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 “소인 지금 당장 짐을 싸겠습니다!”김단은 만족스럽게 웃었고, 숙희는 문득 물었다. “그럼 아가씨, 어디로 가시려는 겁니까?”“일단 정암이 있는 곳으로 가 며칠 지내며 갈 곳을 정하자구나!” 김단은 앞으로 한양을 떠날지, 아니면 남아 있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다만 정암과 함께 하기로 결정했으니, 남아 있을지 떠날지는 정암과 상의해야 했다.일단 지금 당장 그녀는 진산군 관저에 더 이상 있고 싶지 않았다!그녀의 말에 숙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소인이 가서 준비하겠습니다. 창고에 있는 하사품은 왕철 아저씨에게 말해 정 종사관님 집으로 보내라고 할까요?”“그래, 보내거라.” 김단이 대답했다. 그것은 왕와 중전이 그녀에게 하사한 것이었다. 혼인 문제로 인해 그 난리를 겪으며 하마터면 목숨이 위험 했기 때문에, 하사품은 당연히 가져가야 했다.숙희는 알겠다고 말한 뒤 서둘러 일을 처리하러 갔다. 숙희가 너무 서둘러 일을 처리하며 물건을 옮기는 소리가 들렸는지, 임씨 부인이 왔다. 김단이 짐을 싸고 나가려는 모습을 본 임씨 부인은 눈물을 글썽였다. “단아, 너, 너 어디를 가려고 하는 게냐?”임씨 부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마음이 너무나도 아팠다. 김단이 무엇을 하려는지 어찌 모를 수 있겠나?그녀는 그저 마음을 돌리게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김단은 임씨 부인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았고, 마음에는 일말의 동요도 없었다. “이미 대감 마님과 가족의 연을 끊은 이상, 제가 이곳에 머물 이유는 없습니다. 그동안 신세 많이 졌습니다.”신세를 졌다니.그 말이 임씨 부인의 가슴을 찔렀다.임씨 부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단아, 어찌 이리 무정하니, 어찌...”“저는 조모님 앞에서 대감 마님과의 연을 끊었습니다.”김단은 차가운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했다.임씨 부인은 그 말을 듣고 가슴이 답답해져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조모가 돌아가시기 전에 김단과 진산군의 관계가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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