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는 이미 태양이 쨍쨍 떠오른 시각이었다. 뜨거운 햇볕 아래, 돌계단은 태양에 달궈져 몹시 뜨거웠다. 하지만 유양월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바로 무릎을 꿇었다.곁에서 이를 지켜보던 청유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뒤에는 태양이 작열하고, 아래는 딱딱한 계단이 있었다. 평범한 여인도 견디지 못할 것인데, 유양월처럼 연약한 여인은 더더욱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하지만 유양월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곧은 자세로 묵묵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안 인사가 끝났다. 백씨는 턱을 치켜들고 걸어 나와 문 앞에 무릎 꿇고 있는 유양월을 보고 비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지나쳤다.추승휘도 비웃는 눈빛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유양월이 벌을 받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속이 시원한 듯했다.반 시진이 지나자, 유양월이 조금씩 휘청이기 시작했다. 이를 본 청유가 안타까운 마음에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유양월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청유는 유양월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큰 뜻을 품고 있었고, 매사에 신중했다. 이렇게 행동하는 데는 반드시 목적이 있을 것이다.태자비가 여월각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중얼거렸다.“대체 무슨 속셈으로 이러는 것인가?”옆에 있던 허 마마가 앞으로 걸어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소인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보아, 백씨를 자극해 벌을 받으려는 듯합니다.”“나도 그 뜻은 알아차렸네.”태자비는 고개를 저었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자, 그녀는 다른 일에 신경을 돌렸다.다시 반 시진이 지나고 나서야 유양월은 마침내 청유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비록 미리 준비하고 있었지만, 오래 무릎을 꿇은 탓에 그녀의 무릎은 몹시 아팠다.“마마, 괜찮으십니까? 제가 업어다 드리겠습니다.”이곳에서 망월각으로 돌아가는 길은 아직 한참 남아 있었다. 유양월은 오랫동안 무릎을 꿇은 탓에 걸음을 옮기기조차 어려워 보였다.그러나 유양월은 고개를 저으며, 고집스레 절뚝거리며 망월각으로 돌아
Last Updated : 2025-01-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