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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왕의 첩: Chapter 21 - Chapter 30

40 Chapters

제21화

마지막으로 그녀는 덧붙였다."유소훈께서 오지 않았다면, 자리를 벗어날 수 없었을 것입니다."‘펑!’"건방지구나!"태자비는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곁에 있던 허마마가 급히 다가왔다."태자비 마마."말이 끊겼지만, 태자비는 그녀는 그녀를 힐긋 흘겨보기만 했을 뿐 화를 내지 않았다. 허 마마는 그녀의 유모기에 신분이 달랐다."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가?"허 마마는 그녀의 분노에 가득 찬 얼굴을 보고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마마께서 화가 나신 것을 이해합니다만, 지금은 백씨에게 찾아가서는 안 됩니다. 백씨의 상황이... 지금 찾아가셨다가 백씨가 전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이라도 하면, 괜히 곤란한 일을 겪게 되실 것입니다."태자비는 그녀의 말을 듣고 이성을 되찾았다. 그녀는 딸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아 숨이 끊긴 설이를 보며 부드럽게 위로했다."울지 말거라. 설이도 네가 설이를 얼마나 아끼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설이 역시 너를 아꼈을 것이다."진평안은 여전히 설이를 안고 손을 놓지 않았고 슬픔에 젖은 아이의 눈빛에 태자비의 마음이 아팠다.그녀는 백씨의 건방진 태도를 신경 쓰지 않았다. 어차피 태자비의 자리를 흔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아들이 자기 딸을 괴롭혔다는 것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진평안은 겨우 세 살이었다. 진평안은 한참 울다가 지쳤지만, 여전히 설이를 꼭 껴안고 있었다. 태자비는 힘겹게 설이를 딸의 손에서 떼어내어 하인들에게 정성껏 묻으라고 명했다.허 마마는 고뇌에 빠진 태자비의 모습을 보고 그녀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다."태자비 마마, 주제넘은 말일지 모르지만, 백씨가 가장 의지하는 사람은 황손입니다. 벌써 군주를 이리 괴롭히는데, 앞으로는..."민씨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자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아네. 내가 원한다고 해서 쉽게 회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네. 전하께서 한 달에 세 번 오시고, 몸조리에 좋은 약도 먹고 있네."허 마마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이뿐만 아니라, 백씨의 총애도 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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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예의 바르고 교만하지 않은 유양월의 모습을 보며, 민씨의 미소도 한층 진솔해 보였다."오히려 내가 너에게 고맙다. 오늘 군주가 정원에서 황손과 아이들끼리 사소한 다툼이 있었다더구나. 그때 네가 나서서 해결했다지."유양월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작은 일입니다. 게다가 군주는 적출이고 황손의 누님이십니다. 황손께서 군주를 넘어서서는 안 되지요."태자비는 이 말을 듣고 눈빛이 반짝였다. 그녀는 찻잔을 들어 가볍게 한 모금 마시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유양월은 태자비가 자기 말의 숨은 뜻을 알아들었음을 깨달았다.진심을 이미 전했으니, 이제는 태자비가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에 달려 있었다.지난 생, 태자비는 직접 나서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녀는 후궁을 관리할 뿐, 누구를 일부러 괴롭히는 일도 없었다. 평범한 집안이었다면 그녀는 더없이 좋은 정실이었을 것이다.하지만 이곳은 동궁이었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태자비도 마음가짐이 변화했을 것이다.유양월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민씨가 갑작스럽게 입을 열었다."너도 동궁에 온 지 꽤 되었구나. 이 ‘정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유양월은 손목의 차갑고 매끄러운 팔찌를 만지작거리며 미소를 거뒀다."소첩의 눈에는 꽃들이 만개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부 꽃이 다듬어지지 않아, 목단의 기세를 덮으려는 것이 엿보입니다.""그래?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느냐?"태자비는 냉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유양월은 단호하게 대답했다."소첩은 그대로 두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그래. 좋은 말이구나. 이제 돌아가 보거라."태자비는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를 돌려보냈다.유양월은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갖춘 여월각을 떠났다.그녀는 이로써 두 사람 간의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알고 있다.비록 일시적인 합의일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충분했다.유양월은 자신의 입지를 굳히고 진사형의 마음을 얻고 싶었다. 이를 위해서는 백씨와의 충돌이 불가피했다.그녀는 아직 동궁에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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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여리여리하던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오늘 그녀는 공격적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거울을 바라보며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이자, 거울 속의 아름다운 여인도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녀는 만족한 듯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가자.”청유는 그녀의 무릎을 힐끗 보았으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유양월이 이렇게 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유양월은 조금 늦게 여월각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추승휘와 백양제가 이미 와 있었다. 두 사람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묘한 눈빛을 드러냈다.이내 백씨가 먼저 비아냥댔다.“누가 왔나 했더니, 유소훈이구나. 오늘, 이 차림새가 예의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 남들이 보면 네가 양제라고 생각하겠구나.”추승휘가 손수건으로 입을 가리며 웃음을 터뜨렸다.“마마의 말씀이 옳습니다. 하지만 유소훈이 워낙 천한 신분이니, 예를 모르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백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그래. 듣자 하니, 소훈은 그저 유생 집안 딸이라지 않았는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으니, 모를 만도 하구나. 오늘 내가 직접 가르쳐주마. 이렇게 차려입고 다니는 것은 분명 신분을 넘은 행동이다. 그러니 문 앞에서 한 시진 동안 무릎을 꿇고 반성하거라.”태자비는 눈살을 찌푸리고 그들을 보고 있었다. 무언가 말을 하려던 찰나, 유양월이 반박했다.“예. 제가 예의에 어긋났습니다. 백양제께서 저보다 나이가 위이니, 예를 잘 아실 테지요.”백씨는 미모에 자부심이 오만한 성격이었다. 유양월이 그녀의 나이를 비웃자, 그녀는 분노가 치밀었다.“유씨, 이 궁에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들이 차고 넘친다. 보잘것없는 출신으로 동궁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복을 받은 것이다. 만족할 줄 알아라.”유양월은 화를 내지 않고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의 복은 전하께서 베풀어 주신 것입니다. 소첩도 사람마다 받을 복이 정해진 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찌 항상 모든 일이 마음대로 될 수 있겠습니까? 백양제도 총애를 받으신다고 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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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밖에는 이미 태양이 쨍쨍 떠오른 시각이었다. 뜨거운 햇볕 아래, 돌계단은 태양에 달궈져 몹시 뜨거웠다. 하지만 유양월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바로 무릎을 꿇었다.곁에서 이를 지켜보던 청유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뒤에는 태양이 작열하고, 아래는 딱딱한 계단이 있었다. 평범한 여인도 견디지 못할 것인데, 유양월처럼 연약한 여인은 더더욱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하지만 유양월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곧은 자세로 묵묵히 무릎을 꿇고 있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안 인사가 끝났다. 백씨는 턱을 치켜들고 걸어 나와 문 앞에 무릎 꿇고 있는 유양월을 보고 비웃음을 지으며 그녀를 지나쳤다.추승휘도 비웃는 눈빛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유양월이 벌을 받는 모습을 보고 그녀는 속이 시원한 듯했다.반 시진이 지나자, 유양월이 조금씩 휘청이기 시작했다. 이를 본 청유가 안타까운 마음에 그녀를 부축하려 했지만, 유양월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청유는 유양월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큰 뜻을 품고 있었고, 매사에 신중했다. 이렇게 행동하는 데는 반드시 목적이 있을 것이다.태자비가 여월각 안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중얼거렸다.“대체 무슨 속셈으로 이러는 것인가?”옆에 있던 허 마마가 앞으로 걸어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소인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보아, 백씨를 자극해 벌을 받으려는 듯합니다.”“나도 그 뜻은 알아차렸네.”태자비는 고개를 저었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자, 그녀는 다른 일에 신경을 돌렸다.다시 반 시진이 지나고 나서야 유양월은 마침내 청유의 부축을 받아 자리에서 일어섰다. 비록 미리 준비하고 있었지만, 오래 무릎을 꿇은 탓에 그녀의 무릎은 몹시 아팠다.“마마, 괜찮으십니까? 제가 업어다 드리겠습니다.”이곳에서 망월각으로 돌아가는 길은 아직 한참 남아 있었다. 유양월은 오랫동안 무릎을 꿇은 탓에 걸음을 옮기기조차 어려워 보였다.그러나 유양월은 고개를 저으며, 고집스레 절뚝거리며 망월각으로 돌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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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조전은 명을 받자마자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유양월은 입술을 오므리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신첩은 괜찮으니, 어의를 부르시지 않아도 됩니다.”“괜찮다니? 조금만 더 무리했다면 네 무릎도 큰일이 났을 것이다.”그는 옷자락을 털며 자리에 앉아 지그시 그녀를 바라보았다.고개를 숙인 유양월의 눈시울이 점점 촉촉해졌다. 뜨거운 눈물이 치맛자락 위로 떨어지자, 그녀는 급히 손으로 닦아냈다.진사형은 그녀의 모습을 보며 방금까지 품었던 불만을 서서히 내려놓았다.유양월은 결국 백씨보다 품계가 낮기에, 무모하게 다투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녀의 가여운 모습에 불쌍한 마음이 들었고, 입 밖으로 뱉으려던 꾸짖는 말도 차마 할 수 없었다.유양월은 정말 아름다웠으며, 성격 또한 진사형의 마음에 들었다.순종적이고 예를 잘 따른다면, 진사형은 그녀를 더 많이 아껴줄 마음이 있었다.곧 어의가 도착했다. 하지만 유양월은 여인이고 어의는 사내기에, 바로 진맥할 수는 없었다. 그리하여 어의는 여의를 대동해 왔다.어의는 먼저 상황을 살폈다. 그녀의 무릎에 난 상처가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한 뒤 처방전을 작성했고 이어 여의에게 진맥을 맡겼다.여의의 손가락이 가볍게 그녀의 무릎을 누르자, 유양월은 이를 꽉 악물고 고통스러운 비명을 참아냈다.하지만 그녀는 창백한 안색을 숨기지 못했다.“어떠냐?”“태자께 아룁니다. 유소훈의 무릎에 난 상처를 확인해 보니, 살갗만 다친 듯했지만 사실 오래된 상처가 쌓여있어 빨리 낫진 못할듯합니다. 과거부터 통증이 지속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앞으로 걷는 데 큰 지장이 있을 것입니다.”“네 이름이 무엇이냐? 앞으로 유소훈의 병은 너에게 맡기겠다.”진사형은 하얀 옷을 입은 여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백씨가 유양월에게 벌을 내린 일이 떠올랐다. 그녀는 무릎이 다친 상황에서도 참고 벌을 받았다. 그녀가 얼마나 아팠을지 생각한 그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여의는 질문을 듣고 공손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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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옷은 이내 차가운 눈물로 젖어 들었다.진사형은 잠시 넋을 잃고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밀어내려 했다. 하지만 허공에 든 손이 그녀의 떨림을 느꼈고, 그는 차마 손을 내리지 못했다.그는 결국 포기하고 그녀의 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진정시키려 했다.유양월이 벌을 받자마자, 진사형이 그녀의 처소로 찾아가 머물렀다는 소식이 동궁 곳곳에 퍼져나갔다.이내 망월각에 태자의 상이 줄지어 향했다.백씨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그녀는 몸 상태가 좋지 않든 말든, 시녀들이 말리든 말든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진사형의 서재로 향했다.문 앞에 다다르자, 그녀는 바로 저지당했다.조전이 미소를 띠며 말했다."백양제께서 어찌 오셨습니까? 태자께서는 지금 공무를 처리 중이니, 아마 시간을 내시기 어려울 것입니다."백양제는 그가 바쁘다는 것이 핑계일 뿐, 사실은 그녀를 보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조전은 어린 시절부터 진사형의 곁을 지켜온 사람이었다. 그녀가 아무리 거만해도 그 앞에서는 무례하게 굴 수 없었다.게다가 조전은 밤낮으로 태자와 함께하니, 그가 무심코 한마디만 해도 진사형의 생각을 좌우할 수도 있을 터였다.백양제는 억지 미소를 지으며 정중하게 말했다."조 태감, 태자께 태자를 뵙고 싶다고 전해주시게."조전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가 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면 그녀가 물러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조전은 고개를 끄덕였다."예. 안으로 들어가 전하겠습니다만, 전하께서 만나실지 말지는 제가 관여할 수 없는 일입니다.""알고 있네."조전은 이내 문을 열고 들어갔고, 문은 다시 닫혔다.밖에서 기다리는 시간은 유난히 길고 초조하게 느껴졌다. 백양제는 문이 뚫어져라 바라보며 눈을 돌리지 않았다.가슴속의 답답함은 점점 커졌다. 태자가 그녀를 이토록 차갑게 대하는 것은 처음이었다.태자비와 사이가 틀어질 때조차도 이런 적 없었다.하지만 지금 어찌... 그녀의 머릿속에 유양월의 요염하고 아름다운 얼굴이 떠올랐다. 설마 그녀 때문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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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그녀는 울 때조차 소리를 내지 않았다.태자비는 딸의 모습을 보고 더더욱 가슴이 아파 그녀를 꼭 끌어안고 한참 동안 달랬다. 그제야 평안은 돌아가 쉬겠다고 했다.설이가 없어진 이후 딸은 겁에 질려, 매일 태자비 곁에 붙어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딸을 이렇게 만든 자를 떠올리자, 태자비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태자비 마마, 방금 소식을 들었습니다.”금잔이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태자비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조심스럽게 말했다.“무슨 일이냐.”민씨가 그녀를 힐끗 보며 물었다.금잔은 몇 걸음 더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태자비 마마, 백씨가 전하를 뵙고 싶다고 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합니다.”“그래? 정말 드문 일이구나.”태자비는 그 말을 듣고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과거 백씨가 동궁에서 받은 총애가 얼마나 대단했던가?태자는 아무리 바빠도 그녀가 뵙기를 청하면 무슨 일이든 멈추고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그때까지만 해도 태자비는 백씨가 태자의 마음을 얻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 사건 이후, 태자비는 단지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태자는 단지 과거 겪었던 일로 백씨를 연민했을 뿐이었다.태자비는 눈을 올려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유씨 쪽은 어떠냐?”금잔이 잠시 생각하다 대답했다.“다리를 다쳤다고 합니다. 여의가 치료하고 있지만, 당분간 움직이기 어려워, 망월각에서 요양하고 있다고 합니다.”“그럼, 편히 쉬도록 하거라. 몸이 나으면 다시 와서 문안해도 된다고 전하거라. 좋은 약과 보양에 좋은 약재도 함께 보내거라. 꼭 그녀에게 몸을 잘 ‘돌보라’고 전하거라.”태자비는 깊은 뜻이 담긴 어조로 말했다.금잔은 그 뜻을 알아차리고 허리를 숙이며 미소 지었다.“마마, 걱정하지 마십시오. 말씀을 꼭 전하겠습니다.”망월각 안.밤이 되자 또 태자비의 하사품이 망월각으로 전해졌다.취죽과 화련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유소훈이 총애받는 것은 알았지만, 태자비마저 이렇게 그녀를 중시하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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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혹여나 유소훈이 겉으로는 마마께 예를 표하지만, 속으로는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지 누가 알겠습니까...""너도 참. 사람의 속마음은 복잡한 법이다. 겉으로만 화목하게 지내면 충분하다. 게다가 난 그들과 다툴 생각조차 해본 적 없다. 이 동궁에 내가 있는 한, 난 언제나 태자비다."금잔이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역시 마마는 생각이 깊으십니다. 제가 너무 생각이 짧았습니다.""네가 나를 위해 생각하는 마음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동궁의 여인들은 마치 봄에 피어나는 꽃처럼 한 송이를 꺾으면 또 다른 한 송이가 피어나는 법이다. 그러기엔 언제 끝이겠느냐? 차라리 똑똑한 사람을 동궁에 남겨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그녀는 이미 총애를 뺏으려는 생각을 내려놓았다. 태자는 그녀에게 사랑은커녕 관심조차 없었지만, 최소한의 존중과 지위를 얻은 것만으로도 그녀는 만족스러웠다.늦은 저녁, 망월각 안."마마, 어찌 이렇게까지 하시는 것입니까? 그럴 가치가 있습니까?"청유는 유양월의 무릎에 약을 바르며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의녀가 하루에 세 번 약을 바르라고 당부했고, 빠뜨려선 안 된다고 했다.유양월의 상처가 이토록 심각한 이유는, 벌을 받아 무릎을 꿇은 것만이 아니었다.그녀는 벌을 받기 전, 스스로 무릎을 다치게 했다. 그래서 벌을 받은 후 상처가 더 끔찍해 보인 것이다.다들 백양제의 잘못이라 생각했지만, 사실 모든 것은 유양월의 계획이었다.유양월은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망울에는 빛이 반짝였다."물론이다."그녀는 망설임 없이 이 답을 내놓았다."내 목숨을 건다고 해도 상관없다."그녀는 백씨와 태자의 오래된 인연이 그녀의 우세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백씨는 훌륭한 출신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 그녀는 이를 따라갈 수 없었다.하지만 백씨는 질투가 많고, 교만하며 수단이 잔혹했다. 태자의 눈에 들지 못한다면, 그녀는 곧 백씨의 표적이 될 게 분명했다.백씨의 성격을 아는 것이 아니었다면, 유양월은 먼저 손을 쓰지 않았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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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소금은 한숨을 내쉬며 앞으로 걸어가 천천히 깨진 찻잔을 주우며 말했다."마마, 이렇게 소란을 피우시는 모습을 전하께서 오시다 들으시면 또 화를 내실 것입니다."그 말을 들은 백씨는 곧바로 화를 가라앉히고 더 이상 물건을 던지지 않았다.효과가 있자, 소금은 말을 이었다."유씨의 신분을 생각하십시오. 양제의 신분과 비길 수 없습니다. 지금 총애를 받았다고 해서 줄곧 승승장구할 수 있겠습니까? 마마, 조용히 계시면 전하께서 마마를 떠올리시고 찾아올 것입니다."백씨는 그제야 화를 가라앉혔다. 그녀는 깨진 찻잔을 줍는 소금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네 말이 맞는다. 하지만... 왜인지 내 마음이 영 불안하구나.""전하께서 유씨 때문에 요즘 나를 차갑게 대하신다. 예전에 태자비 그 늙은 여자와 다툴 때도 전하는 이 정도로 날 멀리하지는 않으셨다. 지금은..."소금은 양제의 성격이 다소 교만하고 폭력적이지만 태자를 깊이 사랑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그게 아니었다면 양제의 가문으로, 안정적으로 지내며 아들까지 둔 상황에 어찌 편히 지낼 수 없겠는가?태자가 훗날 황위에 오르면 양제는 분명 비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한 달 후, 망월각.유양월은 정원 의자에 누워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원에 가득 떨어진 꽃잎은 마치 그림 속 선경과도 같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청유와 화련이 그녀 곁에서 시중을 들고 있었고, 취죽은 작은 접시에 다과를 담아 옆에 있는 작은 탁자 위에 올려두어 그녀가 쉽게 손을 뻗어 먹을 수 있게 했다.청유는 그녀가 꽃잎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을 보며 갑자기 말했다."정원에 가득한 꽃잎을 그냥 버리기엔 아까운 것 같습니다. 말려서 향낭으로 만들어 몸에 지니면 좋지 않겠습니까?"유양월은 기분이 좋은 듯 미소를 지으며 허락했고, 시녀들은 앞다투어 꽃잎을 주우며 어떤 모양의 향낭을 만들지 궁리하기 시작했다.정오 무렵, 종사가 관례대로 그녀의 다리 상태를 살피기 위해 망월각을 찾았다.유양월은 무릎을 자세히 살펴보는 종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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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한편, 그녀는 유양월이 섬기기 쉬운 상전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망월각에 올 때마다 그녀는 자신에게 다과를 권하거나 차를 마시게 했고, 심지어 봉급을 나눠주는 경우도 많았다.다른 상전은 남은 것들을 하사하지만, 유양월은 자기 몫을 나눠주며 그들의 신분을 무시하지 않았다.그녀는 눈을 감고 유양월도 고생을 겪으며 세상의 어려움을 많이 본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아래 사람의 마음마저 공감하는 것 아닐까?종사는 물건을 정리한 뒤 떠날 준비를 했다. 시녀들이 신선한 다과를 먹으며, 유양월에 대한 존경과 사랑의 눈빛이 가득한 것을 보며 종사는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비록 진목의 사람이었지만, 진목이 유양월을 잘 보살피라 했었다. 그리고 특별한 움직임이 없다면 굳이 보고할 필요도 없다고 지시했다.그래서 그녀도 잠시 유양월을 주인으로 섬기고 있었다.이렇게 훌륭한 주인을 섬기는 것은 그들에게 행운이었다.종사가 떠난 뒤, 유양월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갑자기 말했다.“이번 달 동궁에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왔다고 들었다. 아마 그들도 이미 태자를 모셨겠구나.”청유는 놀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유양월이 태자에게 마음이 흔들린 것인지 아닌지 생각했다.유양월의 말투에서 어딘가 쓸쓸한 기운이 느껴졌다.“마마, 이 동궁에서 절대 진심을 품어선 안 됩니다...”유양월은 그녀를 힐긋 보았다. 청유가 오해한 듯하여 그녀가 말을 이었다.“나도 잘 알고 있다. 걱정하지 말거라.”청유는 안도하며 숨을 내쉬었다.“동궁에는 두 명의 마마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황후께서 보내신 분들이라고 합니다.”청유가 말했다.유양월은 두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넋을 잃었다. 두 사람은 이번 생 조금 빨리 나타났다. 지난 생, 두 사람은 반년 뒤에서나 동궁에 들어왔었다.유양월의 회복 소식은 곧바로 진사형에게 전달되었다. 진사형은 구호금 문제로 바삐 지내며 후궁에 거의 가지 않던 참이었다.그는 유양월의 이름을 듣고 잠시 넋을 잃다 정신을 차렸다.그는 책자를 내려놓고 조전에게 오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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