진 사람이었다. 가끔은 그녀가 태자의 환심을 사지 못한다고 일부러 괴롭히기도 했었다.한밤중에 몰래 방에 들어와 그녀를 협박하거나 경고하는 건 예사였다. 때로는 더 악랄하게 침으로 그녀의 손끝을 찌르곤 했다. 손끝의 상처는 쉽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극심한 고통을 주었다.도만은 정말 그녀를 증오했고 진목을 깊이 사랑했다. 유양월은 진목의 저택에서 머물며 도만이 진목에게 사모의 정이 담긴 눈빛을 드러낸 것을 보았다. 도만은 그녀를 경멸스럽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진목은 누구에게도 진심으로 다하지 않고 그저 이용할 뿐이었다.잠시 후, 방 안은 다시 고요해졌다.어둠 속에서 누군가 손을 풀어놓자, 붙들려 있던 사람이 의지를 잃고 얼굴을 아래로 한 채 바닥으로 ‘쿵’하고 쓰러졌다. 그녀는 이미 목숨을 잃은 상태였다.유양월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걸음을 옮겨 바닥에 떨어진 침을 집어 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왔구나.”유양월이 담담하게 말했다.“이미 예상하고 계셨던 것입니까?”달빛이 비치자, 어둠 속의 그림자가 정체가 드러냈다. 바로 청유였다.그녀는 더 이상 예전처럼 순진하고 밝은 표정이 아닌 차갑고 날카로운 표정을 지었다.유양월은 살포시 창문을 열었다. 방 안의 답답한 공기는 씻겨 나갔고, 달이 모습을 드러내며 부드러운 빛을 방 안에 뿌렸다. 유양월은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달빛이 그녀를 비추자, 그녀의 모습은 순수한 선녀와도 같았다.그녀의 뒤에는 눈이 뒤집히고 혀를 길게 늘어뜨린 도만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유양월은 조금도 두려운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매혹적인 여우 같은 눈동자에는 공포가 아니라 오히려 흥미로운 빛이 감돌았다.“도만은 내가 알고 있는 첩자이고, 너는 숨어 있는 첩자다. 진목이 나를 감시하고, 보호하기 위해 보냈지. 그 꽃도 네가 알려준 것이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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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태자비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하고 있었다. 동궁에는 그저 끊임없는 갈등이 계속 발생할 뿐이다. 오늘은 이 사람이 저 사람에게 덫을 놓고, 내일은 누군가가 수작을 쓰곤 했었다.“태자비 마마, 뒷마당 우물 안에서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백양제께서 놀라 기절하셨습니다. 어의가 진찰하니, 이미 회임하신 지 한 달이라 하시더군요. 아이가 불안한 상황에, 이렇게 놀라셨으니 위험할 뻔했습니다. 지금 난리입니다…”궁녀가 조심스레 보고했다.사람이 죽었다니, 이는 큰일이었다.음모와 갈등은 그렇다 쳐도, 사람의 목숨까지 얽히면 상황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죽은 자가 누구냐?”“도만이라는 궁녀입니다.”설경각 안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침대에 누워 있는 백양제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녀는 이불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부풀어 오른 우물 속 시신의 모습이 계속 떠올랐다.핏기 하나 없이 창백하고 자줏빛으로 부풀어 오른 얼굴은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었고, 긴 머리카락은 우물 속에서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그런 끔찍한 광경은 그녀도 처음이었다.“욱…”“양제, 정말 걱정입니다.”소금이 그녀의 등을 두드리며 안절부절못했다.백씨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소금의 손목을 단단히 붙들었다. 그 힘이 너무 강해 약간 아플 정도였다.“누군가가 나를 해치려는 게 분명하다. 회임 한 달인 것을 아는 사람은 설경각 사람들뿐인데, 어찌…”백씨는 상황이 석연치 않음을 깨닫고 불안에 휩싸였다. 스스로 회임한 지를 알아챈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수상하게 평소 자주 가던 곳에서 시체가 발견되었고 깜짝 놀란 바람에 아이가 위태로워졌다.어의는 앞으로 조심히 몸을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아이는…그녀는 평탄한 배를 내려다보며 두려움과 동시에 부드러운 감정에 휩싸였다.홍운이가 태어난 이후로 아무 소식이 없던 차에, 태자가 다시 회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얼마나 기뻐하실지 모른다.그러나 백양제는 이내 걱정에 휩싸였다. 이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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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진사형은 상전에 앉아 있었고, 태자비는 아래 좌석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검시 결과는 나왔느냐?”검시관은 궁녀가 들고 있는 물 대야에 손을 씻은 후, 몸을 돌려 공손히 대답했다.“예, 전하. 이 궁녀는 익사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목 주변에 깊이 눌린 자국이 있습니다. 이는 분명 물에 빠지기 전에 이미 살해되었다는 증거입니다.”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내 진사형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궁녀의 목을 졸라 죽인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느냐?”검시관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전하, 아마도 천이나 비단 같은 물건일 것입니다. 하지만…”진사형이 손짓으로 말을 잇도록 했다.“괜찮다.”“그렇게 깊은 흔적을 남기려면 범인이 상당한 힘을 가졌으니, 사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궁녀의 손가락 사이에서 몇 가닥의 실을 발견하였는데, 이는 월영사로 보입니다.”동궁에 있는 사내는 대부분 내시이다.다른 사내나 시위는 동궁에 출입할 수 없으며, 후궁까지 들어오는 것은 더욱 불가능했다.그리고 월영사는... 궁의 공물이라 동궁에도 물론 있었다. 월영사를 조사하면 소유자가 누구인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진사형은 곧바로 최근 우물 근처를 오간 내시들을 한 명씩 심문하여 범인을 반드시 찾아내라고 명을 내렸다.명을 내린 뒤 그는 조금 피곤해서, 그날 밤 태자비의 처소에서 묵기로 했다.이 소식을 들은 백씨는 크게 화를 냈다. 화를 입고 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태자가 어찌 늙은 태자비의 처소에 가신단 말인가?그녀는 따분한 태자비가 무슨 매력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그녀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한바탕 화를 낸 후에야 겨우 잠들 수 있었다.서재 안.흰 비취로 만들어진 향로에서 실오라기 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진사형은 생각에 잠겨 붓을 들고 있던 손을 멈칫하였다. 이내 먹물 한 방울이 반쯤 쓰던 종이에 떨어졌다.그는 먹물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끼익’하고 문이 열리자, 조전이 허리를 굽히며 들어왔다.“전하, 명하신 조사 결과가 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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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그만하거라.”진사형은 차가운 말투로 더 말하려는 그녀를 가로막았다.“이 일은 여기서 마무리하겠다. 궁녀의 자결은 큰 죄니, 가족도 모두 처형될 것이다. 동궁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만큼, 앞으로 내외의 순찰을 강화하거라. 만약 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순찰을 한 병사는 물론 관련된 모든 이들이 처벌받을 것이다.”그는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말을 마쳤다.추승휘는 더욱 조급해졌다. 모든 증거가 자신을 향하고 있는데, 태자가 이렇게 가볍게 넘겨버린다면, 앞으로...그녀의 초조한 마음은 곧 진사형의 시선에 의해 끊겼다. 그의 시선이 옆에 있던 유양월에게 향했기 때문이다.유양월은 줄곧 얌전히 앉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검시관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안색이 창백해졌고, 자리에 앉아 있는 작은 몸은 바람에 쓰러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애처로운지 모른다.“이 일은 너와 상관없다... 어서 돌아가서 쉬거라. 특별한 일 없이는 처소를 떠나지 말고, 조용히 지내거라.”그는 말을 마친 뒤 태자비에게로 고개를 돌려 말했다.“망월각에 시중드는 궁녀가 너무 적네. 조전에게서 들으니, 고작 네 명이라고 하였소. 궁녀 두 명을 더 보내 시중들게 하시오.”태자비는 유양월을 힐끔 보고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그녀의 눈빛에는 조금의 불만도 찾아볼 수 없었다.유양월은 진사형의 배려에 다소 놀란 듯 보였다. 그녀는 휘청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감사의 뜻을 표했고, 눈빛에는 기쁨과 수줍음이 가득했다.“감사드립니다.”쑥스러워하는 그녀의 아름다운 모습에 다들 다시 한번 감탄했다.옆에 있던 추승휘는 그 모습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넓은 소매 속 손을 꽉 움켜쥐고 있었고, 마음속에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평소에도 유양월이 그저 못마땅했다면, 지금은 더욱 참을 수 없이 미웠다. 태자비는 귀한 신분을 가졌고, 백씨도 우월한 집안 출신에 태자와 오래된 인연도 있었다. 하지만 유양월은 그저 천한 여인일 뿐인데, 어찌 그녀와 겨룬다는 말인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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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조전이 다급히 앞으로 걸어가 허리를 숙이고 말했다.“내일 궁인을 시켜 물건을 좀 보내겠습니다.”“그래.”진사형이 마침내 만족스럽게 대답했다.조전은 못내 마음속으로 속을 썩였다. 그가 물건을 보내지 않은 것도, 동궁 사람들이 그녀를 막대한 것도 아니었다. 사실, 태자는... 애초에 유소훈을 전혀 신경 쓰지 않으셨다. 상전이 신경 쓰지 않으니, 하인들이 어찌 신경을 쓸 수 있겠는가.유양월은 두 사람의 얘기에 신경 쓰지 않고, 얌전히 한쪽에 서 있었다. 그녀는 가끔 장난스럽게 고개를 들고 진사형을 몰래 쳐다봤다.그녀의 시선을 알아차린 진사형은 손을 흔들며 그녀에게 다가오라고 했다.“서 있지 말고, 앉거라. 이야기를 좀 나누자꾸나.”“예.”“요즘 망월각 밖에 잘 안 나가는 것 같더구나. 어찌 이렇게 마른 것이냐? 그날 겁을 먹은 것이냐?”진사형의 말은 질문처럼 들렸지만, 사실은 확신에 찬 말이었다.요즘 날이 더워서 그녀는 움직이기도, 밖으로 나가기도 싫었다. 무더운 날씨에 입맛을 잃어 자연스럽게 살이 빠졌다.그러나 유양월은 이 오해가 오히려 좋았다.“사실... 신첩은 그날 일을 떠올리니, 조금 무서웠습니다.”유양월은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손수건을 만지작거렸다. 그녀의 모습은 마치 진짜 놀란 것처럼 보였다.진사형은 그녀를 몇 번 쳐다보다 웃었다.그는 그녀가 결국 어린 소녀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이내 진사형은 손을 내밀었고 얌전히 앞으로 걸어온 유양월의 손을 잡으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글을 쓸 줄 아느냐?”“그리 많이는 못 씁니다.”“네 이름은 쓸 수 있느냐?”유양월은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한 후 답했다.“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가르쳐 주셨습니다.”진사형은 한마디 응한 뒤, 유양월의 작은 손을 잡고 내실로 향했다.“양월이라, 네 이름이, 참 좋은 이름이구나. 순수하고 귀여운 성격을 보니,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걱정 없이 지냈나 보구나. 정말 큰 복이다.”그는 말을 마친 후, 유양월의 눈빛이 잠깐 어두워진 것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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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조전은 문밖에서 태자의 웃음소리를 듣고 청유와 다른 사람들을 힐긋 보았다. 그러고는 갑자기 말했다."잘 모시거라. 네 상전은 복이 있는 사람이다.""예."모두가 일제히 대답했다.침대 위, 가림막 안.진사형은 갑자기 명치에 무언가 얹힌 느낌을 받았다. 눈을 뜨고 보니, 깊게 잠든 유양월이 자세가 틀어진 채로 그의 가슴에 한 손을 올려놓고 있었다. 깊이 잠든 그녀는 분홍색 입술을 살짝 벌여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진사형은 그녀의 소리를 들으려고 애썼으나, 완전한 말을 듣지 못했다.그는 유양월의 잠든 얼굴을 보고,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치우려 했다. 하지만 갑자기 그녀가 자신을 바라보며 울던 모습이 떠올랐다. 절대적인 믿음과 그에게 의지하던 그 모습…그녀의 모습이 그를 흔들었다. 그의 말 한마디에 그녀가 새롭게 태어날 수도 있었고, 마음을 아프게 할 수도 있었다. 그는 절대적인 주동권을 느꼈다.부모를 잃고 동궁에 와서 이미 많은 고생을 겪은 그녀에게 조금의 애정을 주는 것쯤은 큰 일이 아닐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결국 그녀의 손을 떼지 않고 다시 눈을 감았다.새벽, 아직 날이 밝기도 전, 어둠 속에서 진사형은 침대에서 일어났다. 여러 겹의 가림막 사이로 궁인들이 다가와 그를 씻겨주고 시중을 들었다.그는 침대 위의 유양월을 힐긋 바라보았다. 가림막 너머로 그녀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녀의 아름다운 굴곡이 희미하게 보였다.옷을 다 입은 후, 진사형은 태자의 머리 장신구를 쓰고, 다시 전과 같은 고고한 태자의 모습으로 변했다. 그리고 그의 눈빛도 다시 차가워졌다.그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궁인의 주목이 쏟아질 것이다.그는 발걸음을 옮기려다 잠시 멈추고, 입을 열었다.“유소훈을 잘 모시거라. 일찍 일어날 필요 없으니, 좀 더 자도록 하거라. 굳이 문안 인사를 하지 않아도 되니, 편히 쉬게 두어라. 태자비가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청유는 속으로 기뻐하며 허리를 숙였다.“예, 전하.”유양월은 여전히 잠들어 있었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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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소금은 백양제의 눈치를 살핀 뒤, 사나운 표정으로 꾸짖었다."추승휘, 마마께서는 몸조리 중이십니다. 어찌 이런 일까지 신경 쓴다는 말입니까?"추승휘는 재빨리 입을 다물었다. 고개를 들고 백씨의 창백해진 안색을 보니, 무슨 일인지 갑자기 알 수 없는 기쁨이 가슴 속에서 솟구쳐 올랐다.과거 태자가 가장 총애하던 사람은 백씨였다. 백씨는 그의 총애를 내세워 고고하게 지내며 다른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안았다. 지금 그 대우가 다른 사람의 차지가 되니…게다가 백씨의 아이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 상황에 그런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더욱 괴롭고 속상했고, 배 속을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소... 소금아, 어의를 부르거라… 배가 너무 아프구나..."추승휘는 백씨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창백한 걸 보고 순간 당황하였다. 그녀는 백씨를 미워하는 마음이 있었고, 백씨의 힘을 이용하여 유씨를 혼내고 싶었지만 백씨의 목숨을 해칠 생각은 하지 않았다.설궁각은 순간 아수라장이 되었다.저녁."태자비 마마, 설궁각 백씨의 아이가 잘못된 것 같다고 합니다..."마마가 낮게 속삭였다.이 말에 태자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날 태자비는 마마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었다. 하지만 그녀는 태자비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황후이기도 하다. 후궁들 여인들과 싸움을 벌이는 것은 품위를 잃는 일이다.게다가 백씨의 아이가 남자일지도 모를 일이었고, 그 아이가 장차 어떤 인물이 될지도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어찌 갑자기 이런 소동이 일어난 것인가?""들은 바로는, 추승휘가 문안을 마치고 설궁각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백씨의 배가 아프기 시작했습니다..."‘쿵!’그녀는 옆에 놓인 작은 탁자에 손바닥을 내려쳤다."어리석네!"아이를 지키는 일에 전념하지 않고 시기 질투를 부린다니. 아이도 제대로 낳지 못할 상황에 정말 어리석은 짓이었다.태자비는 잠시 침묵을 지킨 후, 다시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려 명했다."설궁각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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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유양월은 손에 들고 있던 값비싼 비녀를 바라보았다. 꽃잎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만들어져 있었고 꽃줄기 부분도 세밀하게 새겨져 있어, 보기만 해도 평범한 물건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그 옆에 있는 붉은 보석 귀걸이도 작지만 선명한 붉은 색을 뽐내고 있었다.크기는 일단 둘째 치고 선명한 붉은색만 봐도 찾기 힘든 귀한 것이라 알 수 있었다.부를 누리는 즐거움에 빠져 있는 유양월은 청유의 말에 무심히 응하고 있었다.청유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청유는 그녀가 진목의 이용을 당하고 힘들게 지내다 태자의 총애를 받고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태자가 준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태자를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다.청유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유양월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마마께서 태자에게 이렇게 빠지셨다니… 동궁에서 이런 마음을 품고 있는 것이 좋은 일일까?태자의 후궁에는 여인이 점점 많아질 테고, 그럼 그녀는…청유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앞으로 그녀를 경고해야 한다고 속으로 다짐했다.문 앞에 놓인 우미인 꽃은 어느새 다른 꽃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화려하게 핀 석류꽃이었다.화분마다 풍성하게 피어나 있었고, 붉고 화려한 꽃들이 잎 속에 숨어 있었고 한눈에 보기만 해도 마음에 쏙 들었다.유양월은 미소를 지으며 그 꽃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장 아름답게 핀 석류꽃을 뽑아 손에 들고는 만지작거렸다.그녀는 추씨, 백씨와의 지난 생의 원한을 제대로 정리할 셈이었다.촛불이 흔들리는 병풍 앞.눈을 반쯤 감고 있는 준수한 소년이 탁자 위에 놓인 책을 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문 앞에서 크지도 작지도 않은 소리가 들렸다."전하.""들어오거라."그는 고개도 들지 않고 차갑게 명령했다."예."들어온 사람은 그를 바라볼 엄두가 나지 않아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전하. 동궁의 도만이... 죽었다는 소식을 오늘 전해 들었습니다."이 말을 들은 그는 책을 잡고 있던 손을 세게 쥐었다. 그는 차가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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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그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다. 아랫사람은 의아해했다. 유씨가 동궁에서 총애받고 있다는 것은 주인에게 아주 좋은 일이다. 그들의 계획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 텐데, 왜 주인의 목소리에서는 분노의 기운이 느껴졌을까?"그럼 유씨에게 소식을 전할까요? 폐하가 보내신 구호금이 상당히 많은데, 그 구호금에 문제라도 생긴다면 동궁에서 아무리 신임받고 있다고 해도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이번 구호금을 책임지는 사람은 태자였다. 만약 유씨가 동궁에서 손을 써서 구호금 운송 경로를 알게 된다면, 이를 이용해 계획을 세울 수 있다."아니다. 따로 계획이 있으니, 일단 움직이지 말거라."진목은 이마를 짚고 손을 흔들어 그를 물러가게 했다.보고를 마친 후,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떠났다.서재의 문을 닫고 두 걸음도 나가지 않아, 안에서 찻잔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그는 발걸음을 더 빠르게 옮겼다.평온한 다른 곳에 비해, 설궁각의 분위기는 무거웠다.대황손은 침대 옆에서 괴로워하는 백씨를 보며, 초조한 말투로 말했다."어마마마. 어서 어의를 청하거라. 어마마마께서 이렇게 아프신데, 어서 어의를 부르거라."소금이 다가가 공손히 대답했다."이미 궁인을 보내 어의를 청하러 갔습니다. 곧 도착할 것입니다."진홍운은 시선을 돌려 침대에 누워있는 어머니를 보며 마음속으로 초조해했다. 그리고 태자비에 대한 증오가 더욱 깊어졌다.우물 속 그 시체 사건에 대해, 그의 어머니는 줄곧 답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동궁 내에서 추씨는 그들에게 의지하고 있으니,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유양월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의심을 받지 않았다.동궁 내에서 아무도 모르게 이런 음모를 꾸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태자비라 생각했다.어의가 급히 도착해 진맥 후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백양제의 아이가 위태롭습니다. 전부터 위험한 데다 회임하신 지 첫 달이라 더 상황이 어렵습니다. 혹 낳는다고 해도... 마마께서 심한 고통을 겪을 것입니다."백씨는 이 말을 듣고 눈빛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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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내시들이 다급히 다가와 그를 일으켜 세웠고, 다른 내시가 강아지를 잡았다.평안 군주는 조급한 마음에 궁녀의 손을 뿌리치고 달려왔다."분명 네가 강아지한테 다가가다 부딪힌 것이다! 어서 놓거라."군주가 급해할수록, 진홍운은 기분은 통쾌했다. 어머니의 고통과, 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던 모습을 떠올린 그는 내시 옆으로 가서, 그 강아지를 들고 온 힘을 다해 땅에 내리쳤다.내시들과 궁녀들이 그 모습에 넋을 잃었다. 강아지를 바닥에 내리치자, 군주는 비명을 지르며 강아지를 향해 뛰어갔다.강아지는 이제야 몇 달 정도 된 듯 작은 모습이었다. 이렇게 내리치자, 강아지는 계속 아픈 듯 낑낑거리며 신음을 내고 있었다.진평안은 눈시울을 붉히고 진홍운을 꾸짖었다."설이야, 지금 설이를 죽이려는 것이냐."진홍운도 겁먹은 척 눈물을 흘리며 설이를 가리켰다."저 짐승이 먼저 저를 덮쳐 넘어지게 했습니다."두 아이는 이 일로 싸우기 시작했고 궁녀들과 내시도 어찌할 바를 몰랐다."무엇을 하고 있느냐? 군주의 강아지가 다친 것을 보지 못한 것이냐? 지금이라도 치료한다면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멀리서 유양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방금 모든 상황을 지켜봤다. 이 일에 끼어들지 않으려 했지만, 어쩌면 이번 기회를 통해 태자비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기에 생각을 바꾸었다.다들 유양월이 오는 걸 보고 무릎을 꿇고 예를 올렸다. 그녀는 손을 흔들어 궁인들을 일으켰고 명을 내렸다. 진홍운은 설이가 아직 죽지 않은 것을 보고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쫓아가서 괴롭히려 했지만, 화려한 자수가 수 놓인 신발이 그를 가로막았다.그가 화를 내기도 전, 유양월의 말이 들렸다."멀리서 보니, 황손이 넘어졌더구나. 다쳤는지 모를 일이니, 어서 황손을 데리고 가거라."내시들이 그 말을 듣고 걱정되어 진홍운에게 다가갔다.진홍운은 진평안과 일행이 강아지를 데리고 멀리 떠나는 모습에 내키지 않았지만, 시선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매서운 눈빛으로 유양월을 노려보다 귀찮은 듯 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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