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대군, 사랑에 살다: 무수리의 반격: Bab 701 - Bab 710

720 Bab

제701화

김단은 머리속의 혼란을 잠재우고 앞으로 나아갔다.소한은 꼿꼿하게 앉아 있었고, 표정에는 약간의 초조함이 느껴졌다.김단은 이를 못 본 척 소한의 붕대를 풀기 시작했다.하지만 그의 덩치가 매우 컸기에 등쪽 붕대를 풀 때 김단은 그의 앞으로 다가가야 했다. 얼핏 보면 그녀가 그를 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그녀는 숨을 죽인 채 최대한 그의 몸에 닿지 않도록 노력했다.그 역시 그녀의 거부감을 눈치챘고,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실망을 들어냈다.붕대가 풀리자 가슴 위 흉한 상처가 김단의 눈에 들어왔다.김단은 끝내 한숨을 내쉬었다.이 모습을 본 소한은 황급히 말했다. “이제 아프지 않소.”김단은 멈칫했다. 그녀는 걱정하지도 않았는데, 왜 안심시키려는 걸까?하지만 김단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약을 꺼내 상처에 조심스럽게 발라주었다.방 안은 조용했다.두 사람의 숨소리가 또렷하게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그리고 그의 심장 박동 소리도 점점 더 크게 들렸다.김단의 심각한 표정을 보며 소한은 자신이 왜 과거 소중함을 몰랐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는 그의 곁에 있었고, 십여 년 동안 그를 중심으로 곁에 맴돌았다.끝내 그는 그녀를 밀어냈다.하지만 지금, 그는 그녀가 자신에게서 더 멀어질까 두려워 필사적으로 붙잡고 있다.자업자득 아닌가!소한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김단은 그에게 약을 발라주고 다시 붕대를 감기 시작했다.역시 안는 듯한 자세였다.하지만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 김단은 더욱 여유롭게 붕대를 감았다.심지어 그녀는 소한의 귓가에 속삭였다. “공주가 오라버니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습니다.”말을 마친 김단은 몸을 일으켜 소한을 바라보았다.순간 소한의 표정에 방금 전까지의 남녀 간 애틋한 감정이 완전히 사라졌다. 대신 싸늘한 기운만이 감돌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오?”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김단은 밖을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붕대를 감는 척하며 귓가에 속삭였다. “세 달 전에 공주가 금군에게 농락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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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김단은 너무 깊이 생각에 빠진 나머지 손동작을 잠시 멈췄다.김단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소한이 물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오?”김단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소한은 옆에 있는 옷을 집어 입고 그녀를 한 번 쳐다본 후 말을 이었다. “형님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 낭자가 나설 필요 없소. 서원 공주는 낭자가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오.”김단은 소한의 말에 호의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았다.하지만 소한은 그녀가 이미 공주를 처리할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병서에 기록되어 있기를 ‘적을 공격하는 것보다 좋은 방어는 없다’고 했다.물러서는 것만으로 더 이상 자신을 보호할 수 없을 때, 공격하는 것이야 말로 자신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법이다!김단은 고개를 숙인 채 대답하지 않았다.과거 십여 년간 함께 지낸 세월 탓에 소한은 김단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김단이 아무 말 없이 침묵하는 것을 본 소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 것이오?”김단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소한을 바라보았다.이미 들킨 이상 숨길 필요도 없었다.어찌 됐든 소씨 집안 두 도련님들은 주상을 등에 업고 잘나가는 사람들이었고, 그녀보다 더 많은 발언권을 갖고 있었다.서원 공주가 주상에게 이간질하여 그로 하여금 소씨 집안에 원한을 품게 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소한과 손을 잡고 서원 공주를 주상의 눈 밖에 나게 하는 편이 나았다.이에 그녀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는 주상의 신임을 얻고 싶습니다.”그녀가 말한 것은 총애가 아니라 신임이었다.총애를 얻는 것은 사실 쉽다. 그 예로 그녀의 의술로 주상의 눈에 들면 총애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주상의 신임을 얻는 것은 매우 어렵다.그녀는 이에 대한 방법을 몰랐으나, 소한은 알고 있을 것이다.소한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김단을 바라보았다. “낭자가 서원 공주를 상대하려는 것이오?”그녀가 이렇게 커다란 야심을 품고 있을 줄은 몰랐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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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그말에 중전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김단은 이 방 안에서 다른 사람이라면 아마 자신을 가리키는 것이라 생각했다!안타깝게도 그녀는 황후와 맞설 용기가 없었고, 지금은 공주만을 상대할 생각이었다.이에 그녀는 반응하지 않았다.하지만 서원 공주는 김단을 보며 질책하듯 말했다. “김씨 낭자,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것이오?”지금 상황이라면 당황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충성을 맹세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김단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서원 공주를 보며 말했다. “소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합니까?”서원 공주는 당황했다.중전이 거의 김단을 저격하며 그녀가 해칠 마음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말했는데, 그 뜻을 알아듣지 못했단 말인가?정말 멍청하기 짝이 없지 않은가! 일단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중전을 바라보았다.중전은 김단을 바라보며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궁궐에서는 김씨 낭자가 명의에게 사사받아 의술이 매우 뛰어나다고 소문이 나있소. 더욱이 지금은 공주의 신임을 얻어 궁궐에 들어와 의녀가 되었지. 하지만 낭자가 세답방에서 나온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는 낭자의 의술을 믿을 수가 없소.”비록 소씨 집안 큰 아들의 다리를 그녀가 치료했다 하더라도 중전은 여전히 의심을 품고 있었다.김단은 대답했다. “주상 전하께서 소신에게 마마님들의 몸조리를 도우라고 명하셨지만, 마마님들께 꼭 소신의 약을 드셔야 한다고 강요하지는 않으셨습니다. 중전 마마께서 소신을 믿지 못하신다면 소신의 약을 받으시고 바로 버리시면 됩니다.”그녀들의 몸조리를 돕는 이유는 어의원에서 약재를 점검할 때 공주의 유산 후 몸조리를 위한 처방을 내렸다는 것을 숨기게 하려는 것뿐이었다.그러니 중전이 그걸 마시든 안 마시든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중전은 김단이 적어도 두세 마디의 변명이라도 할 줄 알았지, 이렇게 바로 약을 버리라고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사실 그녀는 주상이 갑자기 궁궐 비빈들의 몸조리를 명한 것에 의심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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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김단의 말에 중전과 서원 공주는 깜짝 놀랐다.서원 공주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낮은 목소리로 꾸짖었다. “낭자, 자네가 나를 위해 입바른 말 몇 마디를 해줬다고 함부로 지껄이지 마시오! 우리 어마마마는 그 누구보다 건강하신 분이오. 1년 전쯤 한 번 편찮으셨던 것 말고는 아무 이상이 없으셨는데, 어떻게 독에 중독될 수 있단 말이오?”김단도 불안했다!그녀는 서원 공주의 몸조리를 해주려고 왔다가 우연히 중전의 맥을 짚은 것이지, 이렇게 큰 일이 벌어질 줄은 생각도 못 했다!사실 그녀도 이를 말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어쨌든 중전은 서원 공주의 친어머니고, 중전이 독살되면 서원 공주는 뒤에서 그녀를 도와줄 사람이 줄어드는 것이다.하지만 의원으로서 죽어가는 사람을 외면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고, 중전의 신임을 얻으면 훗날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이에 김단은 사실대로 말한 것이다.“공주 마마께 아룁니다. 소신이 감히 거짓말을 할 수는 없사옵니다. 중전 마마의 맥은 특이하여 소신이 명의께서 주신 의서를 보지 않았더라면 맥에 아무 이상이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중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러니까 낭자 말은 내 맥을 다른 사람이 짚었더라면 내가 중독되었다는 것을 알아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오?”어조에는 김단을 향한 불신이 뚜렷하게 느껴졌다.서원 공주도 말을 거들었다. “김단, 자네가 공을 세우고 싶어 안달이 난 것은 알겠지만, 중독이라는 것은 자네가 함부로 입에 올릴 수 있는 것이 아니오!”“소신은 그런 생각을 한 적 없습니다.”김단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중전 마마의 맥을 보니 중독되신 지는 이미 10년도 넘은 것 같습니다!”“말도 안 되는 소리!”중전은 분노하며 소리쳤다. “난 지난 10년 넘게 건강했단 말이오!”“그것이 바로 이 독이 무서운 이유입니다!”김단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독은 안색을 붉게 만들 뿐, 천천히 몸 속으로 잠식합니다. 겉보기에는 건강해 보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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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그 말인 즉, 김단은 이미 중전이 월경불순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었다.하지만 김단은 계속해서 말했다. “월경불순 외에도 마마께서는 복통 증상이 있으셨을 것이고, 최근 몇 달 동안 더욱 심해지셨을 겁니다. 월경량은 적고 그 색은 검은색을 띠며, 종종 진행이 끊겼다 이어졌다 하며 보름 간 지속되셨을 겁니다.”이 말을 들은 중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의원에 궁궐 여인들의 월경 기간을 기록하는 담당자가 있다 하더라도 이렇게 자세하게 기억할 수는 없을 것이다.김단이 이렇게 정확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어딘 가에서 본 내용만으로 말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었다.순간 그녀의 표정이 험악하게 바뀌었다.서원 공주는 중전의 안색을 살피고 무언가를 알아차린 듯 미간을 찌푸린 채 김단을 보며 말했다. “또 할 말이 있는 것이오?”김단은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중전 마마께서는 최근 잠자리에 드는 것이 매우 어려우셨을 것이고, 간신히 잠들어도 악몽에 시달리셨을 겁니다. 다음 날 일찍 자리에서 일어나셔도 기력이 없으셨을 겁니다.”모두 맞는 말이었다.하지만 중전은 심호흡을 하고 말했다. “네가 말한 것들은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다.”수 어의가 말하기를 걱정과 생각이 너무 많아도 잠자리에 들기 어렵고 악몽을 꿀 수도 있다고 했다.그럼에도 김단은 이어서 말했다.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신기한 것은 중전 마마께서 잠을 잘 못 주무시는데도 안색이 붉고, 기력이 없으심에도 정신은 매우 또렷하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바로 방금 소신이 말한 독이 몸 안에 잠복하여 겉모습을 정상으로 보이게 만든다는 것입니다.”말이 끝나자 방 안은 조용해졌다.중전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서원 공주도 입을 꾹 다물었다.다만 두 사람의 표정에는 놀라움이 담겨 있었다.김단은 고개를 숙인 채 두 사람의 얼굴을 보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렸음에도 두 사람이 입을 열지 않자, 김단이 참다 못해 말했다. “중전 마마께서 소신을 믿지 않으신다면 좀 더 기다려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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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세 번의 침술만으로 각혈을 하게 한다니?중전은 미간을 찌푸리며 싸늘한 눈빛으로 물었다. “각혈을 하지 않으면 어찌 할 것이오?”“소신이 중전 마마를 심려케 한 것이니, 중전 마마께서 내리시는 벌을 따르겠습니다!”김단이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을 본 중전은 결국 승낙했다.하지만 김단에게 바로 침을 놓게 하지 않고 어의원에 사람을 보내 수 어의를 불러오라고 했다.수 어의는 김단이 잘못을 저지른 줄 알고 불안해하며 달려왔고, 중전에게 인사를 올리자마자 말했다. “마마, 부디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십시오. 김씨 낭자가 지금 의녀이긴 하나, 소신을 따른 지는 고작 한 달 남짓입니다. 혹 잘못을 저지른 것이라면 지난 몇 년 간 소신이 최선을 다해 마마를 모신 공을 헤아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수 어의는 어의원의 원장으로서 궁궐에서 의술이 가장 뛰어났다. 과거 중전이 갑작스레 기침을 했을 때도 수 어의는 사흘 밤낮 동안 중전의 침소에서 그녀를 간호했다.자연스레 그는 중전의 신임을 얻었다.그런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은 중전은 김단이 방금 한 말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나서 물었다. “네 생각에 낭자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느냐?”수 어의는 속으로 깜짝 놀랐지만 말했다. “중전 마마께 아룁니다. 소신은 마마의 맥에서 이상을 발견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김씨 낭자가 명의에게서 의술을 배웠으니, 정말로 마마의 불편을 진단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낭자가 목숨을 걸고 보증하겠다고 하니 중전 마마께서 한번 기회를 주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좋다.”중전은 빠르게 대답하고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낭자의 목숨은 값어치가 덜 하니 네 목숨으로 보증을 서는 것이 어떻겠느냐?”이 말을 들은 김단은 깜짝 놀랐다.그녀는 그제야 서원 공주의 무고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버릇이 누구를 닮은 것인지 알게 되었다.수 어의의 두려움에 찬 시선을 받은 김단은 매우 확고한 눈빛으로 대답했다.그녀는 의원이 가르쳐 준 의술을 믿었고, 자신의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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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그녀는 중전을 침상에 엎드리게 하고 옷을 벗겨 등을 드러나게 했다.그리고 은침을 집어 등 뒤 세 부위 혈자리에 하나씩 꽂았다.중전은 등 뒤에서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그리고는 아무 느낌도 느껴지지 않았다.각혈은커녕 어떠한 느낌도 없었다!효과가 서서히 나타나지 않을까 싶어 중전은 잠시 기다렸다.하지만 등이 시원해졌을 뿐 각혈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중전은 미간을 찌푸리고 김단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 “아주 겁을 상실한 낭자일세, 감히 나를 속이려 하다니! 게 누구 없느냐!”명령이 떨어지자 궁녀 몇 명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중전이 말했다. “김씨 낭자를, 웩...”말이 끝나기도 전에 중전은 갑자기 구역질을 시작했다.다량의 검은 피가 쏟아져 나와 하마터면 궁녀들에게까지 튀길 뻔했다.궁녀들은 모두 겁에 질렸다.중전은 더더욱 겁에 질렸다.눈앞의 검은 피는 먹물처럼 까맸다. 그녀가 토해낸 것이었다!김단만이 그저 담담한 모습으로 앞으로 나아가 손수건을 집어 중전의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었고, 손수건을 옆에 있는 궁녀에게 건넸다. “가져가서 수 어의에게 확인하게 하거라.”“예.”궁녀는 공손히 대답하고 손수건을 들고 나갔다.잠시 뒤, 문밖에서 수 어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매우 흥분한 목소리였다. “중전 마마께 아룁니다. 손수건의 피를 보아, 정말로 심각한 독에 중독된 것이 분명합니다!”그는 목숨을 건졌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방 안에 있던 중전은 수 어의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피를 토해낸 순간, 중전은 김단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다.그녀는 10년 넘게 독에 중독된 것이다. 어쩌면 서원을 낳은 직후에 누군가 독을 넣은 것일지도 모른다!누구일까?누가 이렇게 잔인한 짓을 벌인 걸까?도대체 누가 그녀의 목숨을 노리고 있음에도 바로 죽이지는 않으려 하는 것일까?옆에 있던 김단은 창백해진 중전의 얼굴을 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마마, 계속 치료해도 되겠습니까?”중전은 정신을 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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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서원 공주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지만, 방 안의 사람들을 이끌고 무릎을 꿇어 예를 올리며 주상을 맞이했다.주상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와 사람들을 둘러본 후 입을 열었다. “모두 일어나시오!”말을 마친 그는 김단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중전의 상태는 어떻소?”주상도 중전이 독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이 분명했다.김단은 방금 서원 공주에게 했던 말을 다시 한번 말했다.주상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지만, 미간은 찌푸려져 있었다. “짐은 줄곧 중전이 건강하고 안색이 좋아 복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곤 했소. 그런데 그것이 중독 때문이었다니! 도대체 누가 감히 중전에게 독을 먹인 것이란 말인가!”그의 말이 끝나자 방 안은 조용해졌다.10여 년 전부터 중독되어온 독이니 누구도 감히 범인을 특정 지을 수 없었다!심지어 중전의 마음속에는 주상 역시 용의자 중 한 명이었다!하지만 김단은 이때 뭔가 생각난 듯 미간을 찌푸렸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원 공주가 앞으로 나와 주상의 팔짱을 끼고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바마마, 오늘 아바마마께서 김씨 낭자에게 궁궐 비빈들의 맥을 짚고 몸조리를 도우라고 명하신 덕에 어마마마께서 독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씨 낭자가 열흘만 늦었어도 약도 듣지 않고 손을 쓸 수 없게 되었을 것이라 하였습니다!”주상은 깜짝 놀라 말했다. “그렇게 심각했단 말이냐? 그렇다면 공주 네가 네 어미를 구한 것이나 다름없구나! 네가 짐을 설득하지 않았다면 짐이 명을 내리지도 않았을 것 아니냐!”서원 공주도 그렇게 생각하는 듯 손으로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아바마마께서 자비롭고 어진 마음으로 궁궐 여인들을 생각하셨기에 어마마마의 목숨을 구하신 것입니다.”김단과 수 의원은 옆에 서서 서로 칭찬하는 부녀를 바라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얼마나 지났을까, 부녀의 이야기가 끝나자 주상은 뭔가 생각난 듯 김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명의의 제자라더니 정말 짐을 놀라게 하는 솜씨를 가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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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김단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쩌면 누군가 마마의 의식주에 손을 썼을 수도 있습니다. 마마께서 밤낮으로 독에 노출되도록 말입니다.”주상의 표정이 더욱 어두워졌다.“그 독은 도대체 어떤 종류의 독인 것이오?”김단은 사실대로 대답했다. “의서에 기록되기로 이 독은 몸 안에 잠복하여 겉모습을 아름답게 하여 화월이라 부릅니다. 약왕곡에서 처음 발견된 독입니다.”약왕곡?!익숙하면서도 낯선 지명이 갑자기 튀어나오자 주상은 순간 숨을 들이켰다.약왕곡은 명성이 자자하며 의술과 독술 모두 유명한 곳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주상이 접했던 것은 약왕곡의 치료 약뿐이었다.약왕곡의 독을 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하지만 약왕곡의 독은 구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값만 넉넉히 지불한다면 말이다!누가 중전을 독에 노출시킨 것인지 주상은 여전히 알 수 없었다.오히려 그의 마음속에는 다른 걱정이 생겼다.그는 김단을 향해 손짓했다. “이리 와서 짐의 맥을 짚어 보시오.”중전은 깊숙한 궁궐에서 긴 세월을 살았음에도 독에 중독되었다. 그것도 이렇게 치명적인 독에 말이다.그렇다면 주상인 그 역시 독에 중독되는 것이 이상하지는 아닐 것이다.김단은 공손하게 예를 올리고 앞으로 나아가 주상의 맥을 짚었다.“어떠하오?”주상이 약간 걱정스러운 눈치로 물었다.김단은 손을 거두고 나서 말했다. “주상 폐하의 옥체는 건강하시고, 맥에도 이상이 없습니다.”주상은 안심하며 손을 거두고 김단을 바라보았다. “중전이 독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은 절대 소문 내지 마시오. 짐이 암암리에 이 일을 조사할 것이니!”“예.”김단은 공손하게 대답하고 고개를 숙인 채 그의 옆에 서 있었다. 그녀의 태도는 매우 온순했다.김단은 속으로 주상조차 중전의 소식을 듣고 다급히 달려갔는데, 다른 궁궐의 비빈들이 어떻게 이 소식을 모를 수 있을지 생각했다.그때 주상이 갑자기 물었다. “진산군 댁으로 돌아가 본 적이 있으시오?”김단은 속으로 표정을 구기며 대화의 주제가 너무 갑자기 전환되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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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깊은 밤, 밝은 달이 높이 떠올랐다.거의 자정이 되었을 무렵이었다.김단의 방 밖에서 순간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다.“톡.”돌멩이가 방문에 부딪히는 소리였다.김단은 곧장 일어나 문을 열러 갔다. 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녀가 문을 닫고 돌아서려는 찰나, 뒤늦게 소하가 방안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보았다.“소 오라버니.”그녀가 나직이 그를 불렀다.소하도 고개를 끄덕였고, 단정하게 옷을 차려입은 김단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는 굵은 목소리에 약간의 따듯함을 담아 말했다. “나를 찾았소?”그녀는 오늘 궁궐을 떠나기 전 일부러 궁궐 문지기들과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누었다.평소 말이 많지 않았던 그녀의 성격상 그녀와 이야기를 나눈 문지기는 분명 이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그녀와 가까운 사이인 소하에게 이야기했을 것이다.총명한 소하였기에 그녀가 그를 찾는 데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김단은 고개를 끄덕이고 소하에게 물을 따라주며 말했다. “오라버니, 앉으세요.”그녀는 그 말과 함께 물을 소하에게 건네며 말했다. “중전 마마께서 독에 중독된 일을 오라버니께서도 들으셨는지요?”소하는 “그렇소”라고 대답했다. “주상 전하께서 나에게 이 일을 철저히 조사하라고 명하셨소.”이 말을 들은 김단은 별로 놀라지 않았다.중전의 거처에 출입할 수 있는 남자가 많지 않았다. 소하는 금군 총령으로서 신분상 출입에 적합한 사람임과 동시에 냉철하고 총명한 인품으로 이 일을 암암리에 조사할 최적의 인물이었다.김단은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 “그럼 오라버니께선 의심 가는 사람이 있으십니까?”그녀가 이렇게 묻자 소하는 되려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찌 그런 질문을 하는 것이오?”중전이 독에 중독된 것은 10여 년 전의 일이고, 그는 아직 단서조차 찾지 못했는데 어찌 의심 가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는가?하지만 김단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 독은 약왕곡에서 나온 것입니다. 약효가 나오는 과정이 다소 특이하지만 동시에 흉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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